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값 100달러 돌파' 고려아연 미소…은 매출 비중 30%

최근 5개 분기 연속 30% 안팎…아연 앞지르기도
고려아연 "中 은 수출통제·美 제련소 건설 재평가 견인"

서울 종로구 고려아연 본사의 모습. 2025.12.24/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양새롬 기자 = 최근 국제 은(銀) 가격이 폭등하면서 고려아연(010130)의 실적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고려아연 전체 매출에서 은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30%에 달한다.

특히 은은 아연과 연을 제련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회수되는 부산물이어서 은 생산을 위해 별도의 원료를 투입할 필요가 없다. 은 가격 상승분이 그대로 이익에 반영되는 구조여서 은값 상승의 수혜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실제 고려아연은 국내 최대 은 생산 기업으로, 지난해에도 은값 상승이 실적을 끌어올렸다.

부산물에서 '캐시카우'로…'銀' 고려아연 효자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은 선물 가격은 온스당 107.65달러를 기록했다. 불과 한 달 전 68달러 선에 거래되던 것을 감안하면 57% 폭등한 것이다. 최근 1년간 무려 237% 폭등했다. 이는 금 선물 상승폭(84%)을 3배 가까이 앞선다.

은 가격 상승이 고려아연에 긍정적인 이유는 사업 구조에서 찾아볼 수 있다. 광석 속에 포함된 은은 제련 과정에서 추출되며, 별도의 원료 매입 없이 생산된다. 즉 원가 부담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은 가격이 오를수록 매출과 이익이 동시에 개선된다.

고려아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3분기 누적(1~9월) 별도 기준 은 판매액은 2조 3466억원으로, 같은 기간 별도 기준 매출(7조 4592억원) 대비 31.4%를 차지했다.

은 매출은 최근 5개 분기(2024년 3분기~2025년 3분기) 연속 30%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아직 공시되지 않은 2025년 4분기 실적에서도 비슷한 수준을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같은 기간 아연의 매출 비중은 29%에서 34%까지 올랐다가 다시 27%, 25%, 23%로 낮아졌다. 은이 아연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고려아연 매출 구조의 한 축을 담당하는 셈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 확보를 위해 유럽 국가들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를 시사하자 금과 은 가격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21일 서울 종로구 한 금은방에 실버바가 진열돼 있다. 2026.1.21/뉴스1 ⓒ News1 이호윤 기자
은값 왜 오르나…산업용·안전자산 수요 '쌍끌이'

최근 은값이 이처럼 폭등한 것은 은은 금과 함께 귀금속으로 분류되는 동시에 산업에 두루 쓰이기 때문이다. 태양광 패널, 전기차, 반도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 첨단 산업 전반에서 필수 소재로 활용된다. 여기에 글로벌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인플레이션 우려가 겹치며 안전자산으로서의 수요까지 더해졌다.

반면 공급 측면에서는 구조적인 제약이 크다. 은은 대부분 아연·연·구리 제련 과정에서 부산물 형태로 생산되기 때문에 단기간에 생산량을 늘리기 어렵다. 수요는 빠르게 늘어나는데 공급은 제한적인 구조로, 가격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증권가에서는 고려아연이 지난해 역대급 실적에 이어 올해도 호실적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안회수 DB증권 연구원은 금속 가격 급상승 및 고환율 덕분에 지난해 4분기 연결 기준 매출 4조 7000억원, 영업이익 4068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38%, 238% 급증한 수치다.

박광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은이 단순 귀금속을 넘어 탈탄소와 전동화의 핵심 전략 자산으로 부상했다"며 "고려아연은 중국의 은 수출 통제와 미국 내 제련소 건설 계획이 밸류에이션 재평가를 견인할 것"이라고 했다.

flyhighro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