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조 총파업 수순…직접 손실만 30조 총100조 피해 현실로

공급 차질부터 협력사·골목상권 충격까지 확산 우려

삼성전자 사측 대표교섭위원인 여명구 DS(반도체 부문) 피플팀장(왼쪽)과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20일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열린 2차 사후조정 최종회의를 마치고 나서고 있다. 이날 삼성전자 노사의 협상이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끝내 결렬 됐다. 노조는 내일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2026.5.20 ⓒ 뉴스1 김기남 기자

(서울=뉴스1) 양새롬 기자 = 삼성전자(005930) 노조가 중앙노동위원회 사후 조정 결렬 이후 총파업 강행 방침을 공식화하면서 업계 긴장감이 극도로 높아지고 있다. 생산 차질에 따른 직접 손실 규모가 최대 30조 원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과 함께 글로벌 고객사 신뢰와 공급망 안정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협력업체와 지역 상권에도 도미노로 충격이 확산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삼성전자 총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피해 규모가 단순 생산 차질을 넘어 최대 100조 원 안팎으로 불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직접 생산 손실(20조~30조 원)에 더해 글로벌 고객사 이탈, 공급망 재편, 협력업체 연쇄 타격, 수출 감소, 주가 및 기업가치 하락 등 간접 피해까지 합산한 수치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는 성과급 제도 개편과 임금 협상을 둘러싼 입장차를 끝내 좁히지 못했다.

이에 삼성그룹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는 입장문을 내고 "노동조합은 사후 조정 3일 동안 성실히 임하며 접점을 찾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노동조합은 예정대로 적법하게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오는 21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총 18일간 총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라인 한 번 멈추면 끝"…웨이퍼 폐기 현실화 우려

문제는 반도체 생산라인은 24시간 멈춤 없이 돌아가는 초정밀 연속 공정이란 점이다. 특히 D램과 낸드플래시 생산라인은 한 번 공정 흐름이 깨지면 수율 저하와 직결된다. 쉽게 말하면 불량률이 높아진다는 뜻이다.

업계에서는 실제 생산 차질이 장기화할 경우 공정 중인 웨이퍼 수만 장이 폐기될 가능성을 거론한다. 반도체 칩을 만드는 원판인 웨이퍼는 수백 개 세부 공정을 거쳐야 하는 만큼 중간에 라인이 멈추면 사실상 재사용이 어렵기 때문이다.

KB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18일간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생산라인 정상화에 추가로 2~3주가 더 소요될 수 있다"며 "글로벌 메모리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 압력을 더욱 키우는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 달 가까이 생산 차질이 발생하게 되는 셈이다. 삼성전자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과 평택·화성 사업장 생산 비중 등을 감안할 때 글로벌 D램 공급은 3~4%, 낸드 공급은 2~3%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고도 추정했다.

최근 미래노동개혁포럼과 자유기업원이 공동 개최한 포럼에서는 파업 장기화에 따른 산업 전반 충격 우려도 제기됐다. 송헌재 서울시립대 경제학부 교수는 "단기 손실은 협상으로 복구할 수 있지만 신뢰와 시장 구조 변화는 비가역적 비용으로 남을 수 있다"며 "파업 비용이 연쇄적으로 확산되는 도미노 구조를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전적 손실보다 무서운 건 '고객사 신뢰'

업계가 더 민감하게 보는 부분도 생산 차질에 따른 직접적 피해보다 간접적인 '신뢰 상실'이다. 반도체 공급 계약은 단순 가격 경쟁보다 안정적인 납기와 생산 지속 가능성이 핵심 평가 요소로 꼽힌다. 특히 글로벌 빅테크 고객사들은 공급 안정성을 최우선 기준으로 삼는 만큼, 생산 차질 우려가 커질 경우 발주 물량 일부를 경쟁사로 돌릴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즉 고객사의 공급 안정성에 의문이 생기면 대체 공급처를 검토하게 되고 이는 주문 이탈로 이어진다. 또한 선제 투자 지연과 협력사 연쇄 타격으로 파장이 확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상반기까지 고대역폭메모리(HBM) 대응 실기와 파운드리 경쟁력 논란 속에서 주요 고객사 확보에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었다. 이후 첨단 공정 안정화와 수율 개선 등에 힘입어 반등하는 데 성공했다. 이런 상황에서 총파업이 현실화하면 어렵게 회복한 시장 신뢰가 다시 흔들릴 수밖에 없다.

소상공인연합회는 19일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전자 노조의 대규모 총파업 예고에 대해 깊은 우려와 함께 파업 철회를 촉구했다. (출처 : 소상공인연합회 홈페이지)
협력사·평택 등 인근 상권까지…연쇄 충격 불가피

협력업체와 지역 경제로 번질 파장도 적지 않다. 삼성전자 생산 차질은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중소기업의 납품 일정과 자금 흐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업계 안팎에서는 메모리 생산량 조정이 현실화할 경우 협력사들의 가동률 저하와 재고 부담이 커지고, 일부 중소 협력업체는 폐업 위기로 내몰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실제 소상공인연합회는 전날(19일)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파업 철회를 촉구했다. 소공연은 "삼성전자의 파업은 한 기업의 문제를 넘어 대한민국 경제 생태계 전반에 치명적인 도미노 타격을 입힐 것"이라며 "이는 수많은 소부장 중소기업과 연계된 골목상권의 생존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며 대기업 주변 상권과 지역 경제를 지탱하는 소상공인들의 매출 절벽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처럼 반도체 산업 파업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에서 정부의 '긴급조정권' 발동도 거론된다. 긴급조정권은 국민경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경우, 파업 등 쟁의행위를 금지 시킬 수 있는 제도다.

flyhighro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