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가격제 손실 보전 기준 이르면 이번 주 공개…정유업계 '촉각'
정부-정유 업계 '손실 보전 기준' 두고 줄다리기
"원가 기준 산정해야" vs "가격·수출 제한 반영해야"
- 김진희 기자
(서울=뉴스1) 김진희 기자 = 석유제품 최고가격제 시행에 따른 정유 업계 손실 보전 기준이 이르면 이번 주 공개될 예정이어서 정유사들이 촉각을 세우고 있다.
지난 3월 13일 급격한 유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최고가격제를 시행한 이후 약 3개월간 정유 업계의 누적 손실 규모가 4조 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손실 보상에 싱가포르 국제 석유제품 가격(MOPS)을 기준으로 수출 제한에 따른 기회비용까지 손실로 반영해야 한다는 업계 주장이 일부 반영될지 관심이 쏠린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부는 최근 SK이노베이션(096770), GS칼텍스, 에쓰오일, HD현대오일뱅크(004050) 등 정유 4사 의견 수렴을 마치고 석유제품 최고가격제 손실 보전 기준 고시안을 조율하고 있다.
산업통상부는 이르면 이번 주 석유제품 최고가격제 손실 보전 기준을 담은 고시를 제정할 예정이다. 고시에는 손실 산정 방식과 보전 절차, 정산 시기, 증빙자료 제출 기준 등이 포함될 전망이다.
최고가격제가 시행 3개월 차에 접어든 상황에서 정유업계의 손실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업계는 지난 3월 최고가격제 도입 이후 5월 말까지 누적 손실 규모는 4조 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제유가와 석유제품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섰음에도 공식판매가격(OSP) 상승과 달러·원 환율 상승, 운임 부담 등으로 실제 원유 도입 비용은 여전히 비싸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수출 제재까지 더해져 정유 업계의 손실을 더욱 부추겼다는 주장이다. 앞서 정부는 중동 전쟁 이후 국내 원유 수급 안정화를 위해 정유 업계의 석유제품 수출 물량을 전년 수준 이하로 동결하고 국내 반출 물량은 전년 동기 대비 90% 이상 유지하는 조치를 취했다.
지난해 4대 정유사의 매출액 중 정유사업 수출 비중은 △GS칼텍스 71% △HD현대오일뱅크 67% △에쓰오일 54% △SK에너지 51% 등이다. 내수보다 수출에서 더 매출을 올린 셈이다. 최고가격제로 내수 판매 가격은 통제되는데 수출까지 제한되면서 손실이 더욱 커졌다.
정유 업계는 손실 산정 세부 기준에 주목하고 있다. 앞서 정부와 정유 업계는 손실 산정 기준을 두고 줄다리기를 해왔다.
정부는 실제 생산·공급 과정에서 발생한 원가를 기준으로 손실을 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민 세금이 투입되는 만큼 실제 원가를 기준으로 손실을 산정해야 한다는 것.
업계는 국제 석유제품 가격인 MOPS를 기준으로 손실을 산정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원유 매입 시점, 재고 평가 방식, 내수·수출 물량 간 원가 배분 기준, 수출 이익 반영 여부 등에 따라 최종 보전 규모가 달라질 수 있어서다.
양측 입장차가 좁혀지지 못하면서 지난 3개월간 보전 기준과 관련한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지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손실 보전이 불충분하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확보한 최고가격제 손실 보상 비용은 4조 2000억 원 수준에 불과해 실제 누적 손실만큼 보전해 줄 수 없다는 관측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정유 공정 특성상 제품별로 원가를 산정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최고가격제로 인한 손실분과 수출 제한으로 발생한 기회손실이 반영되지 않는다면 손실 보전 규모는 턱없이 부족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jinny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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