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 美 CFIUS 대응 로비 강화…'中 자본 논란' 의식했나
핵심광물 공급망 사업 맞물리며 美 안보심사 가능성 주목
- 양새롬 기자
(서울=뉴스1) 양새롬 기자 = 고려아연(010130)과 경영권 분쟁 중인 MBK파트너스(MBK)가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 대응을 위한 현지 로비스트를 추가 선임하면서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일각에서는 이번 로비스트 선임을 두고 미국 내 중국 자본 출자 논란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으로 분석했다. MBK 측은 중국 자본 논란과 관련해 선을 긋고 있으나 미국 내에서는 중국 자본의 우회 투자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 MBK가 운용 중인 펀드에 중국투자공사(CIC) 등 중국 국부펀드가 출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CIC는 MBK 6호 펀드에 약 4000억~5000억 원을 출자한 핵심 유한책임사원(LP) 중 하나로, 해당 펀드 약정액의 5%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7일 업계와 미국 연방 상원 로비공개법(LDA) 문서 등에 따르면 MBK 도쿄 사무소는 최근 미국 버지니아주 소재 로비업체 '더 매키언 그룹'(The McKeon Group)을 신규 선임했다. 더 매키언 그룹은 미국 하원 군사위원장 출신 하워드 P. 매키언이 이끄는 업체로, 국방·안보 분야에 특화된 로비회사로 평가받는다.
앞서 MBK는 지난 2월에도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를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한국기업투자홀딩스'를 통해 미국 대형 로펌인 '스콰이어 패튼 보그스'를 로비스트로 선임했다. 당시 로비 목적으로 '테네시 제련소에 대한 외국인 투자'를 명시했다.
이번 로비스트 선임 배경에는 CFIUS 이슈 대응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CFIUS는 외국인의 미국 기업 투자나 거래가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심사하는 범정부 기구다. 필요할 경우 거래 중단이나 완료된 거래까지 무효화를 권고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비스트 선임을 두고 고려아연의 '프로젝트 크루서블(Project Crucible)' 연관 가능성을 제기하는 의견도 있다. 고려아연은 미국 정부 및 투자자들과 함께 총 74억달러(약 11조 원)를 투입해 현지에 통합 제련소를 건설하는 프로젝트 크루서블을 추진 중이다.
해당 제련소는 아연·연 등 기초금속과 게르마늄·갈륨 등 핵심광물을 생산하는 시설로, 미국 중심 공급망 구축 전략의 핵심 거점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미국 정부가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동맹국 중심 공급망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MBK·영풍의 고려아연에 대한 인수합병(M&A)이 CFIUS의 심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내에서도 관련 우려는 이어졌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는 고려아연이 중국계 자본과 연관된 사모펀드 영향권에 들어갈 경우 핵심 기술 유출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다만 MBK 측은 중국 자본 논란과 관련해 선을 긋고 있다. MBK는 일본 공작기계 기업 마키노 밀링 머신 투자 과정에서 이미 CFIUS 심사를 거쳐 올해 1분기 승인을 받았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고려아연 역시 미국 내 대응에 나서고 있다. 고려아연은 백악관 비서실장 출신 인사가 몸담았던 '머큐리 퍼블릭 어페어스'(MPA)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측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발라드 파트너스'(Ballard Partners) 등을 잇달아 선임하며 미국 내 네트워크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향후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이 단순 기업 간 대결을 넘어 핵심광물 공급망과 국가안보 이슈로까지 확장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flyhighr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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