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사, 또 다른 이름의 보호자였다…"검진 덕분에 마음의 준비"

[인터뷰]심철현 창원 스카이동물의료센터 원장

심철현 창원 스카이동물의료센터 원장이 청진을 하고 있다. ⓒ 뉴스1

(창원=뉴스1) 한송아 기자

"저 또한 건강검진 덕분에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었습니다."

최근 창원 스카이동물의료센터(SKY동물의료센터)에서 만난 심철현 대표원장은 잠시 숨을 고르며 자신의 반려묘 이야기를 꺼냈다. 예방의학의 중요성을 임상 현장에서 수없이 강조해 왔지만, 그 의미가 이처럼 절실하게 다가온 것은 반려인으로서 직접 겪은 경험을 통해서였다.

가장 기억에 남는 진료 동물을 묻는 말에 심 원장이 떠올린 존재는 다름 아닌 자신의 반려묘 '달자'였다. 페르시안 고양이인 달자는 공중방역수의사 시절 유실유기동물보호소에서 데려왔다. 연애 시절부터 지금의 아내와 함께해 온 가족 같은 존재다. 이야기를 이어가던 심 원장은 올해 17살로 떠난 달자와의 이별 과정을 언급하며 잠시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그린벳 건강검진을 통해 심장병을 알게 됐고, 병의 진행 정도를 이해하면서 가족과 함께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었다"며 "아무런 예고 없이 마주하는 것과, 미리 알고 대비하는 것은 전혀 다르다"고 말했다.

"무증상일 때 알게 되는 것, 그 차이가 큽니다"
심철현 스카이동물의료센터 원장의 반려묘 '달자'(병원 제공) ⓒ 뉴스1

달자의 건강검진 과정에는 NT-proBNP 검사가 포함됐다. 16일 스카이동물의료센터에 따르면, NT-proBNP는 심부전의 진단과 예후 평가, 치료 경과를 확인하는 데 활용되는 심장 바이오마커다. 수치가 높을수록 심부전 가능성이 커진다.

심 원장은 "제가 학교에 다닐 때만 해도 국내에서는 거의 시행되지 않던 검사"라며 "현재는 노령견·노령묘 건강검진 항목에 자연스럽게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심장질환뿐 아니라 간 질환, 빈혈, 호르몬 질환, 방광결석 등 많은 질환은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다"며 "무증상일 때 발견하면 치료 선택지도 넓어지고, 보호자와 반려동물 모두 훨씬 덜 힘들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예방의학 중심 진료, 1차 병원의 역할
창원 스카이동물의료센터 로비 전경 ⓒ 뉴스1 한송아 기자

경북대학교 수의과대학을 졸업한 심 원장은 공중방역수의사로 3년간 근무한 뒤 대구에서 임상 인턴 과정을 거쳤다. 수의외과 석사 과정을 마쳤으며 현재는 박사과정 중이다. 2012년 개원해 올해로 13년째 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창원 지역 1차 동물병원인 스카이동물의료센터의 진료 방향은 분명했다. 예방접종과 구충을 시작으로, 건강검진을 중심에 둔 예방의학이다.

심 원장은 "예전에는 예방접종 정도만 하고, 병이 생긴 뒤에야 동물병원을 찾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며 "건강검진에 대한 노출 자체가 부족했던 시기"라고 돌아봤다.

이에 따라 병원 곳곳에 건강검진 관련 안내물을 비치하고, 온라인 포털 서비스를 통해 보호자들에게 지속적으로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그 결과 최근에는 보호자들이 먼저 건강검진을 요청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그는 "특히 한 번 건강검진을 경험한 보호자들은 만족도가 높다"며 "1년에 한 번 필요하다고 설명해 드리면, 시기가 되면 먼저 기억하고 내원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어려운 말 대신, 보호자가 이해하는 언어로"
심철현 원장이 그린벳 케어25 건강검진 결과 리포트를 보며 설명하고 있다. ⓒ 뉴스1 한송아 기자

심 원장이 병원을 운영하는 철학은 '선한 영향력'이다. 병원 직원부터 보호자, 나아가 지역사회까지 가까운 곳부터 좋은 영향을 주는 동물병원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다. 이 철학은 진료 방식에도 그대로 반영된다.

그는 "학술적인 용어보다는 보호자들이 이해할 수 있는 표현을 쓰려고 한다"며 "질문을 먼저 하기 어려워하는 분들도 많기 때문에 설명 도중에도 ‘어렵지 않으세요?’라고 두세 번은 꼭 확인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진료 방식은 건강검진 결과를 전달할 때도 마찬가지다. 심 원장이 그린벳이 제공하는 건강검진 서비스를 활용하는 주된 이유이기도 하다.

스카이동물의료센터는 반려동물 진단검사 전문기업 그린벳이 제공하는 건강검진 서비스를 활용하고 있다. 심 원장은 그 이유로 '가독성과 보호자 이해도'를 꼽았다. 동물병원에서 채취한 검체는 그린벳이 수거해 검사실에서 분석한다. 분석 결과는 다음 날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심 원장은 "원내에서 자체 검사를 하면 딱딱한 혈액검사 수치만 전달되는 경우가 많다"며 "그린벳이 제공하는 리포트는 이해하기 쉽게 정리돼 있어 보호자가 휴대전화로도 확인할 수 있고, 설명했던 내용도 오래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이어 "병원 입장에서도, 보호자 입장에서도 편리하다"며 "결과가 축적되면서 반려동물의 건강 변화를 한눈에 볼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케이크보다 건강검진이 더 큰 선물입니다"

심 원장은 보호자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그는 "반려동물 생일에 맛있는 간식이나 장난감도 좋지만, 생일 선물로 건강검진을 해주셨으면 한다"며 "SNS용 케이크를 사서 먹이기보다는, 차라리 건강검진을 하고 그 결과를 기록으로 남겨준다면 아이에게는 훨씬 큰 선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의 목표를 묻자 심 원장은 병원의 철학을 다시 꺼냈다.

그는 "제가 가진 전문성과 경험이 지역사회에 도움이 되는 병원이 되고 싶다"며 "건강검진이라는 예방의학이 특별한 선택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문화로 자리 잡기를 바란다"고 밝혔다.[해피펫][펫피플]

badook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