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50대 50"…한화, 맞춤형 전략으로 캐나다 잠수함 막판 뒤집기

자동차 합작법인 등 '현지화 카드'…독일 폭스바겐 빈자리 파고든다
독일과 사실상 초접전 구도…막판 변수는 나토·외교 영향력

스티븐 퓨어 캐나다 국방조달 특임장관(왼쪽 다섯 번째)이 2일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을 방문해 이두희 국방부 차관(왼쪽 여섯 번째)과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왼쪽 네 번째)와 함께 생산시설을 돌러본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화오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2.2 ⓒ 뉴스1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한화가 최대 60조 원 규모의 캐나다 초계잠수함 사업(CPSP) 수주전에서 막판 총력전에 돌입했다. 캐나다가 요구하는 산업 생태계 구축과 공급망 협력까지 전면에 내세운 '맞춤형 전략'이 현지에서 호응을 얻으면서, 한때 열세로 평가받던 한국이 최근 독일과 대등한 경쟁 구도를 형성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외교 변수는 여전히 마지막 최대 고비로 꼽힌다.

8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캐나다 잠수함 사업 수주를 위해 현지 산업 협력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CPSP 수주전은 한국과 독일 간 양강 구도로 압축된 상태다. 한국은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장보고-III(KSS-Ⅲ) 기반 잠수함을 제안했고,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즈(TKMS)는 212CD 모델을 앞세워 경쟁 중이다.

한화는 캐나다 정부가 단순 무기 구매보다 자국 산업 육성과 공급망 구축을 중시하는 만큼, 현지 맞춤형 전략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구상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캐나다 잠수함 프로젝트와 관련해 현지 밸류체인 업체들과 지상무기 분야 프레임워크를 협의했다"고 밝혔다.

실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최근 캐나다 자동차부품제조협회(APMA)와 군용 및 산업용 차량 생산을 위한 합작법인 설립 추진에 나섰다. 이는 캐나다 정부가 강력히 희망하는 자국 내 자동차 산업 활성화 요구에 맞춘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한화오션도 캐나다 현지 협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캐나다 앨버타주 정부와 에너지·방산·조선 분야 협력 강화를 위한 논의를 진행하며 네트워크 확대에 나섰다. 한화는 단순 잠수함 기술 경쟁을 넘어 캐나다 경제·산업 전략 전반에 맞춘 '패키지형 제안'으로 대역전극을 노리고 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독일이 근소하게 앞선다는 분위기가 강했다면 최근에는 사실상 50대 50 구도로 보는 시각이 많다"며 "한국 측이 단순 가격 경쟁이 아니라 현지 산업 육성과 일자리 창출, 공급망 구축까지 제시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독일 완성차 업체 폭스바겐의 캐나다 투자 계획과 관련해 일부 불확실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한국의 적극적인 현지화 전략이 상대적으로 부각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최종 변수는 외교와 안보다. 캐나다 잠수함 사업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안보 전략과 직결된 만큼, 마지막 순간에는 외교적 영향력이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캐나다가 미국·유럽 중심의 안보 체계 속에서 전략적 판단을 내릴 수밖에 없는 사업이라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 캐나다 잠수함 사업은 기술력과 가격만으로 결정될 수 없는 프로젝트"라며 "나토 안보 체계와 외교적 이해관계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어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화는 현재 사실상 캐나다 잠수함 사업에 그룹 차원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수주전이 향후 북미 방산 시장 확대와 K-잠수함 경쟁력 입증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pkb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