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조 유증에 뿔난 주주들…한화솔루션, 유증 불가피한 까닭은

채무상환에 1조5000억, 시설자금 9000억 투입…주주들 '공분'
부채비율 '경고등' 신용등급 하락 위기…차세대 기술개발 필요

한화솔루션이 지난 26일 유상증자에 나서자 이를 두고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주주들은 주주가치가 희석된다는 불만을 제기하는 반면 한화솔루션이 재무구조 개선 및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유상증자가 불가피하다는의견도 잇따른다.(한화제공)

(서울=뉴스1) 김진희 기자 = 한화솔루션(009830)이 주주총회 이틀 만에 돌연 대규모 유상증자에 나서면서 주주들의 거센 항의에 직면했다. 유증 발표 이후 주가가 급락했고 유증이 장기간 주가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일부 소액주주들은 청와대에 소액주주 보호를 위한 제도적 조치를 촉구하는 국민 탄원서 제출도 준비 중이다.

하지만 한화솔루션의 유상증자가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신용평가사들은 태양광, 화학산업 업황 둔화로 재무구조가 악화해 신용등급이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해 왔다. 신용등급 하락은 이자 비용 증가는 물론 자금 조달에도 악영향을 준다. 중장기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차세대 기술개발을 위한 연구도 소홀히 해선 안 된다.

한화솔루션 최고 경영진은 책임경영 실현과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42억 원 규모의 회사 주식 매입을 통해 주주 달래기에 나섰다.

"빚 갚으려고 유증? 주주가치 희석" 주주 불만 쇄도

29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은 26일 정기주주총회 직후 이사회를 열고 2조 4000억 원 규모(보통주 7200만 주)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그중 1조 5000억 원을 채무 상환에 사용하고 9000억 원은 시설자금으로 사용된다.

이는 기존 발행 주식 수의 약 42%로 유상증자 발표 이전 기준 시가총액(7조 7000억 원)의 31%에 이른다.

유상증자 발표 당일 주가는 약 18% 급락했다. 증권가는 '매도 의견' 등 부정 전망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유상증자는 주식회사가 자금을 조달하는 합법적인 방법이다. 대규모 설비 투자 등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경우 긍정적으로 인식된다. 하지만 주식 수가 늘면 주당순이익이 줄어들어 기존 주주에게는 악재로 여겨진다.

한화솔루션은 선제적으로 대규모 유상증자를 시행해 신용등급 하락 우려를 해소하겠다고 밝혔으나 주주들 불만과 비판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조달 자금의 60%가 넘는 1조 5000억 원이 단기 차입금 및 회사채 상환 등 채무 상환에 쓰인다는 소식에 비판은 더욱 거세다.

일부 주주들의 탄원도 이어진다.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는 한화솔루션 유상증자와 관련해 금융감독원의 중점 심사를 촉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신용평가 하락 위험·태양광 매출 확대 선제 대응…유증 불가피"

한화솔루션은 유상증자 결정이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중장기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최근 글로벌 태양광·화학 업황 둔화로 신용등급 하락 압박이 커졌다.

한화솔루션은 2024~2025년 2조 3000억 원 규모의 재무구조 개선을 지속했다. 전남 여수산업단지 내 유휴부지, 울산 사택부지, 신재생에너지 개발자산 등 1조6000억 원 규모의 자산도 내놨다.

그럼에도 한화솔루션의 2025년 말 부채비율은 196%로 사실상 위험 구간에 다다랐다.

한화솔루션은 올해 추진 중인 자산 유동화 규모는 3000억 원 수준으로 추가적인 자구안 여력이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한화솔루션은 회사채, 기업어음(CP), 대출 등을 상환해 올해 기준 연결 부채비율을 150% 미만으로 낮추고 순차입금을 종전 12조 6000억 원대에서 9조원 대로 관리할 계획이다.

또 2026년 OPEX(기업이 일상적인 영업을 유지하기 위해 매달 발생하는 운영비)와 CAPEX(장기적으로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자산을 취득·개선하는 데 쓰는 투자지출) 1조 9000억 원을 제외하고, 미래 성장 투자 재원 9000억 원이 추가로 필요한 상황이다.

한화솔루션은 1조 9000억 원에 대한 자금 수요는 이번 유상증자 자금이 아니라 자체 영업현금흐름(EBITDA) 1조 6000억 원, 자산유동화를 통한 3000억 원으로 충당할 계획이다.

태양광 고출력 기술 전환 등 추가 시설자금 9000억 원의 확보가 추가로 필요한 상황이다.

한화솔루션은 차세대 태양광 기술 페로브스카이트 탠덤 파일럿 라인 구축에 1000억 원을 투자하고, 이를 기반으로 대규모 양산 라인 구축과 톱콘(TOPCon) 생산능력 확대에 8000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탠덤 기술은 기존 태양전지 대비 효율과 출력 성능을 높일 수 있는 차세대 기술로 업계에서 '게임 체인저'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유증으로 단순히 빚을 갚는 데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한화솔루션은 이번 투자를 통해 기술 격차를 확보하고 2030년 매출 33조 원, 영업이익 2조 9000억 원을 달성한다는 중장기 목표를 제시했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7일 한화오션 거제 사업장에 방문해 임직원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한화그룹 제공) 2023.6.7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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