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주거 플랫폼' 경쟁…삼성·LG, 모듈러 시장 공략법 '다르네'
미래 먹거리로 떠오른 모듈러 주택…주거 OS 경쟁 점화
- 양새롬 기자
(서울=뉴스1) 양새롬 기자 = 가전업체들의 경쟁 무대가 개별 제품에서 집 전체를 아우르는 '플랫폼' 경쟁으로 확대되고 있다.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는 최근 모듈러(사전 제작) 주택 시장을 새로운 사업 무대로 삼고 냉장고·에어컨 등 개별 가전 판매를 넘어 인공지능(AI) 가전과 냉난방공조(HVAC), 스마트홈 서비스를 아우르는 '주거 플랫폼' 구축에 나섰다. 미래 스마트홈 시장의 주도권이 가전이 아닌 공간 단위로 재편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삼성 AI 모듈러 홈'을 선보이며 모듈러 건축 시장 공략에 나섰다.
모듈러 주택은 건축 구조물의 상당 부분을 공장에서 미리 제작한 뒤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이다. 공정의 70~80%를 사전에 완성할 수 있어 공사 기간을 줄이고 균일한 품질을 확보할 수 있다. 건축 폐기물 발생이 적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그동안 건설사와 전문 시공업체 중심 시장으로 인식됐지만 최근에는 주거 공간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보는 시각이 확산하면서 가전업체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냉장고·세탁기·TV 등 개별 제품 판매만으로는 성장 한계가 뚜렷해지면서 AI 가전과 스마트홈 서비스를 실제 주거 공간에 결합할 새로운 접점을 찾고 있는 것이란 해석이다.
LG전자는 2024년 스마트코티지를 출시하며 세컨드하우스는 물론 기업 연수원, 숙박시설 등 기업간거래(B2B) 시장까지 공략 범위를 넓히고 있다.
스마트코티지 내부에는 식기세척기, 인덕션, 광파오븐, 워시타워, 정수기 등 LG전자 가전이 기본 탑재된다. 스마트 도어락과 폐쇄회로(CC)TV, 전동 블라인드 등 사물인터넷(IoT) 기기 역시 LG 씽큐(ThinQ) 플랫폼으로 통합 관리할 수 있다.
에너지 효율도 강점이다. 히트펌프 냉난방공조 시스템과 고효율 가전을 적용했고 태양광 옵션도 제공한다. 실제 전북 김제에 있는 스마트코티지 '모노 플러스 26'은 에너지 자립률 120% 이상을 달성하며 국내 프리패브 건축물 최초로 제로에너지건축물 최고 등급인 'ZEB 플러스' 인증을 획득했다.
가격 경쟁력도 높이고 있다. 초기 모델이 1억 8000만 원대였던 반면 최근에는 1억 원대 8평형 모델까지 선보이며 수요층 확대에 나섰다. 더 다양한 선택지를 위해 29일부터 김포 현대아울렛 쇼룸에서는 22평형, 24평형도 선보인다.
삼성전자의 접근 방식은 다소 다르다. 삼성전자는 최근 모듈러 주택 전문기업 공간제작소와 협력해 '삼성 AI 모듈러 홈'을 출시했다.
주택 자체를 판매하기보다 공간제작소의 모듈러 주택에 삼성전자 AI 가전과 스마트싱스 기반 AI 홈 서비스를 결합하는 형태다.
공간의 형태나 목적에 따라 에어컨과 냉장고, TV, 히트펌프 보일러는 물론 스마트 조명과 홈캠, 도어캠 등 20여종의 스마트싱스 연동 기기를 건축 단계부터 설치해 공급한다. 입주 후 별도로 가전을 구매하고 홈 IoT를 구축하는 과정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삼성전자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경기 화성시에 쇼룸을 열었으며 향후 단독주택을 넘어 4층 이상 중층 건물까지 적용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LG전자가 스마트코티지를 앞세워 주택 설계부터 제작, 판매까지 직접 수행하는 '완제품 모델'에 가깝다면 삼성전자는 모듈러 주택 전문기업과 협력해 AI 가전과 스마트홈 플랫폼을 공급하는 '협업 모델'에 가깝다.
하지만 목표는 같다. 가전을 개별 제품이 아닌 공간 단위 경험으로 확장하는 것이다.
최근 LG전자가 스웨덴 모듈러 건축 기업 SIBS, 호주 모듈러 주택 업체 그레이터 홈즈와 잇따라 협력 관계를 구축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LG전자는 해외 사업자들에게 AI 홈, 공조, 에너지 설루션을 공급하며 주거 플랫폼 사업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가전 시장이 성숙 단계에 접어들면서 제조사들도 제품 판매를 넘어 공간 전체의 사용 경험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모듈러 주택은 AI 가전과 공조, IoT 서비스를 패키지로 적용하기에 유리해 미래 스마트홈 시장의 핵심 거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flyhighro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