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전전·기자회견·총파업…주총 앞둔 KAI·HMM '긴장 고조'
법적 대응 등 주총 이후 계획도 예고
- 양새롬 기자
(서울=뉴스1) 양새롬 기자 = 주주총회를 앞두고 방산·해운 대기업에서 노사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경영진 인선과 정관 변경을 둘러싸고 노동조합이 총파업과 법적 대응까지 예고하면서 주총 시즌이 '화약고'로 떠오르는 분위기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항공우주산업(047810·KAI)은 지난달 27일 이사회를 열고 김종출 전 방위사업청 국방기술보호국장을 사내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회사는 오는 18일 열리는 임시주주총회와 이후 이사회에서 대표이사로 선임, 8개월 가까이 지속된 수장 공백을 마무리 짓는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KAI 노동조합은 이사회 결정 과정이 절차적 정당성을 상실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사측이 별도 공간에서 의사봉도 없이 이사회를 강행했고 구성원 의견 수렴 등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경험과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주장도 내놓고 있다.
노조는 이날 사천 시민연대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정치권 항의 방문과 상급단체 연대 집회 등을 예고했다. 대표이사 선임이 회사 중장기 전략과 조직 안정성에 직결되는 사안인 만큼, 일방적 인선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KAI 측은 이사회 절차에 따라 적법하게 후보를 추천했다며 예정된 임시주총을 통해 주주 판단을 받겠다는 방침이다.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인 HMM(011200)도 긴장감이 높아지긴 마찬가지다. 정부가 HMM 본사의 부산 이전을 국정과제로 추진하는 가운데, HMM 육상노동조합은 지배구조 개편 움직임과 맞물린 사전 작업이 이뤄질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HMM 대주주가 이달 주총에서 임기가 만료되는 사외이사를 우호적인 인물로 교체해 본사 이전을 위한 사전 작업을 마칠 것으로 본다. 이후 4월 이사회에서 본사 소재지 변경을 위한 정관 개정안을 통과시키고 5월 임시주총에서 이를 확정할 것이란 게 이들의 전망이다.
이에 육상노조는 11일부터 출근 선전전을 시작해 26일 기자회견을 개최할 예정이다. 4월 2일에는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조합원 총회 및 총파업 결의대회도 계획하고 있다. 사외이사 교체나 정관 변경이 현실화할 경우 법적 대응에 나설 예정이다.
이들은 입장문을 통해 "해운산업 경쟁력과 노동자 생존권을 짓밟는 정치 논리와 강제 이전 시도를 즉각 중단 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회사 측은 이에 대해 별도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이처럼 주총을 전후해 총파업이나 법적 분쟁이 현실화할 경우 경영 공백과 대외 신뢰도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특히 방산과 해운이라는 국가 기간산업을 담당하는 기업에서 노사 갈등이 격화될 경우 사업 차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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