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파업 D-5' 고개 숙인 이재용…삼성 노사, 18일 교섭 재개(종합2보)
李 "우리는 한 가족, 힘을 모아 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때"
총파업 막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노사 양보 절실
- 양새롬 기자, 김진희 기자, 황진중 기자
(서울=뉴스1) 양새롬 김진희 황진중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이 성과급 갈등으로 발생한 총파업 위기에 대해 국민과 고객에게 사과했다. 특히 노조를 향해서는 "지혜롭게 힘을 모아 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때"라며 대화를 촉구했다.
삼성전자 노조는 경영진에 이어 이 회장까지 나서 대화를 요청함에 따라 오는 18일 재협상에 나서기로 했다. 사측이 노조의 대표 교섭위원 교체 요구를 수용하면서 대화 재개 명분을 마련해 준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이 회장은 16일 오후 2시 25분쯤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를 통해 입국하며 "노동조합 여러분, 삼성 가족 여러분, 우리는 한 몸 한 가족"이라며 "지금은 지혜롭게 힘을 모아 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때"라고 밝혔다.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간곡한 호소로 풀이된다.
이 회장은 "매서운 비바람은 제가 맞고 다 제 탓으로 돌리겠다. 우리 한번 삼성인임을 자부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해 보자"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성과급 갈등이 총파업 위기로 확산한 데 대해서도 고개를 숙였다. 그는 "회사 내부 문제로 불안과 심려를 끼쳐드린 점, 전 세계 고객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항상 저희 삼성을 응원해 주시고 사랑해 주시고 또 채찍질해 주시는 우리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희 문제 해결을 위해 애써주고 계시는 정부와 관계자 여러분께 고맙다는 말씀드린다"고 말한 뒤 현장을 떠났다.
삼성전자 관계자에 따르면 이 회장은 해외 출장에서 일정을 앞당겨 급거 귀국했다. 취재진 앞에 선 이 회장은 미리 준비해 온 입장문을 꺼내 읽으며 세 차례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이 회장이 공개 사과 형식으로 입장을 밝힌 것은 2022년 회장 취임 이후 처음이다.
전날(15일) 삼성전자 사장단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노조 사무실을 직접 방문해 대화 재개를 호소했으나 입장 차이를 재확인하는 데 그치자 직접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 노조는 오는 21일부터 6월 7일까지 총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반도체 생산라인 운영과 연구개발(R&D), 글로벌 고객 대응 등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반도체는 24시간 공정이 멈추지 않아야 하는 장치 산업 특성상 생산 차질이 장기화할 경우 공급 안정성과 고객 신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 사장단에 이어 이 회장까지 직접 나서 대화를 촉구함에 따라 노조도 재협상에 나서기로 했다.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초기업노조) 노조위원장은 이날 "18일 오전 10시경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사측과의 교섭을 재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이 직접 조정에 참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측 대표 교섭위원은 종전 김형로 부사장에서 여명구 피플팀장으로 교체됐다. 다만 교섭 과정 이해도를 위해 김형로 부사장도 발언 없이 조정에 참여하기로 했다.
최승호 노조위원장은 "안건은 아직 다 준비되지 않았다고 연락받았다"며 "이날 오후 여명구 피플팀장과 미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이재용 회장의 사과 내용도 확인했다"며 "직원들이 회사와의 신뢰가 깨졌고 조합에 가입하셨고 DS(반도체) 부문의 경우 85% 가입으로 사실상 모두 노조원이며 직원"이라고 언급했다.
앞서 전영현 부회장과 노태문 사장 등 삼성전자 사장단 18명은 전날 공동 사과문을 통해 "노동조합을 한 가족이자 운명 공동체로 생각하고 조건 없이 열린 자세로 대화에 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사장단은 평택캠퍼스 노조 사무실을 직접 찾아 공동투쟁본부와 면담을 진행하며 교섭 재개를 요청했다. 하지만 노조는 성과급 상한 폐지와 제도화를 요구하며 대화 제안을 거부했었다.
업계에서는 이번 교섭이 총파업을 막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평가한다. 협상이 또 결렬될 경우 파업 예고일인 21일까지 추가 협상에 나서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총파업의 부작용이 너무 크기 때문에 노사 모두 한 발씩 물러나는 양보가 절실한 시점"이라며 "우리 국민 모두가 협상 타결을 기대하고 있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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