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호 삼성전자 노조위원장 '막말·초호화여행' 논란…노조 균열 자초

초기업노조, 견제 장치 없는 기형적인 조직 구조…2·3노조, 강력 반발
30조 피해 총파업 예고 후 동남아 호화여행…휴양지서 파업 불참자 압박도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 위원장이 17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정문에서 열린 과반노조 공식 선언 기자회견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6.4.17 ⓒ 뉴스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호 기자

동행 집행부인가요, 왜 쁘락치(프락치) 짓을 하세요. 제명 예정.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 위원장이 같은 사내 직원을 향한 막말 논란 등에 휩싸이면서 노노(勞勞) 갈등을 유발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삼성전자 내에선 최 위원장이 특정 사업 부문 직원들의 의견만을 우선시하면서 '반도체 사업 부문 교주급'으로 평가받고 있다는 반응도 있다.

대규모 파업으로 30조 원의 손실을 낼 수 있다고 경고해 논란을 일으킨 후에는 동남아시아로 초호화 여행을 떠났고 휴양지에서 파업 불참자를 압박하는 입장문도 올린 것으로 알려지면서 리더십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업계에선 최 위원장에 대한 견제 장치가 없는 초기업노조의 기형적인 조직 구조가 독단적인 행보를 하게 하는 요인이라는 해석이 뒤따르고 있다.

최승호 위원장 막말 논란 '거듭'…사내선 'DS 교주급' 반응도

10일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삼성전자 노조가 무리한 요구를 이어가면서 사내외 여론이 악화하고 있다. 여론조사에선 국민 10명 중 7명이 삼성전자 파업에 대해 부적절하다고 응답했고 정치권에서도 노조를 겨냥한 비판적인 발언이 이어지고 있다. 급기야 초기업노조와 임금 관련 공동교섭단을 꾸렸던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는 초기업노조와 정면으로 충돌했고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SECU, 3 노조)은 교섭단 이탈을 공식 선언했다.

삼성전자 안팎에선 노노 갈등까지 이어진 배경으로 각종 구설에 오르고 있는 최 위원장을 꼽는 이들이 많다.

최 위원장의 성과급 요구가 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 DS)부문에 집중되면서 디바이스경험(모바일·가전, DX)부문은 소외됐다는 불만이 팽배하다. 노조는 DS부문에 대해 영업이익의 15%를 상한 없이 성과급으로 지급할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DX부문에 대해서는 별도의 요구를 내놓지 않은 상태다. 초기업노조 조합원 구성 역시 약 80%가 DS부문에 편중돼 있어, 상대적으로 소수인 DX 소속 직원들의 소외감이 누적되고 있다.

게다가 최 위원장이 노조 집행부와 다른 의견은 철저히 배제하고 이 과정에서 막말 논란도 일으키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실제, 최 위원장은 사측과의 협상을 위해 공동 전선을 꾸린 다른 노조와 거듭해서 충돌하고 있다.

비(非)반도체 부문이 중심인 3 노조는 초기업노조 등에 '2026년 임금교섭 공동교섭단 종료의 건'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보냈다. 3 노조는 특정 분야 조합원이 아닌 전체 조합원 권익을 위한 안건 발의와 요청에 초기업노조가 협의하려는 의사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자신들에 대한 지속적인 공격과 비하가 계속됐다고도 했다. 3 노조 조합원 중 70%가량이 DX 소속이다.

최 위원장은 최근 조합원 커뮤니티에서 한 조합원이 '그냥 메모리만 (성과급을) 더 받고 끝내면 안 되나?'라고 하자 "동행(3 노조) 집행부인가요, 왜 쁘락치(프락치) 짓을 하세요"라고 반응했다. 사측과의 임단협에서 공동 전선을 형성한 3 노조와 프락치를 동일시 한 셈이다.

이 조합원이 문자 메시지를 통해 '영구 제명' 경고에 "저는 조합 활동을 계속 이어가고 싶고 오해가 있었다면 소명할 기회도 갖고 싶다"며 "조합원 자격을 유지하거나 복귀할 수 있도록 검토 부탁드린다"고 했지만 최 위원장은 "노조 와해 관련으로 제명 예정"이라고 답했다.

23일 경기 평택시 고덕동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4·23 투쟁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4.23 ⓒ 뉴스1 김영운 기자

최 위원장은 삼성전자에서 두 번째로 조합원이 많은 전삼노와도 갈등을 빚고 있다. 전삼노는 최 위원장에게 '조합원 의견 수렴 활동에 대한 교섭 배제 협박성 발언 유감 표명 및 사과 요청'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보냈다. 전삼노에서 이호석 지부장이 DX부문 조합원의 목소리를 청취하고 대변한 과정을 최 위원장이 문제 삼으며 사과가 없을 경우 '교섭에서 배제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한다. 이에 반발한 전삼노가 최 위원장에게 반대로 사과를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전삼노가 공개한 'DX 토론방'을 보면 최 위원장에 대한 DX 직원들의 불만은 상상 이상이다. 이 지부장은 토론방에서 "저랑 동행 대표로 교섭 나온 DX 교섭위원들이 내부 토의 때 반복해서 이야기해 봤더니 (최승호 위원장이) 마음에 안 든다고 동행을 교섭장에서 아예 제외시켜 버렸다"고 토로했다. 또한 "저도 그 안건을 또 꺼내면 교섭위원 제외 (조치를) 할 듯(하다)"고도 했다. 그는 "최승호는 DS에서 교주급으로 보호받고 있다고 하더라"라면서 DX 보상 실리를 최대한 챙기는 쪽으로 활동하겠다고도 했다.

국가 뒤흔든 후 비즈니스석 타고 여행…휴양지서 파업 불참자 '압박'

최 위원장을 둘러싼 논란이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최 위원장은 우리나라 산업계를 깜짝 놀라게 한 총파업을 예고한 채 동남아시아로 초호화 휴가를 떠나기도 해 사내에선 '무책임한 처사'라는 비판도 일었다.

최 위원장은 2년 동안 7차례 해외여행을 다녀왔는데 다수에 걸쳐 비즈니스석을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투쟁의 명분은 리더의 솔선수범에서 나온다"며 "국가 산업과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에서 본인의 여가를 먼저 챙기는 행태는 리더십에 치명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지난달 대규모 파업 결의대회를 열어 우리나라 산업계를 발칵 뒤집은 후에도 일주일 동안 동남아시아로 휴가를 떠났고 휴양지에서 "다가올 총파업에서조차 끝내 사측의 편에 서서 동료들의 헌신을 방해한다면 더 이상 당신들을 동료로 바라보기 어려울 것"이라는 입장문을 올려 삼성전자 안팎에서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최 위원장은 자신들의 성과급 요구는 정당하다는 주장하면서 LG유플러스 노조를 자극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직원의 1인당 6억 원가량의 성과급 요구는 납득 가능한 수준이라고 강조하면서 LG유플러스 노조의 1인당 3000만 원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급 요구는 잘못됐다는 주장이었다. 결국 LG유플러스 노조가 반발했고 초기업노조가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머리를 숙이기도 했다.

한편, 삼성전자 노사는 11~12일에 걸쳐 사후 조정 절차를 통합 협상 재개에 나선다. 삼성전자 총파업을 우려한 정부의 중재에 따른 결과다. 최 위원장은 "조합원이 만족할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망설임 없이 총파업에 나서겠다"며 강경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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