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번방'·'범죄도시'·'왕사남'까지…천만 신화 뒤 '모태펀드' 있었다
한국벤처투자 '왕과 사는 남자' 제작비 46% 투자
"K-콘텐츠 글로벌 시장서 지배력 확보, 버팀목 될 것"
- 신민경 기자
(서울=뉴스1) 신민경 기자 = 한국 영화계 손꼽히는 작품 중 하나인 '7번방의 기적', '범죄도시' 1·2편. 이 공통점 없는 흥행작들을 관통하는 하나의 키워드가 있다. 바로 한국벤처투자가 운용하는 '모태펀드'의 손길이 닿은 작품이라는 점이다.
최근 900만 관객을 돌파하며 1000만 고지를 앞둔 '왕과 사는 남자'(이하 왕사남) 역시 이 '흥행의 공식'을 따르고 있다.
영화 산업계가 수요 감소와 소비 채널 이동으로 수익성 악화에 따른 민간 자본 가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모태펀드는 제작비에 단비가 되고 있다는 평가다.
5일 벤처투자업계에 따르면 '왕사남'의 순 제작비 111억 원 중 무려 51억 원(약 46%)이 모태펀드 문화·영화계정을 통해 투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로 자본이 쏠리며 그간 국내 영화 제작 업계에는 자금줄이 마르는 시기였다. 이때 모태펀드가 '앵커 투자자'(Anchor Investor)로서 중심을 잡지 않았다면, '왕사남' 역시 제작에 어려움을 겪었을 가능성이 있다.
역대 1000만 관객을 동원한 한국 영화 중 상당수가 모태펀드의 지원을 마중물 삼아 탄생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영화 '7번방의 기적'이다. 당시 저예산이라는 한계를 딛고 1281만 명이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울 수 있었던 배경에는 작품의 잠재력을 알아보고 초기 투자를 결정한 모태펀드의 안목이 있었다.
민간 투자자들이 '안전한 대작'에만 매달릴 때, 모태펀드는 작품의 신선함과 잠재력을 보고 과감히 베팅하는 '마중물' 역할을 자처해 온 것이다.
모태펀드의 진가는 단순히 돈을 빌려주는 것이 아니라 '기다려주는 것'에 있다. 최근 북미에서 흥행 돌풍을 일으킨 애니메이션 '킹오브킹스'가 대표적이다. 2015년 시작해 제작에만 10년이 걸린 이 프로젝트에 모태펀드는 2016년부터 2022년까지 꾸준히 자금을 수혈했다.
모태펀드의 성공은 단순히 수익 회수로 끝나지 않는다. '왕사남'이나 '범죄도시'를 통해 거둬들인 수익은 다시 모태펀드 문화·영화계정으로 환수된다. 이어 또 다른 신인 감독과 참신한 기획안에 투입된다.
이른바 '자본의 선순환'이다. 국가 전략 자산인 문화를 보호하겠다는 정부의 의지와 전문적인 투자 시스템이 결합해 침체된 한국 영화 산업을 다시 일으키는 강력한 엔진이 되고 있다.
한국벤처투자 관계자는 "앞으로도 K-콘텐츠가 글로벌 시장에서 압도적인 지배력을 가질 수 있도록 든든한 버팀목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smk503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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