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료 부담 완화' K스틸법 2.0 발의…탄소 저감 마중물 기대
'전력산업기금 부담금 면제' 국회 발의…철강협회 "환영"
고로→전기로 추세 적합…"EU 관세, 설비전환 지원책 필요"
- 박종홍 기자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국내 철강업계를 지원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K-스틸법 후속 법안이 발의되면서 업체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제철소의 전기 요금 부담이 줄어들면서 철강사들의 원가 부담이 완화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특히 철강업계가 친환경·저탄소 제품 생산을 위해 고로 대신 전기로 사용 비중을 높이는 상황이어서 전기료 감면이 실질적 지원책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미국에 이어 유럽연합(EU)도 철강 관세를 50% 수준으로 대폭 높이는 만큼 통상 분야에 있어 정부나 국회 차원의 추가적인 지원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일 국회와 철강업계에 따르면 국회철강포럼 대표의원인 어기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말 전기사업법, 조세특례제한법, 지역 산업위기 대응 특별법, 관세법 등 4개 법안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철강업계 요구 사항을 반영한 패키지 법안이다.
개정안의 골자는 제철소가 들어선 산업위기선제대응지역에서 전기 요금 부담을 완화하자는 것이다. 해당 지역 산업용 전기에 부과해 온 전력산업기반기금 부담금을 면제하는 방식이다.
전력산업기반기금 부담금은 전력 산업 발전을 위해 전기 사용자에게 전기 요금 일정 비율(현행 2.7%)을 부과하는 준조세 성격의 부담금이다. 전력 사용 비중이 높은 현대제철(004020)의 경우 연간 전기 요금이 1조 원 수준으로 부담금 감면 시 연간 수백억 원의 비용을 줄일 수 있다.
패키지 법안에는 산업위기선제대응지역 지정 요건을 완화하고 지정 기간도 현행 최대 2년에서 5년으로 연장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산업위기선제대응지역은 특정 지역의 주요 산업 업황이 급격히 악화할 우려가 있을 때 선제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지정하는 제도다.
현재 포스코 제철소가 위치한 경북 포항 및 전남 광양, 현대제철이 자리한 충남 당진 등이 지정된 상태다. 전기 요금 부담 완화 혜택이 현실화할 경우, 해당 혜택을 적용받을 수 있는 기한도 늘어나는 셈이다.
이에 더해 국가전략기술에 철강 산업을 포함해 연구개발(R&D)과 시설 투자에 대한 세제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 외국산 의존도가 높은 철강 부원료 기본 관세를 면제해 원가 부담을 완화하는 방안도 법안에 포함됐다.
지난달 17일 K-스틸법 시행에도 추가적인 지원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 온 철강업계는 반색하는 분위기다.
K-스틸법은 공정거래법상 특례를 적용해 심각한 공급 과잉에 직면한 철강 품목은 기업 간 생산량을 조율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이 골자다. 세제와 보조금 등으로 철강사의 저탄소 기술 도입을 촉진하는 조항도 포함됐다.
다만 철강업체들이 주로 요구한 전기료 감면 조항은 배제되면서 '반쪽짜리'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현재 국내 산업용 전기 요금은 연간 평균 킬로와트시(kWh)당 185.5원으로, 2021년 4분기 105.5원과 비교하면 75%가량 오른 상황이다.
철강업계가 탄소 저감을 위해 고로 생산을 줄이고 전기로 생산을 늘리는 점도 전기 요금 지원이 필요한 배경으로 꼽혔다. 전기로는 고로 대비 탄소 배출을 약 70% 이상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포스코는 지난달 광양제철소에 연산 250만 톤 규모의 국내 최대 전기로를 준공했다. 현대제철도 올해 세계 최초 전기로-고로 복합 프로세스를 본격 가동해 기존 고로에서 생산한 제품 대비 탄소 배출량을 20% 줄인 자동차 강판을 양산하고 있다.
한국철강협회는 이번에 발의된 법안에 대해 "저탄소 전환을 위해 전력 사용량이 증가하게 되는 철강 산업 에너지 비용 부담 완화에 실질적 도움이 될 것"이라며 환영의 뜻을 표한 바 있다.
다만 글로벌 보호무역 기조 강화에 따라 각국이 철강에 대한 관세 장벽을 지속해서 높이고 있는 만큼 추가적인 지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미국과 함께 국내 철강업계 최대 수출 지역인 유럽연합(EU)은 이날(1일)부터 철강 관세를 기존 25%에서 50%로 대폭 인상한다. 한국에 배정된 무관세 쿼터는 기존 258만 1000톤에서 19.7% 줄어든 207만 3000톤 수준이다. 미국 역시 철강에 대해 5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 요금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는 부분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업황 회복을 위해선 수출국 관세 장벽에 대한 대응책, 친환경 설비 전환에 대한 비용 지원 등 추가적인 대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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