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박3사, 전기차에 울었지만 ESS·AI 반도체에 '미소'…2Q 적자폭↓

3사 2Q 영업손실 225억 감소…롯데에너지, 전지박 대신 회로박 집중
SK넥실, 전지박 ESS용 비중 확대…솔루스 헝가리공장 '효과'

SK넥실리스가 제조한 동박 제품(SKC 제공. DB 및 재판매 금지)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전기차 수요 둔화로 수년간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던 SK넥실리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020150), 솔루스첨단소재(336370) 등 동박 3사가 올해 2분기 적자 폭을 크게 줄일 것으로 기대된다. 에너지저장장치(ESS)와 인공지능(AI) 반도체에 쓰이는 동박에서 활로를 찾은 덕분이다. 여기에 최근 유럽을 중심으로 전기차 수요가 다시 늘고 있어 내년에는 흑자 전환도 가능할 전망이다.

동박은 구리를 4~10㎛ 두께로 얇게 펴 만든 소재다. 크게 용도에 따라 배터리 음극재를 감싸는 '전지박'과 전자기기 인쇄회로기판(PCB) 및 반도체 기판(CCL)을 구성하는 '회로박'으로 나뉜다. 그동안 전기차 배터리용 전지박이 국내 동박 3사의 주력 제품이었지만, 최근에는 ESS용 전지박과 AI 반도체용 회로박을 중심으로 생산량이 확대되는 추세다.

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동박 3사의 올해 2분기 영업손실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617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영업손실(842억 원) 대비 적자 폭을 225억 원 줄인 것이다. 같은 기간 매출은 4761억 원에서 5156억 원으로 8.3% 증가할 것으로 추산됐다.

롯데에너지 익산공장 전지박→회로박 전환…엔비디아 GPU '루빈'에 공급

영업손실을 가장 크게 줄인 곳은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다. 지난해 2분기 영업손실은 311억 원이었지만, 올해 2분기에는 171억 원으로 140억 원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결은 회로박이다. 전기차 전지박 위주로 생산하던 익산공장은 올해 초부터 회로박 라인으로 전환해 지난 5월부로 회로박 생산 규모를 연산 3700톤에서 6700톤으로 확대했다. 연말까지 회로박 전용 생산 기지로 100% 탈바꿈할 예정이다.

지난달부터는 익산공장에서 AI 반도체용 회로박을 본격 출하해 최종적으로 엔비디아에 공급하고 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회로박을 공급받은 두산 전자BG가 동박적층판(CCL)을 만들면, 이를 기반으로 이수페타시스가 인쇄회로기판(PCB)을 제조,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그래픽처리장치(GPU) '루빈'에 탑재하는 형태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앞으로 490억 원을 추가로 투자해 익산공장 회로박 생산 규모를 연산 1만 6000톤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전체 동박에서 회로박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2%에서 2028년 27%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실적으로 연결돼 내년 1분기 흑자 전환할 것으로 증권업계는 보고 있다. 반도체용 회로박은 전기차 배터리용 전지박 대비 마진율이 2~3배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SK넥실, ESS용 전지박 확대 북미 수요 대응…솔루스, 전기차용 전지박에 사활

SK넥실리스의 올해 2분기 영업손실 컨센서스는 29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8억 원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ESS용 전지박 판매가 늘어난 결과다. 전체 전지박 판매에서 ESS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3분기 20%, 4분기 25%, 2026년 1분기 45%로 빠르게 올라왔다. 동박 업계 관계자는 "전지박은 전기차용과 ESS용 모두 같은 라인에서 혼용 생산할 수 있다"며 "생산 전환에 대규모 설비 투자가 필요하지 않아 좀더 유연한 대응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ESS용 전지박 물량은 상당수 북미로 향하고 있다. 지난 1분기 전지박 북미 판매량은 직전 분기 대비 95%, 전년 동기 대비 403% 급증했다. 전방 시장 호조 덕분이다. 미국 ESS 신규 설치 규모는 AI 데이터센터 급증으로 2024년 49.5GW 수준에서 2030년 131.75GW 안팎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박동주 SK넥실리스 재무부문장은 지난 1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현재는 물량 중심의 성장이지만 ESS용 전지박도 점진적으로 고부가 제품으로 전환해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솔루스첨단소재는 올해 2분기 영업손실 153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년 동기 영업손실 150억 원과 비교하면 비슷한 수준이지만, 직전 분기 영업손실 221억 원과 비교하면 적자 폭이 68억 원 줄어드는 것이다. 유럽 전기차 고객사향 전지박 출하가 늘어나면서 헝가리 공장 가동률이 올라간 영향이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에 따르면 올해 1~5월 유럽 전기차 판매량은 124만여 대로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했다.

다만 회로박으로 선회한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와 달리 전지박 사업 정상화에 무게를 두고 회로박 사업에서 철수했다. 솔루스첨단소재는 지난 4월 회로박 사업 법인인 서킷포일룩셈부르크(CFL) 매각을 마무리했다. 약 3000억 원의 매각 대금은 연말 완공을 앞둔 캐나다 공장에 투입해 전지박 양산에 사용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유럽 전기차 시장 회복과 ESS용 전지박 물량 확대 여부가 솔루스첨단소재 실적 개선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seongs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