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질병, 장비만 좋으면 다 찾는다? 오해…판독 능력 중요"
김근하 넬동물의료센터 영상의학과 수의사 조언
- 최서윤 동물문화전문기자
(서울=뉴스1) 최서윤 동물문화전문기자
"장비만 좋으면 질병을 다 찾아낼 수 있다는 생각은 오해입니다. 검사 결과를 읽어내는 눈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영상 검사를 전문으로 하는 수의사가 최신 의료 기기만큼 의료진의 영상 판독 능력도 중요하다고 강조해 눈길을 끌고 있다.
김근하 안양 24시 넬동물의료센터 영상의학과 수의사는 "반려동물 의료 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하면서 이제는 동물병원에서도 CT(컴퓨터단층촬영), MRI(자기공명영상)와 같은 첨단 장비를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게 됐다"며 "하지만 진료 현장에서 느끼는 큰 오해 중 하나는 '장비만 좋으면 병을 다 찾아낼 수 있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17일 김근하 수의사에 따르면 영상 진단은 수만 장의 단면 영상 속에서 0.1㎜의 미세한 이상 징후를 찾아내고 질병 증상과 연결 유무를 해석하는 '고도의 분석 과정'이 필요하다. 영상의학 전공의나 숙련된 판독의는 일반 검사에서 놓치기 쉬운 미세한 종양의 침습 정도나 혈관 구조의 변이 등을 잡아낸다.
특히 강아지, 고양이는 사람과 달리 통증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못한다. 수의사는 제한된 정보 속에서 영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수술 여부와 치료 방향을 결정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김근하 수의사는 "판독이 정확하지 않으면 불필요한 수술이 진행되거나 정작 수술이 필요한 환자에서 골든타임을 놓치는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실력 있는 영상 진단 시스템을 갖춘 동물병원의 강점 중 하나는 '협진'이다.
그는 "영상의학 전공의가 정밀하게 분석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내·외과 수의사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논의할 때 가장 이상적이고 안전한 치료 계획이 완성된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선천적 심장 기형이나 개의 이첨판 폐쇄부전증(MMVD), 고양이의 비대성 심근증(HCM)과 같은 질환은 영상 판독의 정밀도에 따라 수술 가능 여부나 수술 방법, 약물의 투여 시기와 용량이 달라질 수 있다.
그는 "반려동물의 예후를 좌우하는 것은 '그 영상을 누가, 어떻게 판독해 치료 계획에 반영하느냐'가 핵심"이라고 조언했다.
김근하 수의사는 "많은 보호자가 정밀 영상 검사 비용에 대해 부담을 느낀다"며 "하지만 역설적으로 정확한 초기 진단이 오히려 전체 치료 비용을 줄이는 가장 현명한 선택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초기에 병명을 명확히 확인하지 못하면 여러 병원을 전전하며 중복 검사를 받거나 부정확한 치료로 인해 상태가 악화되는 일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과정이 반복될수록 추가 비용과 시간은 물론 보호자의 심리적 부담까지 점점 커지게 된다"며 "결국 정확한 진단은 단순한 '검사'가 아니라 치료의 방향을 바로잡는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김근하 수의사는 "동물병원을 선택할 때 우리가 확인해야 할 기준은 화려한 장비보다는 보이지 않는 데이터를 끝까지 읽어내는 전문성"이라고 말했다.
이어 "영상의학은 단순한 검사 기술이 아니라 질병의 본질을 파악하고 치료의 방향을 결정하는 핵심 분야"라며 "이 전문성이야말로 우리 아이들의 치료 결과와 회복 속도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덧붙였다.
한편 수의영상진단의학과 석사인 김근하 수의사는 넬동물의료센터와 바르고바르개 영상의학과 부장이다. 대학 동물병원에서 영상진단수의사로 근무했다.
2025 아시아·태평양 소동물수의사대회(FASAVA), 2024 아시아태평양수의사회(FAVA), 2021 한국임상수의학회 등에 참여해 반려묘, 반려견 영상 진단을 주제로 한 증례 발표를 하며 학술활동을 이어가고 있다.[해피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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