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LG전자 '미래'에 방점…로봇·M&A·선행연구 전담 조직 신설

로봇·냉난방 등 미래 먹거리 분야 전담 신설해 사업 본격화
사업본부장 중심 중장기 사업 속도…전사 AI 전환 가속화

LG전자 여의도 사옥 전경. 뉴스1 ⓒ News1 DB

(서울=뉴스1) 박기호 기자 = LG전자(066570)가 4년 만에 수장을 교체한데 이어 로봇과 인수합병(M&A), HS선행연구소 등을 신설한다. 현재가 아닌 '미래'를 준비하겠다는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또 기존 4개 사업본부 체제를 유지해 사업본부장 중심으로 책임 경영에 나서도록 했다. 안정 속에서 변화를 추진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사업본부 내 '미래' 겨냥 전담 조직 신설…AX 속도 낸다

LG전자는 27일 이사회 승인을 거쳐 2026년 임원 인사와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조주완 CEO가 용퇴하고 HS사업본부장으로 생활가전을 이끌었던 류재철 사장이 신임 CEO에 선임됐다.

이번 인사와 조직 개편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로봇 등의 미래 먹거리를 준비하는 전담 조직이 곳곳에 신설됐다는 점이다. 철저하게 '미래' 준비와 새로운 먹거리 창출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먼저 HS(Home Appliance Solution, 가전)사업본부는 빌트인, 빌더 중심인 가전 B2B 사업의 글로벌 확대와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해 HS B2B 해외영업담당을 신설했다. 또 HS사업본부 산하 빌트인·쿠킹사업담당은 사업부 체제로 조직을 격상해 운영한다.

기존의 최고기술책임자(CTO)부문 로봇선행연구소에서 담당하던 일부 기능도 이관해 HS로보틱스연구소를 신설했다. 가정용 로봇 영역의 미래기술 연구개발에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HS로보틱스연구소는 CTO부문 로봇선행연구소 산하에서 휴머노이드로봇Task를 이끌며 관련 연구를 진행해 온 이재욱 연구위원이 맡는다.

MS(Media Entertainment Solution, TV)사업본부는 TV사업부와 IT사업부를 통합, 디스플레이사업부를 운영하기로 했다. 또 산하에 디스플레이 제품 경쟁력 강화를 위해 디스플레이상품개발그룹도 신설한다. webOS 플랫폼 기반 서비스사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기존 webOS광고사업실은 담당 체제로 격상한다.

ES(Eco Solution, 냉난방공조)사업본부는 데이터센터, 원전 등 산업용 냉각솔루션을 포함해 환기, 냉장·냉동 등 사업을 전담하는 어플라이드사업담당을 신설한다. 지분투자, M&A 등 기회 발굴을 맡는 ES M&A담당과 해외 지역의 현지 완결형 사업체제 구축을 지원하는 ES해외영업담당도 새로 구축한다. 전사 미래기술 선행 연구개발을 담당하는 CTO부문에는 사업의 본원적 기술 경쟁력 확보에 기여할 수 있게 HS선행연구소도 신설한다.

전사의 AI 전환 가속화를 위해 기존 DX센터와 업무혁신담당을 AX센터로 통합·운영한다. 류재철 LG전자 신임 CEO가 그동안 AX(AI Transformation, 인공지능전환)를 적극 추진해 온 것을 감안하면 앞으로 AX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는 AX센터 주도로 AI 전환에 보다 속도를 내고 업무 효율성 증대, R&D 고도화, 구성원 역량 강화 등을 가속화한다는 계획이다.

4개 사업본부 체제는 유지…본부장 중심 '책임경영' 강화

LG전자는 HS, MS, VS(Vehicle Solution, 전장), ES의 4개 사업본부 체제는 그대로 유지했다.

큰 틀의 사업본부 체제에는 변화를 주지 않았지만 각 사업본부장을 중심으로 한 일관되고 지속 가능한 중장기 사업 전략 추진에 보다 속도를 내도록 했다. 백승태 부사장만 새로 HS사업본부장으로 임명했고 MS·VS·ES사업본부장은 모두 유임했고 은석현 VS사업본부장과 이재성 ES사업본부장은 사장으로 승진했다. 책임 경영 강화 차원이다.

MS사업본부 역시 박형세 본부장을 중심으로 TV 사업의 경쟁 심화에 대응해 추진 중인 webOS 플랫폼 사업을 보다 본격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MS본부 산하 webOS플랫폼사업센터장인 조병하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한 것을 볼 때 LG전자가 webOS 플랫폼 사업에 힘을 주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goodda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