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내린 4대그룹 임원인사…기술 인재 최전방·세대 교체 가속

삼성·SK·LG그룹 이어 18일 현대차그룹 정기 임원인사
40대 부사장에 30대 임원 다수…"신기술 이해도 높은 인재 발탁"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자동차 본사 모습. 2025.1.23/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현대차그룹이 18일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하면서 올해 4대 그룹 인사가 모두 마무리됐다. 급변하는 글로벌 경영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기술 인재를 내세우는 동시에 40대 차세대 리더를 등용하면서 세대교체가 더 빨라지는 모습이다.

막 내린 4대 그룹 정기 임원인사…AI·SDV·로봇 '기술통' 최전방

재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이날 사장 4명 등 219명을 승진하는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현대차그룹 인사를 끝으로 삼성·SK·LG그룹 등 4대 그룹의 올해 정기 인사가 막을 내렸다.

현대차(005380)그룹의 올해 사장 승진자는 △현대차그룹 연구개발(R&D)본부장 만프레드 하러 사장 △현대차·기아 제조부문장 정준철 사장 △기아(000270) 북미권역본부장 윤승규 사장 △현대제철 이보룡 사장이다. 이 가운데 만프레드 하러 사장과 정준철 사장은 기술 인재로 분류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2명 사장 승진자를 소프트웨어중심차(SDV) 체계 전환의 핵심 포지션에 발탁했다"며 "엔지니어링 전문가를 국내생산담당으로 임명함으로써 모빌리티 기업으로의 전환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기술 인재의 약진은 다른 그룹도 마찬가지다. 삼성전자(005930)는 SAIT(옛 삼성종합기술원) 원장(사장)에 나노과학·분자전자과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박홍근 하버드대 교수를 중용했다. 가전·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와 AI·로봇·반도체 기술 전략의 컨트롤타워인 삼성리서치장에는 '기술통' 윤장현 사장을 발탁했다.

LG전자(066570)와 LG화학(051910) 사령탑도 '기술통'으로 교체됐다. 류재철 LG전자 신임 최고경영자(CEO)는 1989년 금성사 가전연구소에 입사해 경력의 절반을 연구개발(R&D)에 쏟은 정통 엔지니어 출신이다. 김동춘 LG화학 신임 CEO도 반도체소재사업담당, 전자소재사업부장, 첨단소재사업본부장 등을 거친 소재 전문가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모습. 2025.10.30/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신규 임원 절반 이상 40대 '세대교체' 가속…"AI 시대, 젊은 임원 전진 배치 경향"

4대 그룹 인사의 공통 키워드는 '세대교체'다. 40대 차세대 리더를 대거 중용하면서 빠르게 변화하는 경영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40대 부사장도 다수 등장했다. 확실한 성과를 내놓은 인물을 부사장으로 발탁했다.

삼성전자는 권정현(45) 삼성 리서치 로봇 인텔리전스 팀장을 부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삼성전자의 경우 40대 부사장 승진자가 11명에 달했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 브랜드 가치를 올리는 데 기여한 현대차 브랜드마케팅본부장 지성원 전무(47)가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최태원 회장의 비서실장인 류병훈 부사장도 1980년생으로 40대다.

40대 임원은 이제 익숙할 정도로 세대교체는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1970년대 후반에서 1980년대 출생한 임원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SK그룹은 올해 85명의 임원을 새롭게 선임했다. 이 가운데 54명(64%)이 40대다. 1980년대생도 17명에 달했다. 신규 임원 평균 연령은 48.8세다. 현대차그룹은 처음으로 상무 초임 평균 연령이 40대에 진입했고, 40대 비율도 2020년(24%)의 두 배 수준인 49%로 상승했다.

재계 오너 중에서도 1980년대생 회장도 나왔다. 1982년생인 정기선 HD현대그룹 회장은 올해 인사에서 총수에 올랐다. 10대 그룹 총수 중 유일한 1980년대생이다. 정 회장뿐 아니라 1983년생인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도 최근 보폭을 넓히고 있다.

재계는 인공지능(AI)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신기술 이해도가 높은 젊은 리더를 앞세우고 있다며 AI 전환이 가속할수록 세대교체 흐름은 더 빨라질 것으로 분석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1980년대생 임원 발탁이 눈에 띄게 증가하는데 AI 관련 분야 인재를 임원으로 전진 배치하려는 경향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yagoojo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