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시멘트 내수 34년 이래 최악…출하량, 전년比 16.5% 급감
내년은 올해보다 악화 전망…건설경기 침체 여파
정부 차원 수요 진작 정책 등 경영여건 개선 시급
- 박기호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호 기자 = 극심한 건설경기 침체 속에 건설 부문 필수 기초자재를 생산하는 시멘트업계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올해 시멘트 내수(출하)가 34년 이래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고 내년에는 올해보다 악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경기 부양 등 특단의 조치가 없으면 상당 기간 불황의 늪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정부 차원의 수요 진작 정책 등 업계의 경영 여건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주요 시멘트업체를 회원으로 하는 한국시멘트협회는 11일, 2025년 시멘트 내수가 전년 동기 대비 16.5% 급감(721만톤↓)한 3650만톤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3650만톤은 국내 시멘트업계가 34년 전인 지난 1991년 기록한 내수 3711만톤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시멘트업계는 1997년 시멘트 산업 사상 최대 실적인 6175만톤을 기록하고, 이듬해 IMF 외환위기로 4461만톤으로 급락한 바 있다. 2017년에는 5671만톤까지 회복했지만 이후에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협회 관계자는 "내수 급감이 수치상으로도 상당히 충격적"이라고 전했다.
올해 시멘트 내수 급감의 원인으로는 주요 선행지표인 건설 수주가 급격히 감소(18.9%↓)한 데다 동행지표인 건축 착공, 건설기성마저 전년 동기(1~7월) 대비 각각 12.8%, 18.1% 감소한 데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국가 주도의 SOC 사업 예산 또한 최근 몇 년 동안 하락세를 이어오고 있다.
협회는 내년에도 시멘트 수요의 반등 모멘텀이 없는 이상 올해 수준인 3600만톤(1.4%↓)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건설착공 부진의 지속으로 건설 현장 가동이 줄고, 건설업계의 수익성 하락을 주도한 만성적인 자금문제(PF리스크, 대출 연체율 상승 등), 건설 공사비의 폭증으로 시멘트 수요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다만 2026년부터 2030년까지 향후 5년간 주택공급을 확대하겠다는 정부의 적극적인 건설산업 부양 의지에 따른 정책 발표와 건설경기 회복을 위한 정부 SOC 사업예산(27조 5000억 원) 적시집행 기조가 반영돼 그나마 감소폭을 완화시켰다고 협회는 분석했다.
시멘트 수요 부진뿐 아니라 화물자동차 안전운임제 도입에 따른 물류비 상승,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로 강화된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목표치 준수까지 부여받는 등 시멘트업계는 한계 상황에 직면했다.
이에 정부 차원의 시멘트 수요 진작 정책 마련 등 시멘트업계 경영 여건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협회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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