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화업계 구조조정 자구책 윤곽…NCC 감축·지원책 논의 본격화

대산 '신호탄' 이어 여수·울산 재편안 제출…정부 목표치 달성할 듯
김정관 장관, 주 초 NCC 기업 만나…깜깜이 지원책 구체화 기대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0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석유화학업계 사업재편 자율협약식에서 이영준 롯데케미칼 사장, 김상민 LG화학 석유화학부문 본부장 등 참석자들과 협약서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5.8.20/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원태성 기자 = LG화학과 GS칼텍스, 한화솔루션 등 석유화학 업체들이 노후 설비 폐쇄 등을 담은 자율재편안을 정부에 제출함에 따라 구조개편 작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정한 데드라인에 맞춰 재편안을 모두 제출함에 따라 정부의 지원 방안도 구체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이번 주초에 석유화학 업계 CEO들과 만날 예정이어서 좀 더 세밀한 그림이 나올 전망이다.

대산 '신호탄' 이어 여수·울산 재편안 제출…정부 목표치 달성할 듯

21일 업계에 따르면 여수와 울산 산단에서 석유화학산업 재편 계획안을 확정해 정부에 제출했다. 지난달 26일 롯데케미칼(011170)과 HD현대케미칼이 대산 산단에서 업계 최초로 사업재편안을 정부에 제출한 것을 포함하면 국내 주요 산단 모두 정부가 정한 기한 내 자구책 마련을 마무리했다.

신호탄을 끊은 곳은 대산 산단이었다.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은 시설 통폐합을 통해 최대 110만 톤 감산을 결정했다.

이어 여수에서는 지난 19일 LG화학(051910)이 여수산단 내 GS칼텍스와 협력해 재편안을 마련한 데 이어 여천NCC도 최종안을 정부에 제출했다.

LG화학은 구체적인 재편안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GS칼텍스와 NCC 통합 운영과 노후 설비 가동 중단 등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설비 노후도가 높은 LG화학 제1공장(120만t)의 가동을 중단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여천 NCC 공동 주주인 한화솔루션(009830)과 DL케미칼은 같은 날 오후 사업재편계획안 자료를 정부에 제출했다.

여천NCC 1공장(90만 톤)·2공장(91만 5000톤), 롯데케미칼 여수공장(123만 톤) 가운데 하나를 추가로 폐쇄하는 방안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현재 가동 중단 상태인 3공장(47만 톤) 폐쇄를 포함해 최소 137만 톤에서 최대 170만 톤 감축이 가능하다.

울산산단도 같은 날 SK지오센트릭(66만 톤), 대한유화(90만 톤), 에쓰오일(18만 톤) 등 3사가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의뢰한 컨설팅 결과를 토대로 재편안 제출을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기업은 다운스트림 최적화 방안을 우선 도출한 뒤 NCC 감축을 논의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나눠 온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내년 6월 180만 톤 규모의 에쓰오일 샤힌 프로젝트가 완공을 앞둔 만큼 생산량 조절이 향후 과제로 남았다.

아울러 일각에서는 기업들이 제출한 재편안이 초안인 것을 감안할 때 구체적인 감축 규모가 정해지려면 내년 상반기까지 협의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전남 여수국가산업단지 여천NCC 3공장 앞.2025.8.11/뉴스1 ⓒ News1 김동수 기자
김정관 장관, 주 초 NCC 기업 만나…깜깜이 지원책 구체화하나

석유화학 기업들이 재편안 제출을 마무리하면서 정부가 미뤄왔던 업계에 대한 지원책 마련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 8월 자율협약식 이후 업계 요구에도 '선(先) 자구책 마련, (後) 지원책' 원칙을 고수해 왔다. 제출된 사업재편안을 토대로 지원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산업부는 구조조정이 산업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책금융과 세제 지원, 규제 완화 등을 연계한 지원 방안도 함께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장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이번 주 초 LG화학, 롯데케미칼, SK지오센트릭, 에쓰오일, HD현대케미칼 등 10개 NCC 기업 최고경영자들과 만나 구조조정 진행 상황을 점검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지원책에 대한 언급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손해를 감수하고도 정부가 요구한 시한 안에 재편안을 제출하며 구조조정 의지를 보였다"며 "향후 감축 규모와 방식 등을 두고 세부 조율을 해야겠지만 의지를 보인 만큼 정부도 그동안 명확히 하지 않았던 지원책에 대해 구체적으로 제시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kh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