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KAI, 1.4조 규모 '초소형 SAR 위성' 수주전…뉴스페이스 초석 경쟁

"2시간 공백 20분으로"…올해 사업자 선정, 발사 개시
KAI 본체, 한화 SAR 강점…대량 생산·시험 설비 구축

초소형 SAR 위성(KAI 제공)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한국항공우주산업(KAI)(047810)과 한화시스템(272210)이 약 1조 4000억 원 규모의 '초소형 위성체계 개발 사업' 전장에서 맞붙는다. 30년간 군의 위성사업을 주도해 온 KAI에 한화가 도전장을 내미는 형태다.

한화는 합성개구레이다(SAR) 등 위성 탑재체, KAI는 위성 본체에서의 강점을 토대로 치열한 경쟁을 펼 예정이다. 뉴 스페이스 시대 핵심인 초소형 위성에 있어 국가 차원의 첫 대규모 사업인 만큼 시장 선점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2030년까지 위성 40기로 군집망 구축…한반도 방문 주기 20분으로 단축

21일 정부와 방산업계에 따르면 국방부, 방위사업청,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해양경찰청, 국가정보원 등 부처는 '민군 겸용 초소형위성체계 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까지 사업자 선정을 마치고 발사를 개시한다는 계획이다.

초소형위성은 기존 중대형 위성에 비해 작고 가벼워 저비용, 단기간 개발이 가능하다. 수십 기를 동시에 운용하는 군집위성 체계를 통해 동일 지점을 더 자주, 더 넓게 관측할 수 있다. 국방 분야에선 실시간 감시체계 구축을 통한 국가안보 대응력 측면에서, 민간 분야에선 재난관리·통신 측면에서 활약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1조 4223억 원을 들여 2030년까지 150㎏ 미만 초소형 합성개구레이다(SAR) 위성 40기를 쏘아 올린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위성의 한반도 방문 주기를 20~30분 수준으로 단축한다는 목표다. 현재는 425 정찰위성 5기를 통해 2시간 단위의 감시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SAR은 공중에서 지상 및 해양에 쏜 레이다파가 반사돼 돌아오는 시간차를 합성해 지상 지형도를 만들어내는 레이다 시스템이다. 레이다를 사용하기 때문에 야간이나 악천후에도 영상 정보를 획득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군사 분야에선 한국형 3축 체계 핵심인 킬체인(Kill Chain)의 눈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2023년 국방과학연구소와 계약을 체결하고 사업에 뛰어든 한화시스템과 KAI는 현재 40기 위성을 양산하기 전 단계인 시제기(검증 위성)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지상시험 및 평가를 거쳐 올해 최종 사업자가 선정된다.

사진은 한화시스템이 제주 서귀포시 하원동에 준공한 제주우주센터의 모습. (한화시스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12.2/뉴스1
양산 시설 확충도 경쟁 포인트

이번 사업에서 KAI는 위성 본체, 한화는 SAR 등 위성 탑재체에서 각사 경쟁력을 내세우며 수주전을 펴고 있다. 위성에서 본체는 궤도 제어, 전력 지원, 열 제어 등의 역할을, 탑재체는 위성의 목적에 따라 관측·통신 역할을 각각 수행한다.

한화는 위성의 눈으로 불리는 전자광학(EO)·적외선(IR) 및 SAR 기술을 모두 보유한 국내 유일 기업 타이틀을 토대로 수주를 공략하고 있다. 연내에 25㎝급 해상도의 소형 SAR 위성을 발사한다는 계획인데, 이는 이번 사업에 요구되는 사양으로 알려진 50㎝급 해상도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반면 KAI는 1990년대 아리랑 1호를 시작으로 30년간 정부 추진 중대형 위성 사업에서 본체 개발을 도맡아 온 노하우를 강점으로 수주전에 나서고 있다. SAR 레이다 기술 확보를 위해선 LIG넥스원과 손을 잡았다.

각사는 모두 생산 설비 확충 역시 자사의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초소형위성의 경우 중대형 위성에 비하면 '값싸게 많이', 양질의 위성을 생산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한화시스템의 경우 지난해 말 국내 최대 민간 위성제조 인프라인 '제주우주센터'를 준공한 바 있다. 한화는 올해부터 이 센터를 통해 연간 최대 100기의 위성을 만든다는 방침이다. 이번 사업에 맞춰 SAR 위성 중심으로 생산한다. 향후에는 자동화 조립·제작 설비를 추가 확충해 생산성도 높여나갈 예정이다.

KAI도 앞선 2020년 사천 본사에 위성 개발부터 설계, 제작, 조립, 시험과 양산까지 위성 생산 전 과정을 하나의 시설에서 수행할 수 있는 우주센터를 준공했다. 2024년 7월에는 민간 최대 규모인 4톤급 열진공 챔버도 구축했다.

열진공 챔버는 진공 및 극한의 기온을 구현한 장비로 위성체가 우주에서 정상 작동할 수 있는지를 시험한다. KAI의 챔버는 최대 8기의 초소형 위성을 시험할 수 있어 대량 생산을 위한 동시 시험 체계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KAI 우주센터 전경(KAI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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