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조선사, 올 하반기 폭풍 수주…유조선 수요에 대형사 수혜 영향
대한조선, 하반기에 1년 치 수주…케이조선 작년 수준 도달
상반기 '70% 급감'에도 유조선 수주 만회…"탱커 집중 수혜"
- 박종홍 기자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국내 중형 조선업체들이 하반기 유조선, 중형 컨테이너선 등 범용 선종을 연이어 수주하며 일감을 쌓고 있다. 상반기 부진했던 실적에 한숨을 내쉬던 중형 조선업계는 하반기 연이은 수주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실적을 달성하는 모양새다.
유조선 같은 범용 선종에 대한 신조 수요가 늘어나는 데다 대형 조선사들이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 고가 선종 수주를 위해 도크를 비워두면서 수혜가 커지고 있다. 해당 선종 발주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이어지는 만큼 중형 조선업계의 일감 확보가 지속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6일 노르웨이 조선·해운 전문지 트레이드윈즈에 따르면 대한조선(439260)은 노르웨이 선사 노르딕 아메리칸 탱커스(NAT)와 수에즈맥스급 탱커(유조선) 2척에 대한 잠정 계약을 체결했다.
선박당 가격은 8600만 달러(약 1255억 원)로 2028년까지 선사에 인도될 예정으로, 확정 계약은 내년 초 맺을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조선은 이를 제외하고 올해 수에즈맥스급 원유 운반선 8척과 8800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 2척 등 총 10척을 수주했다.
금액으로는 총 1조 3400억 원 규모다. 지난해 전체 수주량 8척, 8억 4000만 달러(약 1조 2240억 원)를 넘어섰다.
케이조선(067250)도 이달 유럽 소재 두 선사로부터 각각 1만 5000톤급 원유 운반선 3척(옵션 1척 포함)과 5만톤급 석유화학제품운반선(PC선) 2척 등 5척을 수주했다. 계약 규모는 4600억 원이다.
케이조선은 이를 포함해 올해 총 15척을 수주했다. 약 1조 2000억 원 규모로 2년 치 일감을 확보했다는 계산이다. 지난해 11척, 약 6억 1000만 달러(약 8900억 원)를 훌쩍 상회했다.
앞서 HJ중공업(097230)은 지난 9월 6407억 원 규모의 8850TEU급 중형 컨테이너선 4척을 수주한 바 있다. 지난해 회사 전체 매출 3분의 1에 해당하는 계약을 한 번에 따냈다.
대형 조선사로부터 일감을 확보하는 사례도 있다. HSG성동조선은 올 하반기 그리스 선사 뉴쉬핑이 발주한 원유 운반선 2척에 대한 일감을 확보했는데, 이는 삼성중공업이 수주해 HSG성동조선에 맡긴 것이다.
양사는 지난 7월 '동반성장 상생 모델 구축을 위한 전략적 MOU'를 체결한 바 있다. 해당 협약을 통해 삼성중공업은 HSG성동조선에 유조선 전선 건조를 맡기기로 양측이 합의했다.
중형 조선사들은 올해 상반기까지 수주에 있어 부진한 실적을 거둔 바 있다. 한국수출입은행에 따르면 상반기 국내 중형조선사 수주량은 전년 동기 대비 72.0% 급감한 15만 CGT(표준선 환산톤수)에 그쳤다. 금액 기준으로는 81.5% 감소했다.
하지만 하반기 유조선과 중형 컨테이너선 등 범용 선박의 발주가 활성화하면서 중형조선사들은 한숨 돌릴 수 있게 됐다. 실제로 대한조선은 올 한해 수주를 모두 9~10월 중에 확보하기도 했다.
운임 상승으로 인한 유조선 수요 증가, 노후 선박 교체 및 친환경 선박 교체 수요로 인한 중형 컨테이너선 발주 지속으로 중형 조선업계에 발주 문의가 이어진 결과로 해석된다.
또 HD현대·한화오션·삼성중공업 등 대형 조선사들이 LNG 운반선이나 FLNG(부유식 LNG 생산설비) 등 고부가 선종 수주를 위해 도크를 비워둔 점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HD현대와 삼성중공업 등은 유조선 수주 물량 상당 부분을 국내나 해외 협력 조선소에 맡기는 상황이기도 하다.
오지훈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한조선에 대해 "대형 조선사는 탱커(유조선)를 수주해도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대한조선은 다르다"며 "2026년 대규모 탱커 발주가 예상됨에 따라 집중적인 수혜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1096pages@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