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FP, 글로벌 ESS 표준으로 굳어졌다…中 99.9%·美·EU도 LFP로 전환

안전성·경제성 앞세워 글로벌 ESS 대형 프로젝트 중심으로 확산
국내 배터리 3사 LFP 전환 속도…국내 ESS 입찰 전략 엇갈려

SK온 컨테이너형 LFP ESS 제품.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LFP(리튬인산철) 배터리가 글로벌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 표준으로 굳어지고 있다. 세계 최대 ESS 시장인 중국은 이미 LFP 중심으로 굳어졌고, 미국과 유럽에서도 잇달아 LFP를 채택하고 있다. 안전성·사이클 수명·경제성이 LFP의 특성과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3일 중국전력기업연합회(CEC)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 내 리튬이온 ESS 프로젝트에서 LFP 비중은 99.93%다. 삼원계(NCM)는 0.05% 수준에 그쳤다.

미국, 유럽 등 글로벌 ESS 시장에서도 LFP 선호가 뚜렷하다. 글로벌 리서치 기관 블룸버그NEF(BNEF)에 따르면 2020년까지만 해도 전 세계 ESS 시장에서 NMC 비중이 LFP보다 높았지만 2021년 역전된 뒤 현재(2025년) LFP가 90% 이상 차지하고 있다.

미국 내 ESS 설치 물량의 약 90%가 LFP 배터리를 사용했고 중국계 업체가 공급하고 있다. 미국 시장 출하량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테슬라, 선그로우, 플루언스 등 3대 사업자 역시 모두 LFP 기반 제품을 주력으로 채택했다.

유럽 ESS 시장에서 LFP 비중이 90% 넘어선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유럽 최대 ESS 시장인 독일의 전력회사 RWE가 추진 중인 독일 최대 규모(400MW·700MWh 규모) ESS 프로젝트 역시 LFP 배터리를 채택했다.

블룸버그NEF는 2035년까지 ESS 시장에서 LFP가 지배적 위치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NCM과 같은 니켈계 배터리에 비해 가격 부담이 적고, 고온이나 충·방전 반복에도 안정적으로 운용할 수 있어 대형 ESS에 적합하다는 이유다.

LFP 양극재에 사용되는 리튬인산철은 원자 간 결합이 견고한 '올리빈(olivine)' 결정 구조를 갖고 있어 내부의 인(P)–산소(O) 결합이 매우 강하다. 이로 인해 고온이나 과충전 상황에서도 산소가 쉽게 분리되지 않는다. 충·방전 과정에서 리튬이온이 드나들어도 구조적 변화가 크지 않아 안전성도 높다는 평가다.

그간 전기차용 고에너지밀도 배터리에 초점을 맞춰 NCM 중심의 제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온 국내 배터리 업계도 최근 ESS용 LFP 배터리 개발과 생산에 집중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ESS용 LFP 배터리 국내 생산 계획 공식화했다. 이에 앞서 지난 7월 테슬라와 5조9000억 원 규모의 ESS LFP 배터리 계약을 체결했다.

SK온도 지난 9월 미국 재생에너지 기업 플랫아이언과 ESS 공급 계약 맺고 미국 공장에서 LFP 배터리 생산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 서산 공장에서도 ESS용 LFP 배터리 생산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삼성SDI도 내년부터 미국에서 EES용 LFP 배터리를 생산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유럽에서도 경쟁력 있는 LFP를 찾는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어, LFP 공급 가능한 한국 기업들의 추가 수주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기업의 LFP 포트폴리오 확대가 올해 말 예정된 제2차 ESS 공공입찰에 미칠 영향도 관심사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LFP 배터리 앞세워 안전성 강조하는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 반면, 1차 입찰에서 가장 많은 물량을 수주한 삼성SDI는 이번에도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로 참여한다.

pkb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