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하반기 적자탈출 예약…ESS 본격화, 전기차도 급성장
1분기 3사 합산 6600억 영업손실 추정…작년 4분기 대비 2000억↓
LG엔솔·삼성SDI, ESS 라인전환 완료·…고유가에 전기차 각광
-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LG에너지솔루션(373220)·삼성SDI(006400)·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가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며 하반기 적자 탈출을 예고했다.
전기차 배터리 생산 라인 일부를 에너지저장장치(ESS) 배터리 생산 라인으로 전환하면서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인공지능(AI) 열풍으로 미국 수요가 급증했고 중국 제품 퇴출 효과가 나타나고 있어서다.
특히 중동 전쟁의 영향으로 유럽과 국내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점도 하반기 실적 반등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29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배터리 3사의 올해 1분기 영업손실 규모는 6600억 원 상당으로 추산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 1분기 2078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면 지난해 4분기 이래 2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삼성SDI의 영업손실은 1556억 원으로 2024년 4분기 이래 6개 분기 연속 적자다. SK온의 실적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증권가에서는 3000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6개 분기 연속 적자를 예상한다.
올 1분기 3사 합산 영업손실은 6600억 원대로 전분기 대비 2000억 원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의 적자 폭은 70%가량 확대됐지만 미국, 유럽 공장의 ESS 생산 초기 설비 최적화 비용이 일시적으로 반영된 영향이 크다. 삼성SDI는 1분기 적자 폭이 전분기 대비 64.2% 감소했고, SK온도 32.0% 감소할 것으로 기대된다.
영업손실 추이를 보면 삼성SDI와 SK온은 각각 지난해 3분기와 4분기,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1분기를 저점으로 바닥을 찍는 흐름이다.
이에 올 하반기에는 각 사가 분기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오재균 삼성SDI 경영지원담당 부사장은 전날 열린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실적 '턴 어라운드'(전환)을 위해 준비해 온 과제들의 성과가 점차 실적으로 나타나고 있어 하반기 중 분기 흑자 전환 목표가 현실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적자 탈출은 ESS가 이끌 전망이다. K-배터리 3사는 생산 라인 전환을 마친 뒤 ESS용 배터리를 앞다퉈 출하하고 있다. 인공지능(AI) 열풍에 따른 데이터센터 구축이 본격화되며 전방 ESS 시장이 호조를 보여서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ESS 시장은 2024년 235GWh에서 2035년 615GWh로 연평균 9%씩 성장할 전망이다. 특히 AI 열풍의 중심 북미에선 올해 ESS 배터리 수요가 지난해 대비 5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달 초 폴란드 공장에서 현지 국영 전력공사 PGE와 공동 추진 중인 ESS 설비 건설 프로젝트 관련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처음으로 출하했다. 오는 7월까지 5900억 원 상당의 배터리 공급이 완료되면 폴란드 북부 자르노비에츠 지역에는 1GWh 규모의 유럽 최대 ESS 설비가 구축돼 내년부터 상업 가동에 들어간다. 미국 테네시주 스프링힐 소재 GM 합작 얼티엄셀즈 공장은 올해 2분기 중으로 ESS용 LFP 배터리 셀을 양산한다.
삼성SDI는 지난해 10월 미국 인디애나주 코코모 소재 스텔란티스 합작 공장 스타플러스에너지(SPE)에서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을 기반으로 한 ESS 배터리 양산을 시작했고, 올해 하반기 중으로 같은 공장에서 LFP 기반 배터리 양산도 병행한다. 해당 공장에서 생산된 NCA·LFP 배터리는 올해부터 2029년까지 미국 에너지 전문업체에 1조 5000억 원 규모로 순차 공급된다. 내년부터는 또 다른 미국 에너지 전문업체에 3년간 2조 원의 ESS용 LFP 배터리를 인도할 예정이다.
SK온은 올해 하반기부터 미국 조지아주 커머스 소재 공장에서 ESS용 배터리 양산을 시작한다. 이를 위해 공장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 라인 일부를 ESS 라인으로 전환하고 있다. ESS 배터리 고객도 이미 확보한 상태다. 지난해 9월 미국 재생에너지 기업 플랫아이언과 1GWh 규모의 LFP 기반 ESS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해 올해 안에 이를 공급할 계획이다.
올해 들어 유럽과 국내를 중심으로 전기차 시장 성장 속도가 빨라진 점도 각 사가 전기차 배터리 물량 확대를 기대하는 배경이다. 유럽자동차제조협회(ACEA)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유럽 내 전기차 판매량은 72만 3000여 대로 전년 동기 대비 26.2% 급증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한국에서 판매된 전기차(BEV)는 8만 3529대로 전년 동기 대비 149.5% 급증했다.
지난 2월 말 발발한 미국·이란 전쟁의 영향으로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한 데다 독일,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등 유럽 주요국들이 지난해부터 전기차 보조금 정책을 부활하거나 증액한 결과다. 한국은 올해 전기차 보조금 예산이 전년 대비 30% 이상 증액됐지만, 전기차 판매 폭증으로 예산 조기 소진이 확실시돼 추가경정예산 편성 필요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2023년을 전후로 유럽과 한국의 전기차 성장세가 기대에 못 미치면서 기존 계약 물량보다 작은 규모로 전기차 배터리가 출하됐다면, 최근에는 전기차 제조사들이 기존 계약 물량에 준하는 수준으로 배터리 공급 물량을 늘려달라고 타진하고 있다"며 "ESS 설비 전환으로 전기차 수요 위축에 대응하는 사이 예상보다 빠르게 전기차 시장이 회복하는 모양새"라고 설명했다.
seongs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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