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내면 남는 게 없다"…고유가 늪에 빠진 택배·화물 노동자 '시름'
"지난해 평균 휘발유 1500원…평년 대비 비용 부담 커"
"적정한 운임·소득 보장받을 수 있는 가격 결정 구조 정착돼야"
- 신민경 기자
(서울=뉴스1) 신민경 기자
유류비로만 매월 200만 원이 늘었습니다.
중동 사태 장기화로 유가 부담이 확대되면서 택배 및 화물 운송업계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정부가 유류세 인하와 석유 최고가격제 등을 시행하며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현장에서 체감하는 유가는 여전히 종사자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수준이다.
6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2000원(4일 기준 2,011.13원) 선을 넘어선 후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현장의 체감 경기는 수치보다 훨씬 심각하다. 택배업계 종사자 A 씨는 "지난해 평균 유가가 1500원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리터당 500원가량 급등한 상태가 두 달 넘게 이어지고 있다"며 "한 달에 보통 4000리터가량을 소모하는 화물 노동자의 경우, 작년 대비 유류비로만 매월 200만 원을 더 지출하고 있는 셈"이라고 토로했다.
정부가 유가 보조금 지급, 고속도로 야간 통행료 할인 등의 대책을 내놓고는 있으나, 이는 임시방편일 뿐 급격한 소득 감소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화물업계는 운송 노동자들의 소득을 갉아먹는 근본 원인으로 '가격 결정 구조'를 지목한다. 원청 화주들이 최저가 입찰제를 고수하면서 운송사들이 물량을 따내기 위해 출혈 경쟁을 벌이고, 그 과정에서 발생한 손실이 고스란히 노동자에게 전가되는 구조라는 주장이다.
화물운송업계 관계자 B 씨는 "화주가 최저가 입찰제를 고수하면 운송사는 계약을 따내기 위해 낮은 가격을 써낼 수밖에 없다"며 "결국 줄어든 마진은 화물 노동자의 임금을 깎거나 수수료를 늘리는 방식으로 메워진다"고 비판했다.
노동계가 제시하는 근본적인 해결책은 '안전운임제'의 전면 시행과 철저한 준수다. 안전운임제는 유가 변동에 따라 운임을 연동함으로써 노동자의 최소 소득을 보장하는 장치지만, 현재 적용 범위는 전체 품목의 6~10% 수준에 머물러 있다.
박재하 공공운수노조 정책국장은 "안전운임제 적용 품목이 극히 일부에 그치다 보니 대다수 화물 노동자가 고유가 피해를 무방비로 맞고 있다"며 "그나마 제도가 적용되는 분야에서도 위탁 수수료를 임의로 떼가는 등 위반 사례가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가 약속한 대로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도록 철저한 감시와 법적 보장이 이뤄져야 하며, 산업 전반에 적정한 운임과 소득을 보장받을 수 있는 가격 결정 구조가 정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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