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철강 무관세 韓 쿼터 19.7%↓…물량·마진 압박 확대 우려

한국 전용 쿼터 258만1000톤→207만3000톤
현지 거점 활용 확대·수출국 다변화 등 검토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에 철강제품이 쌓여있다. 2026.4.3 ⓒ 뉴스1 김영운 기자

(서울=뉴스1) 신현우 김승준 기자 = 유럽연합(EU)이 우리나라 전용 무관세 수입 철강 쿼터를 기존 대비 19.7% 줄이기로 하면서 국내 철강업계에서 물량·이익 감소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업계는 현지 거점 활용 확대와 수출국 다변화 등으로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30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EU는 역내 철강 산업 보호를 위해 오는 7월 1일부터 수입 철강 30개 품목에 대해 적용하는 무관세 할당 제도(TRQ) 물량을 현재 3382만톤에서 1835만톤으로 약 46% 줄인다. 쿼터 초과 물량에 적용되는 관세는 25%에서 50%로 인상된다.

무관세 할당량 중 우리나라가 다른 국가와 경쟁하지 않고 사용할 수 있는 전용 쿼터는 총 207만3000톤이다. 이는 기존(258만1000톤) 대비 약 19.7% 감소한 수준이다.

국가 간 경쟁을 통해 추가로 활용할 수 있는 공용 쿼터(147만5000톤)를 포함하면 우리 철강업계가 무관세로 쓸 수 있는 최대 가용 쿼터는 354만8000톤 규모로 예상된다.

앞서 EU는 2018년부터 세계무역기구(WTO) 협정에 근거해 철강 글로벌 세이프가드 조치를 운영해 왔다. 그러나 이달 30일 해당 조치가 종료됨에 따라 이를 대체하기 위한 새로운 철강 수입관리 제도를 마련했다.

EU는 우리 철강업계의 최대 해외 시장 중 하나로, 이미 기존 무관세 쿼터를 대부분 사용하고 있어 무관세 쿼터 축소와 쿼터 초과 물량 관세 인상에 따른 물량·마진 압박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무관세 쿼터가 대폭 줄면 수출 감소가 불가피하다"며 "쿼터 초과 물량에 50% 관세가 부과될 경우 한국 업체 입장에선 가격 인상이나 마진 포기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이에 따라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쿼터 내 수출을 집중하고,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물량은 타 지역 전환 또는 감산을 검토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가능성도 있다. 실제 일부 철강사들이 유럽 전략을 물량 중심에서 제품·탄소 경쟁력 중심으로 재편하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관세 장벽이 지속적으로 강화되고 있는데, 이 같은 상황에서는 새로운 시장 개척에 나서야 한다"며 "더불어 현지 거점 활용을 극대화할 수밖에 없고, 기업들도 추가적인 노력을 해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는 향후 우리나라 전용 국가 쿼터의 안정적 활용은 물론, 공용쿼터에 대해서도 우리 업계가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업계와 긴밀히 협의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통해 EU 시장 내 한국산 철강의 점유율을 유지하고, 신철강 조치로 인한 수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글로벌 철강 공급과잉·주요국 수입규제 강화 흐름은 앞으로도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며 "정부는 우리 기업들의 안정적인 해외시장 접근과 경쟁력 유지를 위해 국익을 최우선에 두고 필요한 통상 대응을 선제적으로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hwsh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