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자꾸 긁더니"…반려견 각막 뚫려 실명 위기, 시력 되찾았다

본동물의료센터, 각막 천공 응급수술 증례

본동물의료센터에 내원한 각막 천공 치와와(동물병원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한송아 기자 = 평소 눈을 자주 긁던 반려견의 작은 습관이 자칫 시력을 잃을 뻔한 응급상황으로 이어졌다. 단순한 눈병으로 보였던 증상의 원인은 각막에 구멍이 뚫린 '각막 천공'이었다.

1일 본동물의료센터 안양점에 따르면 최근 내원한 11살 치와와 '보니(가명)'는 한 달 전부터 한쪽 눈의 눈물과 눈곱이 부쩍 늘었다. 점점 양쪽 눈이 충혈됐으며 눈을 자꾸 찡그리고 비비는 증상까지 보였다.

보호자는 일반적인 안질환으로 생각했지만 정밀검사 결과 각막 전체 두께가 손상돼 구멍이 생긴 각막 천공으로 진단됐다. 각막 천공은 눈의 가장 바깥쪽 투명한 막인 각막이 깊게 손상돼 구멍이 뚫린 상태다.

김기연 본동물의료센터 안과 과장은 "이 질환은 눈 안을 채우는 액체가 밖으로 새어 나오고 심한 통증과 함께 감염이나 염증이 발생할 수 있다"며 "치료가 늦어지면 시력 저하는 물론 안구를 보존하지 못하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어 신속한 수술이 필요한 응급질환"이라고 설명했다.

의료진에 따르면 보니는 피부 알레르기로 평소 눈 주변을 자주 긁는 습관이 있었다. 과거에도 눈을 긁어 각막궤양을 앓은 적이 있었다. 반복된 자극으로 생긴 작은 상처가 점차 깊어지면서 결국 각막 천공까지 진행된 것으로 판단됐다.

세극등 현미경 검사 모습(본동물의료센터 제공) ⓒ 뉴스1

의료진은 세극등 현미경 검사와 형광염색 검사를 통해 천공 부위가 눈 안에서 만들어진 혈전 성분인 '피브린 플러그'로 일시적으로 막혀 있는 것을 확인한 뒤 결막 플랩 수술을 시행했다.

김기연 과장은 "결막 플랩 수술은 눈 흰자위를 덮고 있는 결막 일부를 손상된 각막 위로 옮겨 덮는 치료법"이라며 "약해진 각막을 보호하는 동시에 혈액을 통해 회복에 필요한 영양분과 면역세포가 손상 부위까지 전달되도록 도와 치유를 촉진한다"고 전했다.

강아지 각막 천공 결막 플랩 수술 경과(본동물의료센터 제공) ⓒ 뉴스1

수술 후 회복도 순조로웠다. 2주와 4주, 2개월에 걸쳐 경과를 확인한 결과 이식한 결막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았다. 각막의 부종과 혼탁도 점차 줄었다. 안구 내부도 다시 선명하게 관찰됐으며 염증이 사라지고 시력도 양호하게 회복됐다.

김 과장은 "각막궤양은 초기에 발견하면 약물치료만으로도 악화를 막을 수 있는 경우가 많다"며 "반려견이 눈을 자주 긁거나 찡그리고, 눈물이나 눈곱이 갑자기 늘거나 충혈이 계속된다면 단순한 결막염으로 넘기지 말고 빠르게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알레르기 등으로 눈을 자주 비비는 반려견은 각막 손상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보호자의 세심한 관찰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해피펫]

김기연 본동물의료센터 안과 과장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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