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전기차 20만대 시대…테슬라·中 공세, 현대차·기아 안방사수 비상

올 1~10월 현대차·기아 전기차 8.5만대 판매…점유율 50.3%
'국내 2위' 테슬라, 1위 기아 맹추격…BYD 이어 지커 韓 판매 개시

기아 EV5.ⓒ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현대차(005380)·기아(000270)의 국내 전기차 시장 점유율이 50% 초반대까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전기차 시장이 연간 20만 대 시대에 접어든 가운데 테슬라의 완전자율주행(FSD) 감독형 서비스 도입과 중국 전기차 브랜드의 한국 진출 확대 등으로 내년 현대차·기아의 안방 사수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韓 전기차 '20만대' 시대 진입…판매 1~3위, 기아·테슬라·현대차

3일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10월 국내 전기 승용차 신규 등록 대수는 17만 488대다. 이미 지난해 연간 판매량 12만 2775대를 훌쩍 넘긴 수치다.

현재와 같은 추세면 전기 승용차만 연간 20만 대 판매 달성이 가능한 상황이다. 같은 기간 포터 일렉트릭 등 전기 상용차를 포함한 판매량은 18만 8953대다. 11월 세부 통계가 공개되면 올해 누적 전기차 판매량은 20만 대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판매 상위권 브랜드는 올해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모델 Y를 앞세운 테슬라가 현대차를 제치고 시장 2위까지 오르며 1위 기아의 뒤를 바짝 뒤쫓고 있다. 최근 모델 Y 판매 추세를 고려하면 테슬라의 국내 1위도 불가능한 얘기는 아니다.

올해 주요 브랜드별 판매 순위는 △기아 4만 8743대(점유율 28.6%) △테슬라 4만 7990대(28.1%) △현대차 3만 7062대(21.7%) △KGM 8477대(5.0%) △BMW 4814대(2.8%) △아우디 4201대(2.5%) △BYD 3842대(2.3%) △포르쉐 2857대(1.7%) △제네시스 2664대(1.6%) 등이다.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현대차·기아 점유율 50% 초반대 하락…테슬라 급성장+BYD 진출 여파

지난해 시장 점유율과 비교하면 현대차와 기아는 각각 2.5%포인트(p)와 0.5%p 감소했다. 현대차·기아의 합산 점유율은 지난해 53.3%에서 올해 50.3%로 하락하며 간신히 50% 선을 지켰다. 제네시스까지 포함한 점유율은 51.9%로 지난해보다 2.7%p 줄었다.

같은 기간 테슬라는 24.2%에서 28.1%로 3.9%p 증가하며 2위로 상승했다. 1위 기아와 차이는 0.5%p에 불과했다. 테슬라 모델 Y는 4만 747대가 팔리며 베스트셀링 전기차에 올랐다. 2위 기아 EV3(2만 260대) 판매량의 두 배 수준이다.

올해 1월 국내 시장에 첫 판매 모델을 출시한 BYD는 점유율을 2.3%p 끌어올렸다. 이 밖에 기존 수입차 브랜드 중에서는 BMW가 5.2%에서 2.8%로 반토막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테슬라 FSD·中 지커 진출…현대차·기아, 내년 안방사수 더 치열 전망

현대차·기아의 내년 안방 사수는 더 힘겨울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의 FSD 서비스 도입과 중국 전기차 브랜드 진출 확대로 그만큼 경쟁이 더 치열해지기 때문이다.

테슬라코리아는 최근 FSD 감독형 서비스를 출시했다. FSD 감독형은 차량이 스스로 가속, 제동, 핸들링 결정을 내리며 자율주행을 하지만, 운전자는 지속해서 전방을 주시하고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최근 국내 도입 후 온라인을 통해 높은 관심을 끌고 있다. 현재는 미국산 모델X·S 등 일부 모델에 제한적으로 적용 중이나 향후 국내 판매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국산 모델 Y 등까지 확대 적용할 가능성이 있다.

지커의 전기 SUV '7X'.(지커 홈페이지)

BYD에 이어 중국 전기차 브랜드의 한국 진출도 확대된다. 전날(2일) 중국 지리차(Geely)의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지커(Zeekr)는 한국 판매를 위한 딜러사를 선정-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지커가 한국 진출을 공식적으로 알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는 지커가 내년 1분기 전시장을 꾸리고 늦은 2분기부터 본격적인 판매를 시작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커뿐 아니라 샤오펑(Xpeng)도 지난 6월 한국 법인 설립을 완료하고 국내 진출을 준비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가성비' 전기차를 넘어 프리미엄 브랜드로 알려진 지커까지 한국 시장을 노리고 있다"며 "한국 시장은 규모 자체는 작지만, '한국에서 성공하면 글로벌에서 통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한국 시장이 가지는 의미는 판매 대수 이상"이라고 말했다.

마그마 월드 프리미어 행사에서 공개된 제네시스 'GV60 마그마'의 모습. (현대차·기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11.21/뉴스1

현대차·기아는 고객 수요에 맞춘 다양한 전기차 라인업을 선보이며 국내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제네시스는 플래그십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모델 'GV90'과 첫 고성능 전기차 'GV60 마그마'를 출시한다. 내년 출시 예정인 유럽 전략형 모델 현대 아이오닉 3와 기아 EV2의 국내 출시 가능성도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고객 니즈에 맞춘 전략적인 전동화 믹스를 전개할 것"이라며 "내년 1분기 연산 20만 대 규모의 울산 신공장 준공을 통해 전동화 리더십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yagoojo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