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란 재공방에 일부 선박 사우디서 UAE 이동 후 다시 닻 내려"

"닻 올렸다 내리기 반복…선원 피로도 상승"
韓 선박 다수 UAE 두바이·샤르자 대기

아랍에미리트(UAE) 라스알카이마 북부에서 바라본 호르무즈 해협 인근 페르시아만의 화물선.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현우 기자

우리 선박들이 호르무즈 해협 탈출을 기대하며 출항 준비를 했다가 다시 안전한 자리에서 대기하는걸 반복하고 있습니다. 선원들의 피로도가 상당합니다.

박상익 SK해운연합노조 부위원장은 20일 호르무즈 해협 내측에 갇혀 있는 우리 선박의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다.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이 끝없는 기다림으로 바뀌는 일이 반복되면서 선원들이 지쳐가고 있다.

중동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 내측인 사우디아라비아 주바일 인근에 있던 우리 선박 일부가 해협 탈출을 위해 운항에 나섰으나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샤르자 인근에서 이동을 멈췄다.

호르무즈 해협 통항을 둘러싼 미국·이란 간 공방이 격화하면서 안전 통항이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상황 장기화에 따른 선원 건강 및 보급 문제를 우려했다.

앞서 미국은 19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 '역봉쇄'를 우회하려던 이란 국적 화물선을 공격·나포했다. 이에 이란 측은 미군 함정에 드론으로 보복 공격을 가했다.

현재 페르시아만에 발 묶인 선박은 2000척 이상으로 추정된다. 그중 우리 선박은 모두 26척으로 선원은 173명이다. 해당 선박들은 HMM(011200), 팬오션(028670), 장금상선, SK해운 등이 운용하고 있다.

선종별로는 △원유 및 석유 제품 운반선 17척 △벌크선 5척 △컨테이너 운반선 1척 △가스 운반선 2척 △자동차운반선 1척 등이다. 현재 우리 선박 다수가 UAE 두바이·샤르자에 대기하고 있다.

고립 기간이 길어지면서 선원들의 심적 부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전정근 HMM 해원연합노조위원장은 "호르무즈 통항·봉쇄 소식이 잇따르면서 혼란스러운 상황"이라며 "심리적 압박이 상당할 것으로 판단되는데, 선원 스트레스 등 문제에 대한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해협 탈출이 용이한 지역으로 이동하면서 식료품 보급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 선사와 정부에서 식료품 보급 등 문제가 없도록 최대한 지원을 하는 것으로 알지만 해협을 빠르게 탈출하기 위해 위치한 지역은 보급이 어려울 수 있어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호르무즈 해협을 이날 오전 11시 기준 모잠비크 선적 원유운반선, 카메룬 선적 유조선 등 일부 선박이 통과하고 있다. 다만 이들 선박은 이란이 서방 제재를 회피하기 위해 운용하는 '그림자 선단' 선박 등으로 분류돼 사실상 해협은 봉쇄된 상태로 분석된다.

hwsh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