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정부 1년]실용주의·리스크 대응 '엄지 척'…노란봉투법 '우려'

명분보다 실익 우선…"용기 있는 결정" 반응 나올 정도
산업계 우려 리스크 대응도 '적절'…노동정책 '아쉽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미일 순방 동행 경제단체 및 기업인 간담회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한 참석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 SNS. 재판매 및 DB 금지) 2025.8.20 ⓒ 뉴스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호 신현우 김진희 박종홍 기자

지난 1년간 미국의 관세 전쟁, 미국·이란 전쟁 등의 리스크가 연달아 터지면서 우리 기업들은 전례 없는 경영 불확실성에 직면했지만 이재명 정부는 실리주의 원칙으로 충격을 미연에 방지하고 안정감을 줬습니다.(재계 관계자)경제계와의 소통이 활발하고 산업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모습은 매우 긍정적입니다. 다만 기업들이 체감할 수 있는 규제 폐지로 더 이어질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대기업 관계자)

오는 4일로 출범 1년을 맞는 이재명 정부에 대한 경제계의 평가다. 이재명 정부의 국정 철학인 실용적 시장주의와 '트럼프 관세'로 대표되는 글로벌 리스크에 대한 발 빠른 대응에 높은 점수를 줬다. 자본시장 활성화를 통해 우리 기업의 가치를 끌어올린 점도 긍정적인 평가가 많았다.

경제계와의 활발한 소통 역시 직전 정부와의 차별화된 요인으로 꼽았다. 다만 개정 노동조합법 2·3조(노란봉투법) 시행 등에 대해선 우려스럽다는 반응도 보인다. 경제계에선 글로벌 무대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우리 기업을 지원 사격하기 위한 규제 개혁 등 제도적인 환경 구축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탈원전 노선 폐기에 노조 작심 비판도…"철저한 실용주의 노선"

1일 한 재계 관계자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이재명 정부가 과거 정부와 가장 차별되는 지점은 명분보다 실익을 우선하는 철저한 실용주의 노선을 택했다는 점"이라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경제·노동 문제에서도 특정 이념에 얽매이지 않고 실용주의 정책을 추진해 왔다. 이 대통령은 재계에서 경제 형벌에 대한 우려가 나오자 "과도한 경제 형벌로 기업 경영활동이 위축되지 않도록 정부 내 경제 형벌 합리화TF를 곧바로 가동하겠다"고 화답했다. 또한 "배임죄가 남용되면서 기업 활동을 위축시키고 있는 점에 대해서도 제도적 개선을 모색해야 할 때가 됐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재명 정부는 재생에너지 확대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신규 원전 2기 건설을 포함한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원안대로 추진하기로 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추진했던 탈원전 노선을 폐기한 셈이다. 원전을 필수 기저 전원으로 인정한 실용주의적인 유턴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재명 정부의 이 같은 조치는 인공지능(AI) 시대에 폭증하는 전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맞춤식 해법이다. 보수진영에서조차 "용기 있는 결정"이라는 반응이 나올 정도였다.

소년공 출신으로 노동자의 권익 보호를 꾸준히 강조해 왔던 이 대통령은 삼성전자의 성과급 갈등 국면에서도 노동계 편에만 서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총파업 가능성이 커지자, 노조를 향해 "선을 넘지 않아야 한다"고 작심 비판을 쏟아냈다. 이 대통령의 메시지가 나온 후 고용노동부 장관의 중재로 노사 간 합의가 이뤄지기도 했다.

한 경제계 관계자는 "반도체 등 첨단 기술 전쟁에서 국가 안보적인 관점을 결합해 발 빠르게 대응한 것은 명백한 이재명 정부의 성과"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민생 경제 안정을 위해 노사 갈등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했다.

20일 인도 뉴델리 바랏 만다팜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인도 비즈니스 포럼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참석자들이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2026.4.20 ⓒ 뉴스1 이재명 기자
美 부과 고율의 관세 위기 대응 '성과'…경제계와 소통도 '활발'

이재명 정부 출범 전후로 우리 기업들의 경영 환경은 최악이었다. 대표적으로 미국이 전 세계를 상대로 벌인 관세 전쟁 당시 우리 기업들은 신음만 했다. 우리 기업들은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불확실성에 휩싸였고 고율의 관세에 따른 피해가 누적되면서 위기감은 커져만 갔다.

이재명 정부는 문제 해결을 위해 경제계와 원팀을 이뤄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 미국 정부 설득에 나섰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8월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했고 같은 해 10월 양국은 관세 협상을 타결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미국과의 관세 협상은 정부가 적극적으로 잘했다"며 "다른 나라들이 고전하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비교적 줄다리기를 잘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 대해 "정부가 추진했고 성과를 낸 실용 외교의 상징"이라고 전했다.

이재명 정부 출범 후 1년간 자본시장에서 우리 기업의 가치가 상승한 것 역시 긍정적인 반응이 나온다. 이재명 정부는 우리나라의 회복과 성장으로 코스피 5000 시대를 실현하겠다고 했는데 어느새 코스피 8000 시대를 열었다.

이재명 정부는 자본시장 선진화 조치를 적극적으로 추진했고 만성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했다. 이 과정에서 우리 기업들의 가치가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넘어섰다. 글로벌 주요 기업 시가총액 순위에서도 11위(삼성전자), 12위(SK하이닉스)에 달한다.

한 경제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자본시장의 가치 상승은 이재명 정부가 잘한 것으로 충분히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재계에선 정부의 경제계와의 잦은 소통 역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한 경제계 관계자는 "정부가 소통을 통해 경제계의 입장을 들으려고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해외 순방 때 대규모 경제사절단을 꾸려 우리 기업의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기도 했다.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제인협회는 순방 과정에서 비즈니스포럼과 업무협약(MOU) 체결 등을 대대적으로 진행하기도 했다.

한 경제계 관계자는 "과거 어떤 정부보다 경제계와의 소통에 적극적이고 산업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려는 태도를 보이는 것은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수시로 만나 애로 사항을 듣고 국정에 반영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것 자체가 기업 심리 회복에 기여한 바가 크다"고 평가했다.

다만 "대화의 횟수만큼이나 규제 혁신의 성과가 중요하다"며 "기업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규제 폐지, 입법 보완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X(옛 트위터) 메시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기업들을 칭찬 혹은 독려하거나 질책하는 데 대해서도 "기업들이 조심스러워졌다"고 부담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노란봉투법으로 혼란…경쟁력 제고 위해 개선 요구"

하지만 재계는 노란봉투법을 비롯한 노동 정책에 대해서는 여전히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노란봉투법은 하도급 노동자에 관한 원청 책임을 강화하고 쟁의행위 범위를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근로 계약 체결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근로 조건을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원청을 사용자 범위에 추가해 하청 근로자에 대한 원청의 노사 교섭 의무를 규정했다.

경제계에선 사용자 범위, 교섭 대상, 쟁의 행위 범위 등이 모호한 상태에서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이다. 또한 최근 불거진 노사 간 성과급 갈등 국면이 노란봉투법과 맞물리며 상당한 후폭풍이 일 것으로 산업계에선 염려하고 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산업계가 혼란을 겪고 있다"고 했으며 또 다른 관계자도 "노란봉투법에 따른 기업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우리 기업들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노란봉투법)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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