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 휘발유·경유 '하락 전환'…1600원대 다시 등장(종합)

휘발유 1.1원 내린 1906원…경유 1.7원 하락한 1930원
국제 유가도 배럴당 80달러 복귀…정부, 이번주 최고가격제

중동 사태로 급등했던 전국 평균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11일 만에 하락 전환한 11일 오후 서울 서초구 경부고속도로 만남의광장 휴게소 내 주유소에서 운전자들이 주유를 하고 있다. 2026.3.11 ⓒ 뉴스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중동 전쟁 여파로 급등했던 국내 주유소 휘발유·경유 가격이 11일 나란히 하락 전환했다. 정유업계가 공급가를 낮춘데다 전쟁 조기 종식 기대감으로 국제 유가도 내림세를 보이면서 가격 하락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1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기준 휘발유의 전국 평균 가격은 리터(L)당 1905.83원으로 전날보다 1.12원 하락했다. 경유의 전국 평균 가격은 1929.95원으로 전날 대비 1.67원 내렸다.

미국·이란 전쟁이 발발한 이후 국내 휘발유와 경유의 전국 평균 가격이 하락 전환한 건 처음이다. 가격 풍향계인 서울 평균 가격은 하루 앞서 인하를 시작, 이날 오후 기준 휘발유는 4.25원 내린 1942.13원, 경유는 11.73원 하락한 1955.28원을 기록 중이다.

'휘발유 1600원대' 주유소도 다시 등장했다. 이날 시도별 기준 휘발유를 가장 싸게 파는 주유소는 충남 신호남주유소로 L당 1695원에 판매 중이다. 경유는 전북 완창주유소가 L당 1649원으로 국내 최저가다.

기름값 하락은 국내 정유업계의 공급가 인하 조치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정유 4사(SK이노베이션·GS칼텍스·에쓰오일·HD현대오일뱅크)는 지난 5일부터 주유소 공급 가격을 L당 휘발유는 최대 20원, 경유는 최대 150원가량 인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중동 전쟁의 조기 종식 기대감으로 기름값 안정세가 지속될 수 있다고 본다. 한때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던 국제 유가는 현재 80달러대를 유지하고 있다. 10일(현지시각) ICE선물거래소의 5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87.8달러로 전장 대비 11% 급락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각) "전쟁은 곧 끝날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국제 유가 상승 흐름이 꺾였다. 같은 날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들이 공동 성명을 통해 전략 비축유 방출 가능성을 꺼낸 점도 유가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제 유가는 시차를 두고 국내 가격에 반영되기 때문에 현재의 가격 하락은 정유업계와 주유소 업계의 가격 조절에 따른 영향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중동 전쟁이 어떤 국면을 맞이하느냐가 중장기 가격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국내 유가 안정을 위해 이번 주 석유 최고가격제를 시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정유사 손실 보전 방안과 에너지 세제 조정, 소비자 직접 지원을 포함한 추가적 금융·재정 지원도 병행할 예정이다.

유승훈 서울과기대 미래에너지융합학과 교수는 "석유 최고가격제를 비상적으로 도입한다면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보완책을 잘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국제 유가의 안정화를 전제한 일몰 조항 등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dongchoi8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