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협 "AI 시대 신성장동력 'K-사이버보안' 육성해야"
미국·이스라엘…정부는 표준·방향 제시, 민간은 혁신주도
- 김진희 기자
(서울=뉴스1) 김진희 기자 = 사이버보안을 국가 경쟁력과 산업 성장을 이끄는 핵심 분야로 육성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최신 인공지능(AI) 서비스가 보안 결함을 이유로 전격적인 수출통제의 대상이 되는 등 사이버보안의 중요성이 커지면서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김기형 아주대학교 교수에게 의뢰한 '사이버보안 패러다임 전환과 산업 활성화 방안' 보고서를 통해 사이버보안을 국가 경쟁력과 산업 성장을 함께 이끄는 핵심 분야로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1일 밝혔다.
보고서는 사이버보안의 개념이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사이버보안이 외부 침입을 막고 데이터를 보호하는 데 중점을 뒀다면 최근 공격이 발생하더라도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빠르게 복구하는 회복력(resilience)이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것.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사이버보안 시장은 2025년 약 8조 2000억 원에서 2030년 18조 2000억 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같은 기간 연평균 성장률은 17.3%로 글로벌 시장 성장률 9.1%의 두 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AI 확산과 디지털 의존 심화에 따라 보안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 만큼 사이버보안은 우리 경제의 새로운 성장 기회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주요국의 정책 사례도 제시됐다. 미국은 사이버보안을 국가적 과제로 인식하면서도 기술개발과 서비스 제공은 민간이 담당해 왔다. 정부는 보안 체계의 방향성과 표준을 제시하고 공공수요 창출을 통해 산업 생태계를 조성한다.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의 사이버보안 프레임워크(CSF), 이스라엘의 사이버 방어 방법론(ICDM)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한경협은 주요국 사례가 시사하는 바는 분명하다고 평가했다. 정부가 산업의 방향성과 초기 수요를 제시하고 민간이 기술 혁신과 시장 확대를 주도하는 선순환 구조가 마련될 때 사이버보안 산업이 본격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사이버보안 산업 활성화 정책과제로 △성과 기반 발주 체계 도입 △보안 데이터 풀 구축 △전용 성장지원 트랙 도입을 제시했다.
현재 공공 조달은 사전에 정한 요건이나 인증 충족 여부에 무게를 두는 경향이 있지만 앞으로 실제 운영 환경에서 보안 서비스가 얼마나 효과적으로 작동하는지를 평가하는 방향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고성능 보안 서비스가 초기 시장에 진입하고 실적을 축적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공공기관과 주요 시설 등에서 축적된 보안 관련 정보를 익명화·비식별화해 통합하고 민간 기업이 연구개발과 서비스 고도화에 활용할 수 있는 학습 인프라로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도 제안했다.
보고서는 유망 기업에 대해 대형 공공 프로젝트 참여 기회를 확대하고 해외 진출에 필요한 정책금융·세제지원·수출 연계 프로그램 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보안 스타트업에 대한 전략적 투자와 인수합병이 산업 고도화의 수단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도 함께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권혁민 한경협 성장전략실장은 "AI 발전이 생산성 증진을 넘어 수출통제와 같은 국가안보 문제와도 이어지는 만큼 사이버보안은 우리 산업의 안정성과 경쟁력을 함께 뒷받침하는 전략 분야가 될 것"이라며 "국내 사이버보안 기업이 내수 시장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한경협 국제경영원은 지난 4월 고도화하는 사이버 위협에 대응해 국내 기업의 보안 역량을 강화할 싱가포르 연수단을 파견했다. 랜섬웨어와 제로데이 공격 등 사이버 리스크가 단순한 전산 장애를 넘어 기업 생존을 위협하는 핵심 경영 변수로 떠올라서다.
jinny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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