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집을 짓는다고?"…재난 감지하고 수면 패턴 분석까지
[르포]삼성, 'AI 모듈러 홈' 제작소, 자동화로 10일 만에 '뚝딱'
편리한 능동형 AI 홈 선보여…자동차 옵션 고르듯 집 쇼핑
- 황진중 기자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공장에 들어서자 먼지 날리는 건설 현장이 아닌, 향긋한 나무 향기가 감도는 자동화 제조 시설이 보였다. 거대한 규모를 자랑하는 공장 내부에서는 숙련공들이 자동화 기기를 감독하며 목재 모듈러 홈을 '조립'하고 있었다.
마치 거대한 반도체나 가전제품 라인을 연상케 하는 이곳은 공간제작소와 협업해 삼성전자의 '삼성 인공지능(AI) 조립식(모듈러) 홈'을 제작하는 경기도 수원 화성 제작소다.
공장 밖에는 자동화 기술에 기반해 완성된 집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쇼룸'이 마련돼 있었다. 세련된 격자형 목재 외관과 탁 트인 통유리창이 돋보이는 2층 단독주택 건물에는 '공간제작소'와 'Powered by SAMSUNG'(삼성 탑재) 로고가 새겨져 있었다.
주택 설계 단계부터 삼성전자 AI 가전과 '스마트싱스' 등 사물인터넷(IoT) 설루션, 고효율 히트펌프(EHS) 난방, 급배수 등 설치 환경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지어진 곳으로 집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전자기기처럼 보였다.
제조 공정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전체 공정의 약 60%가 자동화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과거 작업자의 수작업과 감에만 의존하던 건축 방식은 찾아볼 수 없었다. 골조를 세우고 단열재를 채운 뒤 석고보드를 마감하는 내부 공정 등 벽면을 만드는 공정의 대부분이 규격화된 시스템을 통해 빠르고 깔끔하게 진행된다.
공간제작소 관계자는 "자동화 덕분에 건축물의 품질을 오차 없이 고르게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품질 관리 역시 깐깐했다. 각 공정 단계별로 부착된 QR 코드를 통한 디지털 데이터 기록과 서면을 통한 아날로그 방식이 촘촘하게 교차 검증된다. 특정 부분에 오류가 발생하더라도 누가 언제 작업을 했는지, 어떤 특이 사항이 있었는지 이력을 바로 추적할 수 있다.
이러한 자동화의 위력은 생산 속도에서 빛을 발한다. 텅 비어 있던 뼈대에 30평대 모듈러 주택의 벽체가 모두 만들어지는 데 걸리는 시간은 4시간에 불과하다. 하루 8시간 근무를 기준으로 한 달에 무려 20채의 집을 찍어낼 수 있는 생산력이다. 30평대 기준 공장에서 집을 제작하는 기간은 7일, 이후 현장으로 옮겨 도배와 장판 등 마무리 작업을 하는 데 3일이 소요된다. 단 10일 만에 최첨단 AI 홈 한 채가 제작된다.
소비자의 구매 경험도 완전히 달라졌다. 자동차를 구매할 때 트림과 옵션을 고르듯, 원하는 삼성 AI 가전과 구조를 선택하면 주택 건설 비용을 포함한 최종 결제 가격을 한 번에 확인하고 '쇼핑'할 수 있게 됐다.
완성된 모듈러 주택 내부로 들어서자 스마트싱스 AI IoT 설루션이 빚어내는 혁신이 눈앞에 펼쳐졌다. 거실에 놓인 대형 TV 화면에는 집안 전체의 기기 상태와 온습도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3D 맵뷰'가 띄워져 있어, 직관적인 제어가 가능했다.
에너지 효율 면에서도 진일보했다. 실내에 설치된 EHS 패널과 연동된 스마트싱스 화면을 통해 일자별, 시간별 에너지 사용량과 온도 변화 그래프를 상세히 모니터링할 수 있었다. 거주자는 이를 바탕으로 가장 효율적인 난방·에너지 소비 계획을 세울 수 있다.
현장에서 가장 이목을 끈 것은 비상 상황에 스스로 대처하는 유기적인 연결성이었다. 가스레인지 위 냄비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가상의 화재 상황이 연출되자, 곳곳에 매립된 연기 감지 센서가 스마트폰으로 즉각 알림을 보냈다.
거실과 방의 조명이 일제히 붉은색으로 점멸하고, 대형 TV 화면에는 붉은 바탕의 경고 문구가 떴다. 거실의 스피커와 바닥을 청소 중이던 로봇청소기 등이 일제히 큰 음성으로 대피를 안내했다. 온 집안의 전자제품들이 거주자의 안전을 돌보는 역할을 하는 셈이다.
말 한마디로 통제되는 것은 기본이다. 안내자가 "외출할게"라고 가볍게 던지자, 집 안 불이 꺼지고 에어컨 전원이 차단되며 열려 있던 커튼이 스르륵 닫혔다.
삼성 AI 홈 설루션의 백미는 주방이었다. '비스포크 AI 패밀리허브' 냉장고는 상단 카메라를 통해 식재료를 자동으로 인식하는 'AI 비전 인사이드'(AI Vision Inside) 기능을 갖추고 있다. "냉장고 왼쪽 문 열어줘"라는 음성 명령이나 가벼운 손등 터치만으로도 호출 없이 문이 자동으로 열렸다.
스마트폰으로 '연어 스테이크' 레시피를 띄우고 요리를 진행하자 연어의 무게에 맞춘 조리 시간과 온도 설정이 빌트인 오븐으로 즉각 전송돼 예열을 시작했다. 식재료 관리부터 조리 기기 세팅까지 기술이 실생활의 번거로움을 지워낸 모습이었다.
침실은 거주자의 건강을 관리하는 능동형 힐링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침대 곁에 마련된 스크린에는 그날의 온도, 습도 그래프와 함께 '수면 환경 리포트'가 상세히 기록돼 있었다.
센서가 거주자의 수면 패턴을 분석해 외부 조도에 맞춰 커튼을 여닫고, 수면의 질을 최상으로 끌어올리도록 에어컨 온도를 자동 조절했다. 침대 옆 스마트 조명 역시 휴식에 최적화된 은은한 푸른빛을 내며 쾌적한 수면 환경을 도왔다.
삼성전자 DA 사업부 이신영 그룹장은 "삼성 AI 모듈러 홈 설루션은 단순히 AI 가전을 탑재하는 것을 넘어, 소비자가 실제 주거 환경에서 겪는 번거로움과 고민을 삼성의 AI 기술로 적극 해결한다"면서 "앞으로도 주거 형태와 거주자의 라이프스타일을 깊이 이해하고 이에 맞춘 차별화된 AI 홈 설루션을 지속해서 고도화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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