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만에 2배" 형님보다 오른 삼성전기…MLCC·기판 'AI 쌍끌이'
IT/모바일보다 고부가 AI/서버용 MLCC 수요 급증
AI 패키지기판 양산 개시…유리기판 선제 투자 '게임체인저'
- 박주평 기자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삼성전기(009150) 주가가 최근 1년간 2배 오르면서 인공지능(AI) 확산의 수혜 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형님' 삼성전자보다 주가 상승률이 더 높다. 주력 사업인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와 반도체 패키지 기판 모두 AI 데이터센터 인프라 확장에 따라 고부가 제품 수요가 급증한 덕분이다.
삼성전기 주가는 11일 22만 7000원으로 거래를 마쳐 1년 전(11만1000원)보다 105.0% 상승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의 상승률(95.3%)보다 높다. DS투자증권, 미래에셋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등은 삼성전기의 목표주가를 30만 원 이상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처럼 증권가에서 삼성전기의 성장성을 주목하는 것은 AI 호황에 따른 직접 혜택을 보기 때문이다.
삼성전기는 컴포넌트(MLCC), 패키지솔루션, 광학솔루션 등 세 부문의 사업을 영위하는데, AI 인프라 확대에 따른 고부가용 MLCC와 반도체 패키지 기판 공급 확대가 실적 개선을 주도하고 있다.
'전자 산업의 쌀'이라고 불릴 만큼 거의 모든 전자제품에 탑재되는 MLCC는 회로 내 전기를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일정한 양을 안정적으로 공급해 주는 역할을 한다. 세라믹과 금속 전극을 얇은 층으로 겹겹이 쌓아 만드는데, 층을 더 많이 쌓을수록 더 많은 전기를 저장할 수 있어 적층 기술이 제조사의 경쟁력이다.
삼성전기는 IT/모바일용 MLCC 비중이 약 80%에 달했는데, 최근 AI/서버용 MLCC 수요가 급증하면서 시장이 개화하기 시작했다. AI/서버용 MLCC는 IT/모바일용보다 고용량, 고신뢰성을 요구하기 때문에 고객사들이 제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삼성전기, 일본 무라타 제작소 등 시장 선도기업의 제품을 찾고 있다.
AI/서버용보다 더 높은 성능과 신뢰성이 요구되는 전장용 MLCC 수요도 늘면서 올해 1~3분기 컴포넌트 부문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모두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특히 3분기는 매출 1조3812억 원, 영업이익 1913억 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5.4%, 31.6% 증가했다.
양승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3분기 MLCC 가동률은 서버, 전장용 수요 증가에 힘입어 97%를 기록해 당초 계획이던 90% 중반을 웃돌았다"며 "4분기 통상적인 재고 조정 국면에서도 가동률이 91% 수준으로 예상돼 일시적인 수요 반등이 아닌 구조적 요인에 기반한 고가동률 체제 진입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패키지 기판 사업도 AI/서버용 고부가 제품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반도체 패키지기판은 고집적 반도체 칩과 메인보드를 연결해 전기적 신호와 전력을 전달하는 제품이다. AI 시대 반도체 고성능화에 따라 반도체기판도 내부 층수 증가, 미세회로 구현, 층간 미세 정합 등 고난도 기술이 요구되고 있다.
특히 AI/서버용 FC-BGA는 신호를 고속으로 처리하기 위해 제품 크기와 내부 층수를 일반 제품보다 대폭 확대해 고난도 기술이 요구된다. 이비덴, 신코 등 일본 기업이 먼저 시장을 형성했고, 삼성전기가 후발주자로서 대규모 투자를 통해 점유율 확대에 나서고 있다.
차세대 기판으로 꼽히는 유리 기판이 대표적이다. 유리기판은 기존 플라스틱 기판보다 열에 강하고 휘어짐 현상이 적다. 표면도 압도적으로 매끄러워 더 정밀하고 세밀한 패턴을 그리기에도 적합하다. 플라스틱 기판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는 40% 이상 높이면서 전력 소비량과 패키지 두께 등은 대폭 줄일 수 있다.
삼성전기는 유리기판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일본 스미토모화학과 유리기판의 핵심인 글라스코어를 제조하는 합작법인 설립을 검토하기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스미토모화학의 한국 자회사인 동우화인템의 평택공장에 법인 본사를 두고 초기 생산거점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기가 유리기판 양산에 성공하면 이비덴 등 일본 업체가 경쟁력을 보유한 데이터센터향 고부가 패키지 기판 수요를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며 "일본 업체는 유리기판 사업 추진에 미온적인 상황으로, 게임체인저 역할을 삼성전기가 주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jup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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