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노 갈등 '일파만파'…비반도체 노조, 임단협 공동교섭단 탈퇴

삼성전자 노조 '반도체 중심 성과급 요구'에 DX부문 반발 확산

23일 경기 평택시 고덕동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4·23 투쟁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4.23 ⓒ 뉴스1 김영운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호 기자 = 삼성전자(005930) 노동조합의 회사를 상대로 한 성과급 요구가 반도체 부문만을 우선한다는 불만이 확산하면서 비(非)반도체 부문이 중심인 일부 노조가 임금교섭 공동교섭단 탈퇴를 선언했다. 삼성전자 노조의 과도한 성과급 요구에 따른 '노노(勞勞) 갈등'이 확산하는 모양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조 임금교섭 공동교섭단 내의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SECU, 3노조)'은 4일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초기업노조)에 '2026년 임금교섭 공동교섭단 종료의 건'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보냈다.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은 "최근 우리 노조가 특정 분야의 조합원이 아닌 전체 조합원 권익을 위한 안건 발의 및 요청에도 귀 조합에선 현재까지 아무런 응답을 하지 않았다"며 "심지어 협의하려는 의사조차 보이지 않는 등 전체 조합원 권익을 위한 우리 노조의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는 상황과 현실에 이르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과거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우리 노조를 향한 지속적인 공격과 비하하는 사례가 계속되고, 심지어 어용노조라는 도가 지나친 악의적인 표현도 서슴지 않고 있다"고도 했다.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은 "그동안 안정적인 공동교섭단 운영을 위해 협력과 자제를 수없이 요청해 왔지만 이같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상호 신뢰가 훼손됐고 공동교섭단이 지향하고 있는 협력적 교섭 관계나 양해각서의 목적 달성이 불가하다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025년 임금교섭 공동교섭단 구성 및 운영에 관한 양해각서의 목적, 상호신뢰 규정에 심각히 위반됐다고 판단, 공동교섭단 참여를 즉시 종료하고자 한다"고 했다.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은 초기업노조, 전삼노와 함께 지난해 11월 '임금교섭 공동교섭단 구성 및 운영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공동교섭단을 꾸렸고 사측과의 협상이 결렬된 후 공동투쟁본부를 통해 공동으로 대응해 왔다.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의 조합원은 지난 3월 기준, 2260명가량으로 집계됐다. 동행 조합원 중 70%가량이 디바이스경험(모바일·가전, DX) 소속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의 임단협 공동교섭단 탈퇴는 DX부문 직원들의 불만을 반영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삼성전자 초기업노조 홈페이지에는 DX부문 직원을 중심으로 노조 탈퇴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하루 100건 미만이던 탈퇴 요청은 지난달 28일 500건을 넘어섰고 29일에는 1000건 이상까지 늘었다. 사내 게시판과 직장인 커뮤니티에서도 탈퇴 인증이 이어지며 확산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최근 노조의 행보가 반도체 부문을 중심으로 한 성과급 요구에 집중되고 DX부문은 소외됐다는 불만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DS부문에 대해 영업이익의 15%를 상한 없이 성과급으로 지급할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DX부문에 대해서는 별도의 요구를 내놓지 않은 상태다. 조합원 구성 역시 약 80%가 DS부문에 편중돼 있어, 상대적으로 소수인 DX 소속 직원들의 소외감이 누적돼 왔다는 불만이 팽배했다.

게다가 파업 국면을 대비해 조합비를 대폭 인상한 결정도 불만을 키운 요인으로 거론된다. 노조는 쟁의 기간 중 조합비를 기존 1만 원에서 5만 원으로 올리고 파업 참여 스태프에게는 일정 조건 충족 시 최대 300만 원의 활동비를 지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데 DX부문에선 "직접적인 수혜는 없는데 남의 투쟁을 위해 비용만 부담한다"는 불만이 많았다고 한다.

goodda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