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아픈 손가락' 가전 새판 짠다…'AI 가전' 집중·中 철수
기술 경쟁력 갖춘 전략 제품에 집중…일부 가전, 외주 생산 전환
中 가전·TV 판매 중단 예정…"수익성 기반 성장 사업으로 환골탈태"
- 박기호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호 기자 = 삼성전자(005930)가 중국의 저가 공세와 소비 둔화로 위기에 처한 가전 사업에 대한 대대적인 재편 작업에 착수한다. 수익성이 낮은 일부 가전 생산 라인은 폐쇄하고 경쟁력 있는 부문에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또한 중국 시장에서 TV와 생활가전의 제품 판매를 중단한다. 삼성전자는 가전 사업의 발 빠른 사업혁신을 통해 수익성 기반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기로 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DA(가전) 사업부는 지난 17일 임직원 대상으로 경영설명회를 열고, 이 같은 방침을 공유했다.
신속한 사업 구조 개편을 통해 수익성을 제고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게 핵심이다. 현재 가전 사업의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고 '수익 기반의 성장형 사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깔려 있다.
삼성전자 가전 사업은 최근 반도체를 비롯한 주요 부품의 원가와 물류비 상승 등 어려움이 가중되며 더욱 민첩한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사업 혁신을 위해 최고 경험·품질 구현 제품에 더욱 집중하고 글로벌 냉난방공조(HVAC) 사업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또 기업 간 거래(B2B), 구독 서비스 등 고성장 사업 확대에 나서기로 했다.
특히 압도적인 기술 경쟁력을 갖춘 전략 제품에 역량을 집중한다. 삼성전자는 전작 대비 건조시간을 10분 단축해 69분 만에 세탁·건조를 마치는 국내 최대 건조 용량(20㎏)의 '비스포크 AI 콤보', 펠티어(Peltier) 반도체 소자를 활용한 고효율 '하이브리드 쿨링' 방식의 '비스포크 AI 패밀리허브' 냉장고, 생활패턴·환경에 맞춰 여섯 가지 'AI·모션 바람'을 제공하는 '비스포크 AI 무풍콤보 갤러리 프로' 에어컨 등과 같은 글로벌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한 제품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로봇청소기, 의류관리기 등 최적의 경험을 제공하는 AI 가전 신제품들을 선보였다.
반면, 식기세척기, 전자레인지 등의 제품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제조자개발생산(ODM) 방식으로 전환한다.
미래 먹거리인 HVAC 사업은 지난해 인수한 독일 플랙트그룹(FlaktGroup)과 함께 연평균 9% 이상 고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중앙공조 분야를 집중 공략한다.
글로벌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한 HVAC 거래처를 유럽과 북미, 아시아권으로 확대하고, 데이터센터 냉각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액체 냉각 설루션도 지속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가전 시장의 중요한 한 축을 형성하고 있는 B2B 시장 공략도 강화한다. 삼성전자는 B2B 특화 라인업과 전담 인력 확충에도 나선다. 성장 사업인 가전 구독 서비스도 한국 판매를 가속화하고, 해외 진출에 발 빠르게 나서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중국 사업 재편에도 나선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삼성전자가 연내 중국에서 가전·TV 판매를 중단하고 실적이 좋은 미국 시장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닛케이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4월 말 중국 가전·TV 판매 중단을 결정하고, 현지 직원과 거래처를 대상으로 설명을 시작할 예정이다. 중국 내 재고는 순차적으로 처분되며 판매는 2026년 중 완전히 종료될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중국에서 냉장고·세탁기·에어컨 등을 제조하고 있으며, 생산 체제는 유지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서 생산된 제품은 수출에 활용될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이 같은 조치는 가전 사업 부문의 실적 부진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냈지만 가전 사업 부문은 메모리 가격 상승 부담, 중국 기업의 견제 등으로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
생활가전의 DA 사업부와 TV를 담당하는 VD사업부는 지난해 2000억 원의 영업 손실을 낸 데 이어 올해도 비슷한 규모의 적자가 예상된다.
이에 DX 부문 사업부는 모두 비상 경영 체제에 돌입한 상태다. 삼성전자 DX부문은 전 사업부에서 비용 30% 감축에 나섰으며, 조직 효율화도 병행 중이다. 출장 규정도 강화되면서 부사장급 이하 임원은 10시간 미만 출장 시 기존 비즈니스석 대신 이코노미석을 이용하도록 하는 등 세부 비용까지 통제 범위를 넓혔다.
김철기 DA 사업부장은 "올해가 가전 사업 구조 혁신에 나설 마지막 '골든타임'이라는 절박한 위기의식을 가지고, 선택과 집중을 최대한 빠른 속도로 실행해 수익성 기반의 성장하는 사업으로 환골탈태하자"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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