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그룹 '진격'…M&A 확대 이어 이호진 회장 배구연맹 총재 유력

태광, 애경산업·동성제약 인수에 조선업 진출…M&A 영광 재추진
이호진 전 회장, KOVO 총재 추대 유력…대외활동 재개 신호탄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

(서울=뉴스1) 박기호 기자 =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이 한국배구연맹(KOVO) 차기 총재로 선임이 유력해지면서 태광그룹의 외연 확장에 재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최근 태광그룹은 화장품 및 생활용품, 호텔, 제약, 조선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대대적인 M&A(인수합병)를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 이 전 회장이 KOVO 총재 취임을 계기로 본격적인 대외 행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배구연맹은 21일 흥국생명과 3년간 타이틀스폰서 계약을 체결한다고 밝혔다. 배구계에선 이번 스폰서십 참여를 계기로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의 구단주인 이 전 회장의 차기 총재 추대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KOVO는 이달 말 이사회를 열고 차기 총재 선임 안건을 의결할 예정인데 이 전 회장의 총재 선임에 이견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전 회장이 총재직에 오르면 한국실업배구연맹 회장 등을 지낸 태광그룹 창업주 고(故) 이임용 회장에 이어 2대에 걸쳐 배구 행정에 참여하게 된다.

태광그룹의 배구 사랑은 업계에 잘 알려져 있다. 태광그룹은 1970년대 실업팀 창단을 시작으로 프로팀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 세화여중·고 배구부 등 50년 넘게 배구 종목을 지원해 왔다.

이 전 회장 역시 배구 유소년 선수 육성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4월 그룹 학교재단 이사장에 취임한 이후 세화여중·고 배구부 선수들이 경기력 향상에 전념할 수 있게 합숙시설 리모델링뿐 아니라 영양 관리 등 학교 차원의 세심한 지원도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회장이 공개 행보를 예고하면서 태광그룹의 외연 확장 역시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태광그룹은 최근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해 포트폴리오 재편과 신사업 확대를 동시에 추진 중이다. 태광그룹은 애경산업을 인수, 계열사로 공식 편입했다. 태광그룹은 애경산업을 글로벌 토탈뷰티 기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지난해 매출의 32% 수준이었던 화장품 매출 비중도 오는 2028년에는 50%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태광그룹은 동성제약도 인수했다. 업계에선 동성제약에 대해 구조 개선을 통해 기업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기업으로 평가하고 있다. 태광그룹은 계열사와 동성제약 간의 시너지 창출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태광그룹은 코트야드 메리어트 명동 호텔도 인수하면서 호텔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태광그룹은 케이조선(옛 STX조선해양) 인수전에도 참여 중이다. 케이조선은 한때 수주잔량 세계 4위 기업이었지만 이후 워크아웃 등을 거쳐 유암코 컨소시엄에 매각된 바 있다. 태광그룹은 케이조선 인수에 상당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태광그룹이 최근 포트폴리오 재편을 위해 추진 중인 M&A 규모만 약 1조 5000억 원에 달한다.

태광그룹은 현재 그룹의 모체인 석유화학 업황 부진, 신사업 투자 지연 등으로 재계 순위가 50위권까지 내려왔다.

과거 지역 케이블 방송, 보험사, 저축은행 인수 등을 통해 태광그룹을 재계 순위 30위권으로 키웠던 이 전 회장은 현재 태광산업 경영고문으로서 다양한 분야에서 조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에서는 태광그룹의 M&A 추진과 이 전 회장의 배구연맹 총재 선임 등 외부 활동 재개가 이뤄지면서 그룹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이 전 회장이) 공격적인 인수합병을 통한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과 함께 스포츠 후원 등 대외 활동도 병행하며 그룹 전반의 접점을 점차 넓혀가고 있다"며 "태광그룹이 지난 10여년간의 정체기를 지나 재도약에 나서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goodda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