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변 쏟고 하얗게 질려 급사…돼지 회장염, 경구 백신이 막는다

베링거인겔하임, APVS 2025서 먹는 백신 소개
항생제 저감 효과…돼지 복지-인간 건강 직결

급성 회장염에 걸려 혈변을 쏟는 돼지들. 현재 회장염을 예방하는 경구용 백신이 존재한다(업체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한송아 기자

"급성 회장염에 걸린 돼지는 극심한 복통으로 몸을 웅크리고 있다가 몇 시간 만에 혈변을 쏟으며 급사합니다. 죽은 돼지의 피부가 하얗게 질릴 정도로 출혈이 심하죠. 회장염 백신은 단순한 생산성의 문제가 아니라 돼지의 복지를 지키는 예방 수단입니다."

베링거인겔하임동물약품(Boehringer Ingelheim Animal Health) 심포지엄을 들은 윤성훈 성신동물병원 원장의 말이다. 윤 원장은 현장에서 회장염으로 고통받는 돼지를 수없이 봐온 수의사다. 그는 "경구용 회장염 백신은 급성 회장염의 고통과 폐사를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건강한 장이 생산성의 기초"…경구용 회장염 백신 주목

베링거인겔하임동물약품은 지난 10일 일본 후쿠오카에서 열린 2025 아시아돼지수의사대회(APVS 2025)에서 '스마트한 예방으로 한발 앞서기(Stay Ahead with Smart Prevention)'를 주제로 단독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번 세션은 항생제 사용을 줄이면서도 생산성과 동물복지를 함께 높이는 예방 중심의 양돈 솔루션을 제시해 아시아 각국의 수의사와 연구자들에게 주목받았다.

브라질 미나스제라이스연방대학교의 로베르토 게데스(Roberto Guedes) 교수는 '건강한 장은 성공적인 양돈의 기초(Healthy Gut: The Foundation of Successful Swine Production)'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게데스 교수는 "Lawsonia(로소니아균)는 거의 모든 농장에 존재하며, 다른 장내 병원체의 감염 문을 여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기존 치료는 항생제 주사나 음수 투약을 통해 증상을 완화한다. 그러나 이는 근본적 치료가 아닌 일시적 증상 억제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베링거인겔하임동물약품이 개발한 경구용 회장염 백신 '엔테리솔 일리아이티스(Enterisol Ileitis)'가 항생제 사용을 줄이고 폐사율을 낮추는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항생제 사용 저감은 돼지의 복지를 높일 뿐 아니라, 항생제 내성 확산을 막아 돼지고기를 섭취하는 인간의 건강에도 직결된다. 예방 중심의 백신 전략이 동물과 인간 모두의 건강을 지키는 '원헬스(One Health)'적 접근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경구용 회장염 백신은 주사 과정이 필요 없어 돼지의 스트레스와 통증을 크게 줄인다. 경구투약기(드렌치)·보조급이기·자동음수투약기·액상사료 등 다양한 농장 환경에 맞춰 투여할 수 있다. 특히 겔 형태로 사료에 섞어 급여하면 기호성이 높아 돼지가 자연스럽게 섭취할 수 있다.

한국베링거인겔하임동물약품 양돈&축우사업부 신희승 부장(왼쪽)과 이세훈 차장이 경구용 회장염 백신 '엔테리솔 일리아이티스'를 소개하는 부스 앞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 뉴스1 한송아 기자

배수정 한국베링거인겔하임동물약품 양돈&축우사업부 부장은 "경구 백신은 항생제 저감뿐 아니라, 돼지와 사람 모두에게 스트레스가 적은 진정한 '스마트 예방'의 실현"이라고 강조했다.

윤성훈 원장 역시 "후보돈에 경구 백신을 적용한 후 급성 회장염으로 인한 폐사가 눈에 띄게 줄었다"며 "생산성 향상과 더불어 돼지의 고통이 줄어 농장 전반의 분위기까지 달라졌다"고 전했다.

이번 학술대회에는 한국을 대표하는 돼지수의사 50여 명이 초청돼 함께 참석했다. 베링거인겔하임동물약품은 한국 전문가들과 최신 연구 동향을 공유하며, 국내 양돈산업의 질적 성장과 항생제 저감 정책 실현에 기여하고 있다.

서승원 한국베링거인겔하임동물약품 사장은 "양돈산업은 축산업의 근간이며 그 건강한 발전을 위해 연구와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며 "베링거인겔하임은 앞으로도 예방 중심의 백신 전략을 통해 산업의 지속가능성과 동물복지를 함께 높이는 솔루션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해피펫]

2025 아시아돼지수의사대회에서 개최된 베링거인겔하임동물약품 심포지엄 참석자들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 뉴스1 한송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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