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제조업 대표 조선·車도 '유가 쇼크'…생산비 급증·생산 차질 우려
[고유가·고환율 뉴노멀]③조선, 발주 확대로 충격 상쇄 가능
車 수요 위축 불가피…친환경차 전환으로 실적 악화 만회 기대감
- 신현우 기자
(서울=뉴스1) 신현우 기자 = K-제조업 대표 주자인 조선과 자동차가 고유가·고환율에 따른 생산비 급증에 비상이 걸렸다. 수익성 악화는 물론 원자재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생산 차질까지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종전되더라도 에너지 생산시설 타격에 따라 고유가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여 생산비 부담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20일 산업연구원(KIET)에 따르면 국제유가가 10% 상승 시 국내 제조업 생산 비용은 0.71%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국제유가는 40% 넘게 오른 상황이어서 지금 추세가 이어진다면 생산 비용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
브렌트유 선물가격은 중동 전쟁 이전인 지난달 27일 배럴당 72.48달러에서 이달 18일 107.38달러로 48.15% 올랐다. 또 같은 기간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가격은 67.02달러에서 96.32달러로 43.72% 상승했다.
다만 조선업은 탱커선 등 발주 물량 확대가 예상돼 실적 하락을 어느 정도 상쇄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는 고유가에 따른 전기차 전환이 빨라질 경우 새로운 시장이 열릴 가능성도 남아 있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조선업은 용접·도장 등 연료 집약 공정에서 생산비 상승이 예상된다. 실제 조선 제작 과정에서 중유(벙커C유)는 보일러·발전기·히터 연료로 사용되며 용접·절단 등 공정에도 활용된다.
또 철광석 등 원자재 운송비 반영으로 후판 가격이 뛸 가능성이 있다. 후판은 두께 6㎜ 이상의 철판으로 선박 건조 원가의 20~30%를 차지한다.
철판 절단에 필요한 에틸렌 공급난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최대 에틸렌 생산기지인 여천NCC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에틸렌 생산에 필요한 나프타 공급이 어려워지면서 가격이 급등했다고 밝혔다.
여천NCC 관계자는 "전쟁 전에는 600달러였던 나프타 실물을 사려면 1100달러 이상을 줘야 해 가격이 두 배 정도 올랐고, 그것조차도 구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주요 조선사 수주 잔고가 역대 최고 수준인 데다 탱커선·액화천연가스(LNG)선 발주 확대가 실적 하락을 상쇄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기준 한화오션은 34조 원, 삼성중공업은 43조 원 규모의 잔고를 보유했다.
이동현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과거 중동 리스크, 유가 급등, 지정학적 긴장 고조 상황에서 선주들은 유동성 확보에 나섰으나 현재는 발주가 지속되고 있다"며 "에너지 안보 강화로 LNG선 발주 증가가 기대되고 지정학적 위협으로 군함 수요도 늘 수 있다"고 밝혔다.
자동차의 경우 생산비 상승과 판매 타격 '이중고'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먼저 유가 상승으로 플라스틱·고무·철강 등 주요 부품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어 마진 감소가 전망된다.
운송비도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장기계약 시 유가 변동을 반영할 수 있도록 유류할증제도(BAF)를 운영하고 있다"며 "단기계약의 경우에는 시장 상황에 따라 고유가 영향이 운임에 반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2000원을 돌파하면 내연기관차 수요가 최대 10% 감소할 수 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특히 소비 심리 악화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대형차 구매가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 재고가 쌓이면서 가격 인하 압력도 커지게 된다.
반면 전기차 등 친환경차 구매 확대가 이어진다면 충격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지난달 자동차 내수 판매는 12만3275대로, 전년 동기 대비 7.2% 감소했다. 같은 기간 친환경차 내수 판매는 7만6137대로 26.3% 증가했으며 그 중 전기차 판매(3만6332대)는 156.2% 증가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국제유가 상승으로 유류비 부담이 커지면서 연료비 절감 효과가 큰 친환경차에 소비자 관심이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면서도 "소비 심리 자체가 크게 위축돼 전체 차종에서 판매 부진이 발생할 수 있고, 재고가 쌓일 경우 가격 인하 압력도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hwsh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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