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ADAS 1위 獨ZF 사업부 2.6조에 인수…8년 만의 승부수
하만 인수 후 8년 만에 대형 전장 M&A…종합 전장기업 도약
'ADAS 부재' 하만 경쟁력 보완…SDV 시대 주도권 확보
- 박주평 기자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삼성전자(005930)가 자회사 하만을 통해 세계 1위 경쟁력을 갖춘 독일 'ZF 프리드리히스하펜'(ZF)의 첨단 운전자 보조시스템(ADAS) 사업을 약 2조 6000억 원에 인수한다. 삼성전자가 전장 관련 기업을 인수한 것은 2017년 하만 인수 후 8년 만이다. 미래 전장 시장을 주도하는 종합 전장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이재용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하만이 15억 유로(약 2조 6000억 원)를 들여 독일 ZF의 ADAS 사업을 인수하기로 했다고 23일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번 인수를 포함해 올해 공조(독일 플랙트그룹), 오디오(미국 마시모 오디오 사업), 디지털헬스(미국 젤스(Xealth)) 등 대규모 M&A를 성사시키며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에 나서고 있다.
1915년 설립된 ZF는 보쉬, 덴소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글로벌 톱티어 전장 기업으로 ADAS, 변속기, 섀시부터 전기차 구동부품 등 폭넓은 사업 영역을 보유하고 있다.
하만이 인수하는 ZF ADAS 사업은 25년 이상의 업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ADAS 스마트 카메라 업계 1위 입지를 확보하고 있다. 다양한 시스템온칩(SoC) 업체들과 협업으로 차별화된 ADAS 기술을 확보하고, 주요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에 ADAS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삼성은 이번 인수로 급성장하고 있는 ADAS 시장에 단숨에 진출하게 됐다. 지난번 플랙트그룹 인수로 진입장벽이 높은 중앙공조 사업에 진출했듯이, M&A를 통해 상대적인 약점을 보완한 것이다.
이번 인수의 키워드는 '통합'이다. 과거에는 계기판(콕핏)과 ADAS 기능이 따로 작동했다면, 최근에는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으로 전환하면서 콕핏과 ADAS를 하나로 관리하는 '중앙집중형 컨트롤러'가 핵심이 된다.
하만은 기존 글로벌 1위인 디지털 콕핏 기술에 ZF의 ADAS 역량을 결합해 차량 내 경험과 주행 보조 기능을 통합 제어하는 차세대 설루션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를 통해 무선 업데이트(OTA)가 용이하고 개발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한 SDV 플랫폼을 완성차 업체에 공급한다는 전략이다.
ADAS와 중앙집중형 컨트롤러 시장은 안전성, 편의성 등을 기반으로 올해 62조 6000억 원에서 2030년 97조 4000억 원, 2035년 189조 3000억 원으로 2035년까지 연평균 12%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만 최고경영자(CEO) 겸 오토모티브 사업 부문 크리스천 소봇카 사장은 "하만의 전장 분야 전문성과 삼성의 IT 기술 리더십을 결합해, 자동차 업체들의 SDV 및 차세대 중앙집중형 컨트롤러 전환을 지원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하만 이사회 손영권 의장은 "이번 인수는 모빌리티 산업의 전환을 이끄는 하만의 리더십을 공고히 하는 동시에 미래 모빌리티에 대한 삼성전자의 장기적 의지를 분명히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만은 삼성전자에 인수된 2017년 당시 매출 7조 1000억 원에서 2024년 14조 3000억 원으로 지난 8년간 매출이 2배로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2023년 처음 1조 원 시대를 열고 지난해 1조 3000억 원을 기록했다.
전장 부문은 글로벌 1위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및 디지털 콕핏 외 텔레매틱스,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성장 중이며, 뱅앤올룹슨(B&O)과 JBL, 하만카돈, 마크레빈슨 등 자체 브랜드의 노하우를 활용해 프리미엄 카오디오 부문 1위를 지키고 있다.
삼성전자는 하만이 보유한 전장·오디오 기술에 삼성의 강점인 AI, 반도체, 디스플레이 기술을 접목해 '스마트폰-집-자동차'가 하나로 연결되는 초연결 경험을 구현할 방침이다.
특히 하만협력팀을 통해 대규모 M&A를 실행하고, 하만과 삼성전자의 다양한 IT·S/W·AI 기술과 전장·오디오 기술 간 시너지를 창출해 2030년 매출 200억 달러 이상의 글로벌 전장 및 오디오 1등 업체로 위상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번 ZF의 ADAS 사업 인수 절차는 2026년 내 마무리될 예정이다.
jup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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