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조' 빅딜 KDDX 경쟁입찰 확정…HD현대중-한화오션 누가 유리?
HD현대중공업 '보안감점' vs 한화오션'기본설계 미수행' 단점
전문가 "KDDX 사업 진행돼야 수출 측면서도 모양새 갖출 것"
- 양새롬 기자
(서울=뉴스1) 양새롬 기자 = 방위사업청이 2년 넘게 끌어온 한국형 차기구축함(KDDX) 사업 방식을 '지명경쟁입찰'로 확정함에 따라 HD현대중공업(329180)과 한화오션(042660)이 제로 베이스에서 정면승부를 펼치게 됐다.
수의 계약에 따른 공정성 논란과 공동 설계 방식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담합 리스크를 차단할 수 있게 됐지만 KDDX 사업 일정이 더 지연돼 전력화 시점 또한 늦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방위사업청은 이날 방위사업추진위원회(방추위)를 열어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를 맡을 사업자 선정 방식으로 수의계약과 경쟁입찰, 공동설계 중 경쟁입찰을 결정했다. 내년 말 계약이 목표다.
KDDX는 약 7조 8000억 원을 들여 2030년까지 6000톤급 한국형 이지스함 6척을 건조하는 사업이다. 선체와 이지스 체계를 모두 국산 기술로 건조하는 첫 국산 구축함 사업으로 △개념설계 △기본설계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후속함 건조 등 순서로 추진된다.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각각 개념설계와 기본설계를 맡았다. 방사청은 관례대로 기본설계를 맡았던 HD현대중공업과 수의계약을 맺고 사업을 추진하려 했다. 하지만 한화오션이 HD현대중공업의 군사기밀 유출 사건을 문제 삼으며 경쟁입찰을 주장, 사업이 2년 가까이 지연됐다.
선도함과 후속함 건조를 나눠 맡더라도 KDDX 건조 경험은 선도함과 최종 설계를 맡은 업체가 인정을 받게 된다. 추후 해외 수주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돼 '특수선 양강'이 충돌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군사기밀을 빼돌려서 처벌받은 데에 수의계약을 주느니 하는 이상한 소리가 나온다"고 언급하면서 수의계약 선택지는 일찍이 제외됐다는 평가다. 막판까지 유력했던 공동설계(개발) 또한 같은 이유에서 끝내 배제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결국 방사청으로선 남은 선택지 중 가장 무난한 카드를 택했지만, 속도와 효율성 측면에서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경쟁입찰을 위해서도 최소 수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방사청이 제안요청서를 기반으로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에 대한 입찰 공고를 내고,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제안서를 작성, 방사청이 이를 평가한 뒤 최종 사업자를 결정하게 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방사청 관계자는 "규정 개정 등을 통해 후속함 일괄 발주 후 복수 낙찰자 선정 등 전력화 지연 우려 해소 방안도 충분히 찾아보겠다"고 했다.
또한 HD현대중공업으로선 보안 감점의 문제가 있고, 한화오션은 기본설계를 수행하지 않았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당장은 경쟁입찰을 주장해 온 한화오션이 웃는 듯 보이지만 추후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에 참여하게 될 경우 기술적 리스크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 장원준 전북대 첨단방산학과 교수는 "정부 입장에선 수의계약에 의한 여러 비난을 면할 수 있는 하나의 정당성을 확보하게 됐고, 해군 입장에서는 지금이라도 업체 선정 방식이 결정돼 전력화 지연의 문제들을 상쇄할 기반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연내에 나름대로 정리가 되고 정상적 프로세스를 거쳐 KDDX 사업이 진행된다면 캐나다 잠수함 수주전 등 수출 측면에서도 모양새는 갖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방추위의 결정에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방추위의 결정을 존중하지만, 그간 지켜져 온 원칙과 규정이 흔들린 데 대해 아쉽게 생각한다. 방추위의 결정에 대해 면밀하게 검토할 계획이며, 향후 절차가 법과 원칙에 따라 공정하게 진행되기를 기대한다"고 입장을 내놨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사업자 선정 방식이 이제라도 결정된 것은 다행스러운 결과"라며 "향후 KDDX 사업 수주를 통해 대한민국 해군력 증강에 기여하고, 2030년대 K-해양방산을 이끌 수 있는 명품 함정을 건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flyhighr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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