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칼 조원태·호반 지분격차 1%p대…경영권 분쟁 가능성? 글쎄

지분격차 1년새 0.45%p 감소…국민연금 "조원태 사내이사 반대"
14.9% 델타 우호 지분 확보…'10%' 산업은행도 '경영권 안정' 기조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지난해 3월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에서 열린 대한항공 신규 CI 공개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는 모습(자료사진) 2025.3.11 ⓒ 뉴스1 공항사진기자단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대한항공(003490)의 모회사 한진칼의 최대 주주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과 2대 주주인 호반그룹 간 지분 격차가 1.78%포인트(p)까지 좁혀진 것으로 확인되면서 26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 이목이 쏠린다.

5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조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히면서 일부에서는 경영권 분쟁 가능성을 제기한다.

하지만 한진칼이 당장 경영권 분쟁에 휘말릴 가능성은 작다는 게 시장의 대체적인 평가다. 3대 주주인 델타항공이 조 회장의 확실한 우군으로 분류되는 데다 4대 주주인 산업은행도 연내 안정적인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통합 항공사 출범에 무게를 싣고 있어서다. 다만 이사 보수나 이사회 규모 축소 등 일부 안건에선 산업은행과 소액주주의 표심이 '캐스팅 보트'가 될 여지는 남아 있다.

26일 한진칼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조 회장과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20.56%로 집계됐다. 2대 주주인 호반그룹의 지분율은 18.78%로 양측의 지분 격차는 1.78%p에 불과하다. 2024년 말 기준 2.23%p에서 1년 새 0.45%p 줄어들었다.

앞서 호반그룹은 2022년 한진칼 지분 17.43%를 확보해 2대 주주에 올랐다. 지난해 5월에는 지분율을 17.44%에서 18.46% 늘렸다고 공시하며 조 회장과의 지분율 격차를 좁혔다. 당시 호반그룹 측은 지분 확대에 대해 '단순 추가취득'이라고 해명했지만, 시장에선 과거 아시아나항공을 보유한 금호산업 인수를 시도했던 만큼 한진칼 지분 확대로 항공업에 진출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다.

이후에도 호반그룹은 물밑에서 한진칼 지분을 추가로 사들이면서 지난해 말 기준 지분을 18.78%까지 늘렸다. 지난해 5월과 12월 사이 호반그룹이 사들인 주식은 21만 6000주로 추정된다. 그 사이 조원태 회장의 누나인 조승연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갖고 있던 한진칼 지분 0.18%를 매각하면서 조 회장 측 전체 지분율도 감소하게 됐다.

5대 주주인 국민연금은 한진칼 주총 안건인 조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과 대한항공 주총 안건인 우기홍 대표이사 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에 반대하기로 했다. 이들 사내이사 후보가 그간 기업가치를 훼손하고 주주권익을 침해하는 행위에 대해 감시 의무를 소홀히 했다는 이유에서다.

이사 보수 안건에 대해서도 보수 한도와 금액이 경영 성과에 비해 과하다고 비판했다. 이사회 규모를 축소하는 정관 변경 안건에 대해선 일반주주의 주주제안, 집중투표제 청구 가능성을 약화한다며 날을 세웠다. 국민연금이 가진 지분율은 5.44%로 호반그룹의 지분율(18.78%)과 합하면 반(反) 조 회장 측 지분율은 24.22%로 늘어난다.

반대로 조 회장의 확실한 우군은 대한항공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델타항공(14.90%)이다. 이를 조 회장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20.56%)과 합하면 조 회장 측 우호 지분은 35.46%로 늘어난다. 호반그룹·국민연금(24.22%)과의 지분 격차는 11.24%p까지 벌어진다.

경영권 방어에 쐐기를 박아줄 적임자는 산업은행이다. 현재 산업은행이 가진 지분은 10.58%로 네 번째로 많다. 산업은행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지원하기 위해 2020년 한진칼 지분을 취득했다. 이에 그간 산업은행은 조 회장의 우호 지분으로 분류됐다. 산업은행의 이런 기조는 적어도 조 회장 사내이사 재선임 등 경영권 관련 안건에 있어서는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2024년 12월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결합을 마무리한 뒤에도 산업은행은 한진칼 지분을 그대로 유지하며 연내 안정적인 통합 항공사 출범에 힘을 실어주는 모습이다. 그러나 최근 정부·여당이 주주권 보호와 이사회 책임을 강조하고 있어 이사 보수나 이사회 규모 축소 등 일부 안건에 대해선 국민연금과 함께 반대표를 행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진칼 전체 소액주주가 가진 지분은 15.52%로 추산된다. 한진칼 주가는 지난 25일 12만 67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2월 말 17만 3000원으로 연중 최고점을 찍은 뒤 중동 분쟁의 영향으로 하락세다. 부진한 주가에 반발한 소액주주들이 반대표를 행사할 여지가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최근 한진칼이 주주 가치 제고의 하나로 배당 성향을 기존 50%에서 70%까지 끌어올린 점은 소액주주들의 표심을 묶어둘 요인으로 평가된다.

ⓒ 뉴스1 김지영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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