인건비 또 오를텐데…소상공인업계 'AI 직원' 늘어난다

테이블오더·키오스크·서빙로봇 확산…티오더 상반기 계약 28%↑
소상공인 32.9% "무인화·자동화 도입 고려"…중기부 AI 지원 속도

29일 서울 종로구 상점가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자영업자 현재경기판단지수(CSI)는 전월 대비 17포인트 하락한 61을 기록했다. 2026.4.29 ⓒ 뉴스1 이종수 인턴기자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테이블오더를 도입하면서 직원을 덜 채용하게 됐습니다.

12개 테이블 규모의 음식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 A 씨는 테이블오더를 도입한 뒤 주문 접수와 추가 주문이 자동화되면서 인력 운영 부담을 크게 줄였다. 손님이 태블릿으로 직접 주문하면서 직원들은 주문을 받는 대신 서빙과 손님 응대에 집중할 수 있게 됐고, 주문 누락도 줄었다. A 씨는 "운영 효율이 높아지면서 직원 2명만으로도 12개 테이블을 충분히 운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최저임금 부담에 디지털 전환 속도…"직원 채용 축소 계획"

7일 업계에 따르면 내년도 최저임금을 둘러싸고 노동계는 시급 1만 1700원을, 경영계는 1만 410원을 제시하며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다. 이날 최저임금위원회 제12차 전원회의가 진행될 예정이다.

업계에선 격차가 어느 정도 좁혀져도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은 불가피할 것이란 시각이다. 이에 소상공인의 인건비 부담은 현재보다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인공지능(AI)이나 디지털 전환도 빨라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과거 키오스크와 테이블오더를 중심으로 시작된 무인화는 최근 서빙로봇과 AI 전화응대, 예약·재고관리, 매출 분석 등 매장 운영 전반으로 확산하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AI가 단순히 직원을 대체하는 기술을 넘어 반복 업무를 자동화해 소상공인의 운영 효율을 높이는 '운영 파트너'로 자리 잡고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 현장에서도 AI 도입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지난 6월 전국 소상공인 7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최저임금 인상 관련 소상공인 영향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32.9%는 최저임금 인상에 대응하기 위해 무인화·자동화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고용 축소 및 신규 채용 중단'(38.4%)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응답이다.

특히 편의점·슈퍼마켓(42.9%)과 커피숍 등 도소매업(40.0%)에서는 무인화·자동화 도입 검토 비율이 평균을 웃돌았다. 고용원이 있는 소상공인의 92.7%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답해 인건비 부담이 디지털 전환 수요를 키우는 배경 중 하나로 지목된다.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테이블오더 업체 티오더에 따르면 현재 전국 누적 태블릿 설치 대수는 35만 대에 달하는데, 특히 올해 상반기 계약 태블릿 수는 전년 동기 대비 약 28% 증가했다. 티오더 측은 인건비 부담이 커지면서 운영 효율화를 위해 테이블오더 등 무인·비대면 주문 시스템을 도입하는 외식업장이 늘어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도 소상공인 AI 활용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올해 소상공인 정책의 핵심 축으로 AI와 디지털 전환을 제시했다. '혁신 소상공인 AI 활용지원' 사업을 신설해 총 143억 6000만 원을 투입한다. AI를 활용한 제품·서비스 개발과 경영 혁신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약 2000개 소상공인을 지원할 계획이다. 디지털·온라인 기반 소상공인 육성을 위한 정책자금 지원 대상도 확대하는 등 AI와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구인난으로 소상공인의 AI 도입이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영세 사업장의 경우 초기 도입 비용과 디지털 활용 역량 등이 여전히 부담 요인으로 꼽히는 만큼 정부의 AI 활용 지원 사업과 디지털 전환 정책이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방향으로 확대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다.

류필선 소상공인연합회 전문위원은 "최저임금이 매년 오르면서 소상공인의 고용 부담도 계속 커지고 있다"며 "키오스크와 테이블오더, 서빙로봇 등 AI 전환에 대한 관심이 상당히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디지털 플랫폼 지원사업을 보다 활성화하고 현장에서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yoong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