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하닉 'GTC 2026'서 격돌…'퍼스트 무버' vs '퍼스트 벤더'
GTC서 기술 리더십 과시…HBM4 주도권 '진검승부'
'베라 루빈' 등장에 HBM4 경쟁 격화…AI 메모리 판도 분수령
- 원태성 기자
(서울=뉴스1) 원태성 기자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의 GTC 2026에서 자존심을 건 고대역폭메모리(HBM) 기술 경쟁에 나선다. 양사는 HBM4 실물 전시와 기술 세션을 통해 엔비디아의 차세대 파트너로서의 최적격자임을 입증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역전을 노리는 삼성전자(005930)의 창과 1위 자리를 지키려는 SK하이닉스(000660)의 방패가 맞붙는 모양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오는 16일부터 19일까지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열리는 엔비디아의 GTC 2026에 참가해 차세대 메모리 기술을 선보일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세계 최초로 HBM4 양산 출하를 개시하며 확보한 '퍼스트 무버' 타이틀을 전면에 내세운다. 삼성전자는 이번 GTC에서 메모리 설계부터 파운드리 공정, 첨단 패키징까지 일괄 처리하는 '턴키(Turn-key) 설루션' 경쟁력을 강조할 계획이다.
특히 송용호 DS부문 부사장이 'AI를 통한 반도체 제조의 미래'를 주제로 발표에 나선다. 제조 혁신 플랫폼인 'AI 팩토리'를 통한 초격차 기술력을 공유하며 엔비디아 공급망 내 입지 확대를 꾀한다.
삼성전자는 또한 AI 인프라용 메모리 아키텍처 전략도 발표한다. 차세대 AI 플랫폼을 지원하기 위해 HBM4와 HBM4E, 고성능 스토리지 등을 CPU·GPU와 통합해 시스템 처리 성능과 전력 효율을 동시에 개선하는 방안을 설명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그동안 엔비디아와 쌓아온 공고한 신뢰 관계와 '퍼스트 벤더'로서의 숙련된 양산 능력을 집중 부각한다.
특히 올해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사상 처음으로 GTC 현장을 직접 방문할 것으로 알려져 무게감을 더하고 있다. 최 회장은 젠슨 황 CEO와 만나 HBM4 공급 확대를 포함한 포괄적 AI 반도체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관측된다.
또 HBM4를 활용해 대형언어모델(LLM)의 추론 효율을 극대화하는 방안을 세션 발표를 통해 공개하며 엔비디아-TSMC-SK하이닉스로 이어지는 견고한 'AI 삼각 동맹'의 위상을 다시 한번 확인시킨다는 전략이다.
이번 GTC가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엔비디아가 차세대 AI 가속기인 베라 루빈을 공개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베라 루빈은 HBM4가 탑재되는 첫 AI 가속기로 향후 데이터센터용 AI 인프라의 핵심 플랫폼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AI 모델 규모가 급격히 커지면서 GPU 연산 성능뿐 아니라 메모리 성능이 시스템 효율을 좌우하는 구조가 뚜렷해지고 있다. 특히 대형언어모델과 생성형 AI 서비스에서는 데이터 이동량이 급증하면서 메모리 대역폭이 핵심 경쟁 요소로 부상했다. 이에 따라 기존 HBM3E보다 성능이 크게 향상된 HBM4의 중요성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시장 환경도 차세대 제품 전환을 앞당기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기존 AI 가속기 제품인 H200은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 영향으로 출하 일정이 지연되며 일부 재고가 누적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엔비디아가 차세대 아키텍처인 베라 루빈 기반 제품 전환에 속도를 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경우 HBM4 공급망에 누가 먼저 안정적으로 진입하느냐가 향후 시장 점유율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떠오른다.
현재 HBM4를 실제 양산해 AI 칩에 적용할 수 있는 단계에 도달한 곳은 엔비디아가 유일하며 이에 대응할 메모리 제조사 역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좁혀진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엔비디아는 특정 업체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공급망 다변화를 끊임없이 시도하고 있다"며 "삼성전자의 조기 양산 능력과 SK하이닉스의 검증된 안정성이 맞붙는 이번 GTC에서의 기술 시연 결과에 따라 초기 물량 배분 향방이 갈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k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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