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미사일'에서 '위성·발사체'로…K-방산, 사업판 다시 짠다

사업 목적 추가·대규모 투자에 사명변경…사업 확장 가속

4차 발사를 앞둔 누리호가 26일 전라남도 고흥 나로우주센터 발사대에 기립되어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11.26 ⓒ 뉴스1

(서울=뉴스1) 양새롬 기자 = 국내 방산업계가 기존 무기체계 중심 사업 구조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 우주 산업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발사체부터 위성, 서비스까지 이어지는 신성장 축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우주로 눈 돌린 방산기업들

30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는 최근 주주총회에서 '항공기 및 우주선 발사 서비스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하며 우주 사업 확대를 공식화했다. 기존에는 발사체 엔진과 핵심 부품 공급에 집중해 왔다면, 앞으로는 발사 서비스까지 직접 수행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의미다.

한화그룹은 이미 발사체를 담당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위성 사업을 맡고 있는 한화시스템(272210)을 축으로 사실상 수직계열화를 구축한 상태다. 이에 스페이스X와 유사한 '통합 우주 사업 모델'로 진화하는 초기 단계로 볼 수 있다는 해석이다.

현대로템(064350) 역시 우주 분야를 중장기 성장 축으로 낙점했다. 현대로템은 주총을 앞두고 공개한 중장기 투자 로드맵에서 항공우주 추진시스템을 신규 사업으로 제시하고, 메탄 기반 우주 발사체 엔진 개발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올해부터 3년간 1조 8000억 원+α의 투자도 예고했다. 지상 무기체계 중심에서 벗어나 우주 추진 기술까지 영역을 넓히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LIG넥스원(079550)은 한발 더 나아가 기업 정체성 자체를 바꾸는 승부수를 던졌다. 31일 주주총회에서 사명을 아예 'LIG 디펜스&에어로스페이스'(LIG D&A)로 변경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이는 유도무기와 정밀 타격체계, 센서 중심 기업에서 항공·우주를 포괄하는 통합 방산기업으로 탈바꿈하겠다는 선언으로 해석된다. 사업 확장 수준을 넘어 회사의 정체성과 미래 방향성을 '우주'로 명확히 이동시키는 조치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최근 김종출 신임 대표이사 사장이 취임하며 재도약을 예고한 한국항공우주산업(047810·KAI)도 우주 사업 등 미래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전장도 우주로…군사 패러다임 변화

이처럼 주요 방산 기업들은 차세대 전장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일제히 우주로 눈을 돌리는 모양새다.

미사일과 로켓은 동일한 추진체 기술을 기반으로 하고, 위성·통신 자산은 현대 군사력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았다. 즉 우주는 방산의 확장된 영역이자 자연스러운 다음 단계일 수밖에 없다.

시장 환경도 우호적이다. 글로벌 우주 산업은 민간 기업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각국의 군비 경쟁 심화로 군사위성과 정찰 자산 수요 역시 급증하고 있다. 발사체와 위성, 지상 통제까지 통합 제공하는 패키지형 사업 모델이 새로운 경쟁력으로 부상하는 흐름이다.

그동안 K-방산이 자주포, 잠수함, 전투기 등 완제품 수출을 통해 성장해 왔다면, 앞으로는 우주 기반 인프라까지 포함한 통합 시스템 수출로 확장될 가능성이 크다.

김아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우크라이나 전쟁 등을 겪으면서 우주는 현대전의 승패를 좌우할 핵심 전략으로 부상했다"며 "국방·안보 수요의 급증은 글로벌 우주 시장의 수요를 구조적으로 견인하는 핵심 동인이 됐다"고 분석했다.

flyhighro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