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서 이어 가처분…삼성전자 노노 갈등 분출 총파업 정당성 '흔들'
2차 중노위 사후조정 결렬…'적자 사업부 보상안' 다툼
노조간 격돌…DX "초기업 교섭안 정당성 잃어 백지화해야"
- 황진중 기자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삼성전자(005930) 성과급 협상 과정에서 수면 아래에 잠복해 있던 노노(勞勞) 갈등이 분출되고 있다. 협상을 주도한 삼성그룹 초기업 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의 대표성에 의문이 제기되면서 총파업의 정당성이 훼손됐다는 비판도 나온다.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모바일·가전, DX) 부문 직원들은 반도체(DS) 부문 위주의 초기업 노동조합 교섭안에 동의할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교섭 효력을 정지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기했다. 관할 고용노동청에는 의견 수렴이 부족했다고 진정서를 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노 갈등은 공권력과 사법부의 판단을 구하는 전면전 양상으로 번졌다. 삼성전자 DX 부문 조합원들로 구성된 '삼성전자 직원 권리 회복 법률대응연대'는 이날 수원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본격적인 실력 행사에 돌입했다.
이들은 사측과의 단체 교섭안 수립 과정에서 소수 사업부의 목소리가 철저히 배제돼 정당성을 완전히 잃었다고 주장했다. 과거부터 사내 게시판과 오프라인 공간에 꾸준히 부착되던 대자보 등 누적된 절차적 불만이 총파업 직전 폭발한 형국이다.
법률대응연대는 불투명한 노사 교섭 과정 전반에 강력히 항의하며 관할 고용노동부에 공식 진정서를 제출했다. 다수파인 초기업 노조와 공동교섭단의 단체 교섭 효력을 즉각 정지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까지 법원에 접수하며 강경한 대응을 예고했다.
이번 가처분 신청은 내부 불만 표출을 넘어 노조 집행부의 합법적 권한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는 행보로 풀이된다. 이들은 단체 행동의 근간이 되는 요구안 자체가 특정 부서의 이익만을 대변하도록 편향되게 설계됐다고 지적했다.
법률대응연대는 "밀실에서 불법적으로 만들어진 교섭요구안을 전면 백지화하고, 삼성전자 직원 모두가 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요구안을 선정해 달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노조는 크게 두 축으로 나뉘어 치열한 주도권 싸움을 벌이고 있다. 반도체(DS) 부문 임직원이 다수를 차지하는 초기업 노조와 가전·모바일을 담당하는 DX 부문 중심의 동행 노조 등이 병립하며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이들은 외형상 대표성을 띠는 공동교섭단을 구성해 사측과 단체 교섭을 진행해 왔으나 화학적 결합은 끝내 이뤄내지 못했다. 동행 노조가 공동투쟁본부에서 탈퇴하고 DX 부문 임직원 일부는 과반 노조 지위를 획득한 초기업 노조가 사실상 단체 교섭권을 독단적으로 행사하며 전횡을 일삼는다고 비판했다.
반면 초기업 노조 측은 현행 노동조합법과 단체협약상 총회 의결 방식 자체가 구체적으로 정해져 있지 않아 법적 하자가 전혀 없다는 입장이다. 노조원 의견 수렴 과정 역시 비실명 기재 방식을 통해 다수의 의견을 폭넓게 취합해 절차적 흠결이 없다고 맞섰다.
초기업 노조 관계자는 "신청인이 초기업 노조만을 상대로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으나 현재 실제 대표 교섭권은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적법하게 행사 중"이라고 일축했다. 자신들을 상대로 제기한 신청이 인용돼도 공동교섭단 전체 상황에 실질적인 변동을 주기는 구조적으로 어렵다는 논리다.
나아가 초기업 노조 측은 현 사태의 원인을 사측의 비협조와 일부 이탈 조합원들의 돌발 행동으로 규정하며 내부 단속에 나서는 모양새다. 이들은 내부의 법적 다툼이 파업의 정당성을 훼손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예정된 파업 대오 유지를 독려하고 있다.
jin@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