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 여수 공장 가동 중단…여수산단 '셧다운' 확산(종합)
정기보수 일정 약 3주 앞당겨…내달 29일 공장 재가동 예정
정부 '수출 금지' 강수에도 업계 고심…산업 전반 타격 우려
- 원태성 기자
(서울=뉴스1) 원태성 기자 = 중동 전쟁 장기화로 나프타 수급 차질이 심화하면서 국내 석유화학 공장 가동 중단이 확산하고 있다. 일부 설비의 일시 정지가 아닌 주요 생산시설 전반으로 중단 범위가 넓어지며 '연쇄 셧다운' 우려가 현실화하는 양상이다.
롯데케미칼(011170)은 27일 공시를 통해 전남 여수공장 생산시설 전체 가동을 중단하고 정기보수(턴어라운드·TA)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당초 다음 달 18일로 예정됐던 보수 일정을 약 3주 앞당긴 조치다. 중동 분쟁 여파로 나프타 조달이 어려워지자 생산량을 줄이는 동시에 전략적으로 설비 점검을 명목으로 가동을 중단하는 식으로 대응에 나선 것이다. 재가동 시점은 5월 29일이다.
앞서 LG화학(051910)도 지난 23일부터 여수 2공장(연산 80만 톤 규모)의 가동을 중단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길어지면서 나프타 수급난이 심화하자,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1공장(120만 톤)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LG화학은 그간 나프타 소요량의 절반을 해외 수입에 의존해 온 탓에 공급망 차질의 직격탄을 맞았다.
여천NCC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여천NCC는 프로필렌 전용 공장(OCU)의 가동을 멈춘 데 이어, 나프타분해설비(NCC) 가동률을 최저 수준인 60%까지 낮췄다. 특히 국내 석화기업 중 최초로 '공급 불가항력'을 선언하며 업계의 비상 상황을 알렸다. 비핵심 공정부터 우선 중단해 손실을 최소화하겠다는 전략이지만 재고 물량이 충분하지 않아 추가 셧다운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정부는 사태의 심각성을 고려해 이날 0시부터 5개월간 국내 생산 나프타의 수출을 전면 금지하는 긴급 조치를 시행했다. 기존 수출 물량을 내수로 돌려 공급망을 안정시키겠다는 취지다. 나프타를 경제안보 품목으로 지정하고 저리 융자 등 금융 지원책도 내놨지만, 업계에서는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구조적 한계 탓에 실효성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국내 나프타 수요의 약 54%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중동발 물량이다. 전쟁으로 이 루트가 막히면서 대체 선 확보를 위해 러시아산 도입까지 검토되고 있으나 이마저도 국제 가격 상승으로 부담이 큰 상황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일부 공장의 중단이 산업 전체의 마비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면서도 수입선 다변화와 수급 조정을 상시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석화 업계의 연쇄 가동 중단은 자동차, 섬유, 건설 등 전방 산업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에틸렌과 프로필렌 등 기초유분 생산이 차질을 빚으면 이를 원료로 쓰는 하공정 제품 가격 상승과 수급 불안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나프타 수급난이 한 달 이상 지속될 경우 국내 제조업 전체가 가늠하기 어려운 충격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k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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