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장에서 5박 6일"…반려견 지킨 보호자, 심장 심포지엄 울렸다

고려동물메디컬센터 심장 심포지엄 개최

고려동물메디컬센터 이정민 동물암센터장(오른쪽)과 엽경아 심장센터장이 12일 서울대 수의과대학 스콜필드홀에서 열린 심장 심포지엄에서 심장 질환 치료 케이스를 발표하고 있다. ⓒ 뉴스1 한송아 기자

(서울=뉴스1) 한송아 기자 = 경기 파주에서 충북 청주까지 반려견을 데리고 온 보호자는 동물병원 주차장에서 차에서 숙박하며 5박 6일을 버텼다. 심장병 말기와 신부전이 동시에 진행된 13살 말티즈(몰티즈). 이미 온갖 약물 치료를 이어왔지만 상태는 악화한 상황이었다.

이정민 고려동물메디컬센터 원장(동물암센터장)은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입원 기간 내내 보호자가 병원 주차장에서 지내는 모습을 보고 그 간절함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12일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스코필드홀에서 열린 고려동물메디컬센터(KAMC) 심장 심포지엄에서는 이처럼 교과서로 설명하기 어려운 '현장의 사례'가 공유되며 참석 수의사들의 이목을 끌었다.

이날 고려동물메디컬센터 심장팀은 심장 판막 질환인 승모판 폐쇄부전증 말기 단계(MMVD stage D)와 만성 신장질환(ACKD)이 동반된 고난도 환자(환견) 증례를 발표했다.

이정민 원장에 따르면 해당 환자는 내원 당시 식욕절폐와 핍뇨 상태였다. 이미 장기간 약물 치료를 이어온 병력이 있었다. 병원에서는 투석 치료를 진행했고 입원 기간 보호자는 병원 주차장에서 지내며 반려견 곁을 지켰다.

다행히 투석 이후 환견은 다시 식사를 시작했다.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여겨지는 TEER(V-Clamp) 수술은 불가능한 상태였다. 폐고혈압과 신장 상태, 해부학적 조건이 모두 수술에 적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엽경아 고려동물메디컬센터 심장센터장은 "해부학적으로 수술이 가능한 구조가 아니었고 오히려 수술하지 않는 것이 더 나은 생존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퇴원 이후 보호자는 다른 치료 가능성을 찾기 위해 여러 병원을 찾았지만 2개월 사이 심장병과 신부전이 악화하고 간부전까지 진행됐다. 이후 다시 고려동물메디컬센터를 찾아 4차 투석 이후 다시 스스로 밥을 먹기 시작했다.

이정민 고려동물메디컬센터 이정민 동물암센터장(오른쪽)이 12일 서울대 수의과대학 스콜필드홀에서 열린 심장 심포지엄에서 심장 질환 치료 케이스를 발표하고 있다. ⓒ 뉴스1 한송아 기자

이정민 원장은 "MMVD stage D와 신장질환이 동반된 환자는 약물 조절이 매우 어렵다"며 "지속되는 폐수종으로 공격적인 이뇨 처치가 필요한 상황에서 급성 신부전이 동반되기도 하는데 이 경우 수액 치료나 투석을 통해 개선을 시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이 외에도 심장병과 소장 종양이 함께 확인된 환자, 만성 신부전 환자에서 CT 촬영 이후 발생한 무뇨기 사례, TEER(V-Clamp) 수술 후 비장 혈관육종 발생한 사례 등 다양한 임상 케이스가 공유됐다.

특히 "이론과 달리 실제 임상은 훨씬 복잡하다"는 점이 반복적으로 강조되며 참석자들의 공감을 이끌었다.

학술 강의도 이어졌다. 미국 수의심장학 전문의 브라이언 마란(DACVIM-Cardiology)은 '비대성 심근병증(HCM)과 동맥 혈전증'을 온라인으로 발표했다. 엽경아 심장센터장은 심장초음파 전도 해부학과 개의 V-Clamp(TEER) 시술 관련 최신 정보를 소개했다.

초청 강사로 김경희 인천세종병원 심장이식센터장이 참여해 '우심장과 폐고혈압'을 주제로 강의했다. ⓒ 뉴스1 한송아 기자

특히 김경희 인천세종병원 심장이식센터장의 '우심장과 폐고혈압' 강의는 인의 관점의 임상 접근을 제시하며 주목을 받았다.

이날 심포지엄에는 총 190명이 등록해 참석했다. 조기 마감 이후에도 문의가 이어질 만큼 높은 관심 속에 마무리됐다.

엽경아 심장센터장은 "TEER 관련 연구 결과를 곧 논문으로 발표할 예정"이라며 "앞으로도 반려동물 심장 질환 치료의 발전과 환자의 생존율 및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이를 통해 수의학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해피펫]

엽경아 고려동물메디컬센터 심장센터장이 12일 서울대 수의과대학 스콜필드홀에서 열린 KAMC 심장 심포지엄에서 강의하고 있다. ⓒ 뉴스1 한송아 기자

badook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