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옷 출근, 경쟁사 지원 설문"…삼성 계속되는 성과급 '후유증'
(종합)DX 부문 '검은 옷' 입고 출근…검정 '마스크' 착용 항의
성과급 불만에 경쟁사 이탈 가능성 촉각
- 양새롬 기자, 황진중 기자
(서울=뉴스1) 양새롬 황진중 기자 = 삼성전자(005930) 디바이스경험(DX) 부문 직원들이 반도체(DS) 부문과의 성과급 격차에 반발해 검은 옷을 입고 출근하는 집단행동에 나섰다. 삼성전자 최대 노동조합은 경쟁사인 SK하이닉스 채용이 시작되자 이직 여부를 묻는 설문조사에 착수했다.
올해 극적으로 임금·단체협약을 합의하며 파업 위기를 넘겼지만 후유증은 여전히 이어지는 모양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DX 부문 임직원들은 이날 경기 수원 본사 등 전국 사업장에서 '검은 옷 입기 캠페인'을 진행했다.
이번 캠페인은 DX 부문 조합원이 주축인 제3노조 '동행노조'가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직원들은 검은색 상의를 착용하는 방식으로 성과급 지급 체계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다.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는 전날부터 조합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설문에는 "17일 시작된 경쟁사 신입 채용에 지원할 계획이 있느냐"는 문항과 함께 향후 2년 내 이직 의향을 묻는 내용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사측에 대한 불만을 파악해 향후 2027년 임금·단체협약 교섭 과정에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처우 개선 요구하는 근거로 삼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다만 업계에서는 단순한 의견 수렴을 넘어 조합원들의 이직 가능성과 경쟁사 선호도를 파악하려는 성격도 담긴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반도체 업계에서는 핵심 인재 확보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최근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을 중심으로 기업 간 기술 경쟁이 격화되면서 인력 유출입이 기업 경쟁력과 직결되는 상황이다.
앞서 삼성전자 노사는 평균 임금 6.2% 인상, 반도체(DS) 부문 사업 성과의 10.5%를 재원으로 하는 특별경영성과급 신설, 최대 5억원 규모의 주택자금 대출제도 도입 등을 골자로 한 합의안을 도출했다. 장기간 이어진 협상 끝에 노사 모두 의미 있는 합의안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내놨지만 내부 불만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일례로 DS 부문 특별경영성과급은 사업부별 실적에 따라 차등 배분되는 구조다. HBM 호황을 이끈 메모리사업부는 상대적으로 높은 보상이 예상되는 반면, 적자가 지속된 시스템LSI사업부와 파운드리사업부는 상대적으로 적은 성과급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디바이스경험(DX) 부문 등은 600만 원 상당의 자사주만 지급받게 됐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사업부 간 보상 격차가 구성원들의 불만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같은 메모리 관련 연구를 해도 소속 조직에 따라 보상 차이가 크게 벌어지다 보니 내부 불만이 상당하다는 전언이다. 실제 임금 교섭 과정에서 조합원 수가 7만6000명을 넘어서며 과반 노조 지위를 확보했던 초기업노조는 최근 과반 지위를 상실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SK하이닉스는 전날부터 신입사원 수시 채용을 시작했다. 특히 설계·소자·공정·IT 등 주요 직무의 학력 제한을 전면 폐지하고 세 자릿수 규모의 인재 확보에 나서면서 업계 안팎의 관심을 끌고 있다.
반도체 업황 부진이 이어졌던 시기와 달리 최근에는 SK하이닉스가 HBM 시장 주도권을 바탕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양사 구성원들의 보상 수준과 성장 전망을 둘러싼 비교도 이전보다 활발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성과급 논란이 이어졌던 지난해와 올해 초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등에는 경쟁사 이직을 고민하거나 처우를 비교하는 글들이 잇따라 올라오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노조 입장에서는 조합원들이 실제로 경쟁사 이직을 고려하는지 파악할 필요가 있었을 것"이라며 "향후 교섭 과정에서도 인재 유출 가능성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 업계는 최근 인재 확보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AI 반도체 시장 확대와 HBM 경쟁 심화로 기업 간 기술 격차를 좌우하는 요소가 설비보다 인재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핵심 연구개발(R&D) 인력 일부만 이탈해도 개발 일정과 수율 안정화 속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본다.
flyhighr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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