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상속 분쟁 '승소'…재계 "구 회장 경영 매진할 수 있게 해야"
글로벌 경영환경 불혹실성 증폭, 주력 사업 부진 상황 고려해야
- 박기호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호 기자 =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상속 분쟁에서 승소함에 따라 경영 활동에 매진할 수 있게 추가적인 법적 대응을 자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글로벌 경영환경이 급변하고 있고 LG그룹의 주력 사업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경영에 전념할 수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다.
서울서부지법 민사합의11부(부장판사 구광현)는 12일 구광모 LG그룹 회장을 상대로 구 회장의 모친인 김영식 여사와 여동생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 구연수 씨가 제기한 상속회복 청구 소송 선고기일을 열고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2023년 2월 소송이 제기된 지 3년 만에 나온 판결이다.
이번 소송은 지난 2018년 고(故) 구본무 LG그룹 선대회장의 2조원 규모 상속 재산을 놓고 벌어진 오너 일가의 법적 분쟁이다. 좀처럼 잡음이 없던 LG가(家)에서 벌어진 상속 재산 분쟁인 까닭에 재계의 이목이 쏠렸는데 재판부가 구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재계에선 이번 판결로 구 회장이 법적 부담을 덜어낼 수 있을 것이란 평가를 내놓고 있다. 재판부가 소송의 근거들을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원고 측이 항소에 나설 가능성도 있지만 LG그룹 지배구조의 단기적인 리스크는 덜어내게 됐다.
나아가 구 회장이 오롯이 경영 활동에 매진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통화에서 "현재의 경영 환경이 긴박한 상황인데 시장과 주주들은 LG가 사법 리스크를 하루라도 빨리 털어내고 경영에 집중하기를 원하고 있다"며 "김영식 여사와 구연경 대표, 구연수 씨의 용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범LG가 소속의 한 대기업 관계자도 "지금 LG가 사업적으로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 구 회장이 경영 활동에 매진해야 할 시간인데 (소송에) 발목이 잡혀 안타깝다"며 "잘 마무리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시장의 반응은 LG그룹이 처한 현실에 기반한다. 최근 코스피가 5000 시대를 넘어 6000 시대를 향해가는 상황에 삼성, SK, 현대차그룹은 반도체, 인공지능(AI), 휴머노이드 로봇을 통해 상승세를 견인하고 있지만 4대 그룹 중 LG는 유독 초라한 모습이다.
그룹의 핵심 주력 사업은 정체됐고 뚜렷한 성장축을 제시하지 못한 탓이다. 그룹의 주력인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이 1090억으로 적자 전환했다. LG전자가 연결 기준 분기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은 2016년 4분기 이후 9년 만이다.
LG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구 회장의 굳건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구 회장은 취임 이후 인공지능, 바이오, 클린테크 사업에 대한 미래 청사진을 제시했고 그룹의 체질 개선도 추진해 왔다. 지난해 말에는 그룹의 두 축인 전자와 화학 부문의 최고경영자를 모두 교체했고 신규 임원 연령대도 80년대생까지 낮추는 등 대대적인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성과를 낸 사업부에는 확실하게 보상하는 성과주의 체제도 분명히 했다. LG그룹의 반등을 위한 준비 작업인 셈이다.
세 모녀의 주장이 1심 재판부에서 모두 인정받지 못한 것 역시 불필요한 사법 리스크라는 반응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물론 제척기간은 도과하지 않았다고 판단했지만 재판부는 2018년 상속재산분할협의서는 유효하게 작성됐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재무관리팀이 원고들의 위임을 받아 보관하던 인감도장으로 협의서에 날인한 사실은 다툼이 없다고 전제했고 원고들이 상속재산 내역과 분할에 관해 여러 차례 보고받고 협의를 진행했다고 봤다. 협의서 초안에는 구 회장이 ㈜LG 주식을 전부 상속받는 내용이었지만, 김 여사 요청으로 일부 지분을 구연경 대표와 구연수 씨가 상속받도록 내용이 바뀐 점 등을 근거로 원고들의 구체적인 의사표시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협의서 작성 과정에서 기망행위가 있었다는 원고 측 주장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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