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사 협상 '영업익 N% 제도화·非메모리 쟁점'에 최종 결렬
이틀 마라톤 협상에도 '이견' 못 좁혀…노조 '제도화' 요구 반복
- 박기호 기자, 황진중 기자
(서울·세종=뉴스1) 박기호 황진중 기자 = 삼성전자(005930) 노사가 이틀에 걸친 협상에도 불구하고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은 '영업이익 15% 성과급 제도화'에 발목이 잡혔기 때문이다. 노조가 요구한 영업이익 15% 제도화와 비(非)메모리 사업부의 성과급 요구는 회사 측이 받아들이기 힘든 조건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삼성전자 노사는 11일에 이어 12일에는 다음 날 새벽까지 정부 세종청사에 있는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사후 조정 절차를 진행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노사는 협상장에서 성과급 지급 기준과 규모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고 중노위는 조정안을 제시했다.
노조는 협상에서 성과급 50% 상한제 폐지 및 연간 영업이익의 15% 성과급 배정의 제도화 입장을 고수했다고 한다. 올해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의 영업이익 전망치가 270조 원인 것을 감안하면 40조 5000억 원을 성과급 재원으로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반도체 부문 직원 1인당 6억 원가량으로 계산된다.
최승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 위원장은 "저희는 영업이익 15% (성과급 지급)이 불가능하다면, 1~2%가 낮더라도 초과이익성과급(OPI) 주식보상제도를 확대해 더 받을 수 있게, 제도화, 비율로 같이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계속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사측은 성과급 제도화에 난색을 표한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산업이 수십조 원의 투자가 필요한데 영업익의 15%를 성과급으로 제도화하면 투자 결정에 장애가 생길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게다가 우리나라 산업계에 미칠 파장이 만만치 않다는 점도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노조의 요구대로 제도화할 경우 국내 산업계 전반의 가이드라인이 될 수 있어 수용 불가 입장을 전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당장 재계는 삼성전자 노사의 성과급 협상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사측이 영업익 15%의 성과급을 제도화하면 비슷한 요구가 사업장 곳곳에서 벌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이다.
대신 사측은 노조에 유연성에 방점을 찍은 성과를 제시했다. 회사 사정이 어려울 경우에는 현행 초과이익성과급(OPI) 제도에서 성과급을 지급하고, 반대로 성과가 있을 때는 별도의 성과급을 추가 지급하는 형태다. 경쟁사 성과급을 의식하고 있는 메모리 사업부의 경우 동등 수준 이상의 지급률도 보장했다. 하지만 사측의 제안은 '영업익 15% 성과급 지급' 제도화를 고수한 노조가 수용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 DS)부문의 비(非)메모리 사업부 직원들에 성과급 지급 기준 및 규모에 대한 이견도 만만치 않다고 한다.
노조의 주장을 삼성전자 영업익 270조 원으로 대입하면 성과급 규모는 40조 5000억 원가량이다. 사업부별로는 메모리 사업부 직원 1인당 6억 2000만원, 공통 조직은 5억 4000만 원, 시스템LSI·파운드리(Foundry) 사업부는 3억 6000만 원가량으로 추정된다.
메모리 사업부 직원의 성과급 규모에 대해선 노사 모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사측은 메모리 사업부 직원에 대해선 업계 최대 규모인 1인당 6억 원가량의 성과급을 지급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수년째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시스템LSI·파운드리 부문이다. 적자를 내는 사업부 직원들에 대한 과도한 성과급을 지급했을 때 마찬가지로 적자 상태인 디바이스경험(모바일·가전, DX)부문 직원들의 불만도 고려해야 한다. 이에 사측은 DS부문 내 적자 사업부 직원들에 대한 성과급은 1억 원 미만으로 제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사측은 대규모 적자를 내는 사업부까지 성과급을 지급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는 비메모리 사업부와 마찬가지로 적자 상태인 디바이스경험(모바일·가전, DX)부문 직원들의 입장도 고려해야 하는 처지다. 실제 DX부문에선 "성과가 있는 곳에 공정하고 투명한 보상이 이뤄지는 것은 당연하지만, 수년째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사업부에까지 거액의 성과급을 요구하는 것은 성과주의 원칙에 어긋난다"고 반발하고 있다.
삼성전자 노조가 협상 결렬을 선언하면서 총파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나온다. 물론, 노조가 "회사가 제대로 된 (성과급에 대한) 안건을 가져오면 들어볼 생각은 있다"고 했지만 업계에선 합의점을 찾기는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반응이 많다. 영업이익 15% 성과급 제도화 관철에 대한 노조의 의지가 일단 상당하다. 노조는 재협상에 앞서 "회사가 제도화에 대한 입장이 없다면 조정이 안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노조가 핵심지지 세력인 DS부문 내 비메모리 사업부 조합원들을 의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점도 노사 협상이 진척될 수 없는 요인으로 꼽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전향적인 입장 변화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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